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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비평/칼럼 > 한국사회비평/칼럼
· ISBN : 9791160404784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1-05-03
책 소개
목차
서문 - 시스템주의자와 의인 사이, 시민의 자리・5
1장 진짜 정당은 어디에 있는가
허경영과 1000명의 출마자가 던지는 질문・19
공정하게 불평등한 나라・23
‘사회적 합의’와 ‘나중에’・28
‘1호 공약’에 없는 것・32
금태섭 낙마와 비례대표・36
코로나가 무너뜨린 민주주의의 원칙・41
위성정당이 잡아먹은 것들・45
가짜뉴스의 진짜 원인・50
‘위로부터의 민주주의 실험’이라는 형용모순・55
진짜 벼랑 끝으로 내몰린 사람들・58
2장 정치와 선거는 같은 말이 아니다
15년 만의 진일보, 그 뒤의 아쉬움・65
모든 투표는 계산된다・69
21대 총선의 세 가지 착시・73
20대 국회의 마지막 기회・79
같이 돌파하는 정치・84
선을 넘는 진보정치・88
남성의 얼굴을 한 정치를 뒤집다・92
‘일하는 국회’라는 도그마・96
‘양당의 원만한 합의’・102
3장 ‘해장국 언론’을 넘어서
‘기레기’를 만드는 사람들・109
화성연쇄살인사건과 오래된 질문・114
‘오보 권하는 사회’를 넘어서려면・119
‘다른’ 청년은 어디에나 있다・124
“진짜 미투를 지키겠다”는 말이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130
위선에 대한 분노가 향할 곳・135
4장 꽃조차 놓이지 않은 죽음
‘이야기’가 되지 못한 죽음들・141
그도 하청노동자였다・146
다시, 뻔한 말을 외치는 이유・151
겨울은 반드시 봄을 데리고 온다・155
‘산재공화국’ 노동자를 위한 뉴노멀・161
경찰이 줄어든 도시에서 생긴 일・165
‘미국 공장’ 노동자들은 어쩌다 ‘교체’됐을까・171
항암 투병하며 기어이 싸우는 이유・178
‘노동존중사회’를 말하려면・185
5장‘시대의 기후’를 만드는 사람들
“우리 탓이야, 우리가 만든 세상이야”・193
〈미안해요, 리키〉에서 찾은 너무나 낯선 존엄성・198
왜 저들은 〈기생충〉을 두려워하지 않나・203
재난이 ‘천국의 문’이 되는 순간・209
정의연 사태, 그리고 남은 질문들・213
스승을 잃어가는 시대・218
긴즈버그와 ‘시대의 기후’・221
2016년 ‘촛불혁명’과 칠레 제헌 국민투표・226
버니 샌더스와 만국 공통의 언어・231
냉소하지 않는 사람들은 성취를 이룬다・237
outro - 다른 곳을 바라보는 동료 시민들에게・241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것이 충분치 않다고 생각하기에, 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의 일을 이야기하게 된다. 의인들이 그러하듯, 사람은 지배적인 구조를 거스르며 스스로 옳은 것을 고민하고 행동할 수 있다. 구조를 바꾸겠다는 정치세력을 만들고 지지하는 일도 사람의 몫이다. 시스템이 미처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사람은 전문성과 판단력을 발휘해 일을 해낼 수 있다. 시스템이 바라볼 수 없는 사각지대를 사람은 바라볼 수 있다. 망가진 시스템을 청산하는 일도, 좋은 시스템을 세우는 일도 모두 사람의 일이다. 옳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사회라야 비로소 시스템은 제 기능을 다할 수 있다.
지난 1년 6개월간 이런저런 글을 쓰면서 매번 망설였다. 인간의 선함과 시민의 자발성을 전제한 이야기는 언제나 나이브하다는 비판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안다. 그럼에도 그 전제를 별다른 논증 없이 고집스럽게 밑바탕에 깐 것은 일종의 믿음이다. 시민의 선한 의지 없이 우리 사회가 지속될 수는 없다고 믿기에, 사회의 지속을 바라는 입장에서는 시민이 선한 의지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었다. 그러므로 ‘나이브하다’는 비판에 이렇게 답할 수밖엔 없다. 나는 앞으로 더욱 더 적극적으로 나이브할 것이라고.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분투하고 있는 동료 시민들의 존재가, 내 믿음의 강력한 근거다.
물론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정상적인 정당이라기엔 문제가 많은 ‘사이비 정당’이다. 공약들은 실현 가능성을 찾기 어려우며 정치적 책임성도 찾아보기 어렵다. 1인의 사당이라는 느낌을 도무지 지울 수가 없다.…(중략)…그래서 국가혁명배당금당의 ‘당사자 1000명의 예비후보 출마’라는 성과를 아프게 주목한다. 이 ‘사이비 정당’이 종로3가에서 10여 년간 꾸준히 사람들을 모아오는 동안 ‘진짜 정당’들은 어디서 누구를 모아내고 있었던가. 이 ‘사이비 정당’이 요양보호사, 미화원, 백화점 아르바이트, 페인트공들과 만나길 주저하지 않는 동안 ‘진짜 정당’들은 어디서 누구와 만나고 있었던가. 이 ‘사이비 정당’이 비록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듣기에 구체적인 정책을 피부에 와닿게 제시하는 동안 ‘진짜 정당’들은 어떤 정책을 개발하고 또 알리고 있었던가. 왜 ‘진짜 정당’이 있어야 할 곳에 ‘사이비 정당’만이 있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