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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1571768
· 쪽수 : 424쪽
· 출판일 : 2024-04-2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옛날 동네 비디오 가게
2부 돈키호테를 찾아서
3부 Republica Libre
4부 태양의 나라
5부 채널 돈키호테 비디오
에필로그
감사의 글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돈 아저씨. 왜 서울이 세비야예요?”
탁자 유리 밑 대한민국 지도에 아저씨가 써놓은 걸 보고 물었다.
“서울이니까 세비야지. 똑같이 시옷으로 시작하잖니. 그리고 돈키호테가 활동하던 시절의 세비야는 서울처럼 아주 번화한 도시였단다.”
“그럼 부산은 왜 바르셀로나예요?”
“부산이니까 바르셀로나지. 똑같이 비읍으로 시작하잖니. 그리고 둘 다 각 나라의 대표적인 항구도시고.”
“그럼 여기 목포가 말라가인 것도 같은 방식인가요?”
“그렇지. 그리고 목포랑 말라가 모두 훌륭한 예술가들이 많이 배출된 도시란다. 피카소 알지? 피카소가 태어난 곳이 말라가야.”
“음, 알겠어요.”
나는 돈 아저씨의 논리가 백 프로 이해되진 않았지만 더 따지면 아저씨가 불편해할 수도 있을 거 같아 그만뒀다. 그런데 대전은? 대전 옆엔 왜 ‘라만차’라고 적어놓은 걸까? ‘호기심 천국’이라는 별명답게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생각해보면 돈키호테 비디오에서 보낸 시간이 대전에서 지내며 가장 즐거운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치킨집을 하느라 부모님은 정신이 없었고 대학생 언니는 휴학을 하고 미국 이모네로 떠났다. 오빠는 고3이라 학교와 학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으니, 나라는 꼬맹이는 텅 빈 어두운 집에서 혼자 라면을 끓여 먹고 나와 이 공간으로 스며들곤 했다. 소속감이라고는 전혀 없는 외톨이의 유일한 소속처가 여기였다.
당분간 매일 이곳으로 출근하겠다 마음먹었다. 좋은 추억이 있는 공간에서 인생 2막의 대본을 짜보겠다고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