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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시대의 한국문학

궁핍한 시대의 한국문학

(세계문학을 향한 열망)

김욱동 (지은이)
연암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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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핍한 시대의 한국문학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궁핍한 시대의 한국문학 (세계문학을 향한 열망)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문학의 이해 > 비평론
· ISBN : 9791160871043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2-12-20

책 소개

일제 강점기에 외국문학을 전공한 조선인 젊은이들이 어떻게 한국 현대문학이 꽃을 피우는 데 비옥한 토양 역할을 했는지 밝히는 데 주력한 책이다. 이 무렵 외국문학을 전공한 젊은이들은 비단 외국문학 연구 그 자체에만 무게를 두지 않았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들은 외국문학 연구를 발판으로 삼아 조선문학을 좀 더 발전시키려고 노력하였다.

목차

책머리에

제1장 세계문학의 지형도
서구문학의 교두보로서의 ‘마루젠’
경성 혼마치의 ‘마루젠’
세계문학전집과 ‘엔본’
한국의 세계문학전집
외국문학과 세계문학
세계문학이란 무엇인가

제2장 최남선·이광수·김억과 세계문학
최남선과 세계문학
바다와 문명
이광수와 세계문학
민족문학에서 세계문학으로
김억과 세계문학

제3장 외국문학연구회와 세계문학
외국문학연구회의 조직과 활동
외국문학연구회와 세계문학
김진섭과 세계문학
정인섭과 세계문학
이하윤과 세계문학

제4장 《삼천리》와 세계문학
한반도에서 세계로
세계문학으로 열린 창
이광수와 세계문학 입문
조선문학의 필요조건
세계문학에 관한 설문 조사
조선문학의 수준과 세계문학

제5장 김기림과 세계문학
민족주의 문학과 민족문학
조선주의와 세계문학
민족문학에서 세계문학으로
세계문학과 『문학개론』
조선문학의 가능성

제6장 한국문학과 세계문학과 번역
번역과 세계문학
김억의 『오뇌의 무도』
이하윤의 『실향의 화원』
최재서 편 『해외서정시집』
변영태와 정인섭의 한국 시 번역
세계문학과 『진달래 숲』

참고문헌

저자소개

김욱동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외국어대학교 영문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석사 학위를, 뉴욕주립대학교에서 영문학 문학박사를 받았다.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이론을 국내 학계와 문단에 소개하는 한편,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한국문학과 문화 현상을 새롭게 해석하여 주목을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듀크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등에서 교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서강대학교 명예교수이다.
펼치기

책속에서

이하윤이나 장기제보다 한두 해 늦기는 하여도 도쿄제국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던 이양하(李敭河)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이하윤과 장기제가 주로 마루젠을 드나들었다면 이양하는 진보초(神保町)와 간다(神田)의 헌책방 거리를 자주 드나들었다. 이곳은 대학 캠퍼스와 가까운 데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 슈에이샤(集英社), 쇼가쿠칸(小學館) 같은 유명 출판사와 대형 서점과 전문서적을 취급하는 작은 서점, 헌책방이 즐비하게 늘어선 곳으로 책을 좋아하는 젊은 학생들에게는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곳이었다. 이양하는 한 수필에서 “나는 궁상스런 그러나 내가 무척 좋아하고 자랑하던 [조지] 기싱을 본받아 짧은 겨울날이면 점심을 먹지 아니하고, 고본 서사(書肆)를 찾아다니며 그 점심 값으로 기싱의 『라이크로프트의 수기』, 『인생의 아침』, 또는 『민중』 같은 책을 사곤 하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한다. 마루젠에서 구입한 책 중 일부는 이런저런 사정으로 진보초와 간다의 헌책방으로 흘러들어 왔다. 그리고 가난한 유학생들은 마치 추수하고 난 밭에서 이삭을 줍듯이 헌책방에서 외국문학 작품을 구입했던 것이다.


한편 서점이 문화 상품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유통 공간이라면 출판사는 그러한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산 공간이다. 생산 없이 유통과 소비가 있을 수 없듯이 외국문학 작품을 수입하거나 번역하여 출간하는 출판사가 없다면 아마 마루젠 같은 서점은 존재이유가 없을 것이다. 세계문학이 학자들이나 지식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려면 출판과 판매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문화 상품도 여느 다른 공산품과 같아서 생산과 유통과 소비 중 어느 하나라도 부실하거나 없으면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 20세기 초엽 일본에서 외국문학 작품이 서점을 통하여 일반 독자들에게 널리 전달되는 데는 세계문학전집의 역할이 무척 컸다. 그동안 여러 나라에서 발행해 온 이러한 문학전집은 세계문학의 이해와 확산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였다. 번역의 질을 떠나 그러한 전집이 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국가가 세계문학에 보여준 관심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문학연구회를 창립하면서 회원들은 중국문학과 일본문학의 전공자가 없이 지나치게 서구문학 중심으로 구성된 것에 불만을 품고 있었다. 정인섭은 “외국문학연구회의 주창은 세계 각국의 문학을 다 망라하려고 했기 때문에 각국 어학의 분야를 생각 아니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때까지 영·불·독·노까지는 전문가를 망라했으되, 중국문학은 정내동에게 교섭하기로 하고, 그동안 문제시하지 않던 일본문학의 분야를 가입시키느냐 하는 데는 동인들 가운데 의견이 서로 엇갈려 있었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무렵 중국문학을 전공하고 있던 조선 사람으로는 양건식(梁建植)을 제외하면 정내동이 거의 유일하다시피 하였다. 이러한 인연으로 외국문학연구회 회원들을 잘 알고 있던 정내동으로서는 자연스럽게 연구회 회원들을 세계문학전집 번역가로 교섭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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