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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외국에세이
· ISBN : 9791161110189
· 쪽수 : 184쪽
· 출판일 : 2018-05-24
책 소개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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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인생의 가장 파란만장했던 시기에 작가 실뱅 테송과 저녁 식사를 했다. 나는 작가들과 함께 시간 보내는 것을 좋아한다. 어느 대학교수가 재즈 뮤지션들은 보통 사람들과 다르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오랫동안 그 말이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사실 나도 예술가나 작가들은 우리와 다르다고, 그들은 규범의 영향을 덜 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도 그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탈선할 수 있지만, 레드카드를 무릅쓰지는 못한다.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문학 수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저자와 책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실뱅의 취향이 매우 다양하고 때로는 양립되기 힘든 성격을 띠고 있어서 나는 내심 놀랐다. 그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가스통 르뷔파Gaston Rebuffat의 산 이야기들, 그리고 추문으로 얼룩진 삶을 살았고 작품 하나를 남겼지만 결국 잊혀버린 세기말의 작가 장 로랭Jean Lorrain에 대해 이야기했다. A6 고속도로를 벗어나 제네바 방향인 A40 고속도로로 접어들 무렵에는 사랑했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니엘은 암벽 등반의 기초에 관해 즉석에서 침착하게 강의를 해주었다. 처음으로 그의 눈에 의혹의 빛이 스쳤다. 그는 크게 염려하지는 않았지만, 갑작스럽게 현실을 깨달은 것 같았다. 그와 실뱅이 성급하게 제쳐버린, 완전 초심자라는 나의 현실 말이다. 하지만 다니엘은 그동안 산에서 어려운 일들을 숱하게 겪었고, 나는 나중에야 알았지만, 그 순간은 앞으로 일어날 일을 어렴풋이 상징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