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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방랑기

[큰글자책] 방랑기

최형준 (지은이)
부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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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책] 방랑기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큰글자책] 방랑기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2144473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3-05-19

책 소개

두 번째 수필집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통해 일상의 곳곳에 스며든 경이로운 사랑을 보여 주었던 최형준 작가의 신작이 1년 만에 출간되었다. 낭만을 예찬했던 첫 번째 책과 사랑을 노래했던 두 번째 책을 집필한 후, 이번 책에는 ‘생활과 삶’을 진솔하게 담아낸 책을 선보였다.

목차

Prologue

1. 유랑

고마워요, 친절한 켄트미어군
내가 바라는 여름휴가란
나의 해변일지
내가 차지한 작업실 1
내가 차지한 작업실 2
긴 머리카락에 관해

2. 표류
서문 : Do I love this quiet moment?
센티멘탈 취재 일지
센티멘탈 취재 일지 : Coffee store
센티멘탈 취재 일지 : MiDoPa Coffee House
센티멘탈 취재 일지 : 터방내

3. 귀소
꽃을 찍는 일
덧없는 멜로디, 슬픈 리릭스
낮이 긴 나라에 살고 싶다
나는 두 번 다시 춤을 추지 않아도 좋은 걸까?
한 시절과의 작별을 예감한 어느 오전
감기에 걸린 날

Epilogue

저자소개

최형준 (지은이)    정보 더보기
1997年 8月 8日生 글과 사진을 만들고 가다듬는다. 잊혀가는 아름다움을 유일한 아름다움이라 여긴다. 2020 「우울보다 낭만이기를」 2022 「그러나 우리가 사랑으로」를 출간했다. Instagram @gudwns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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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나는 그와 같은 태도가 나의 삶의 태도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세상이 내게서 컬러를 앗아가려 할 때, 일시적인 제한에 항복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묵묵히 해내는 것이다. 남아있는 흑백의 진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완벽히 숙달하는 기회로 삼는 거다. 그러면 멀지 않은 날에 그 제한이라는 것을 뚫고 앞으로 나아갈 만큼 성장하게 되는 게 아닐지. 그런 식의 성장을 거듭해 나가는 것이야말로 이토록 불완전한 세계를 즐겁게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날이 밝으면 해변으로 뛰쳐나갈 생각만 하며 원인 모를 슬픔을 견뎌 내는 거다. 머지않아 날이 밝을 테다. 맨발로 5분만 운전하면 해변에 도착할 테다. 거기엔 뜨거운 땡볕이, 시원한 바다가, 폭신한 모래사장이, 새로 사귄 친구들이 있다. 그렇다면 하루 새벽쯤은 눈 딱 감고 얼마든지 가라앉아도 좋지 않은가? 그런 생각으로 저 자신을 다독이며.


화해의 담배를 피우고, 해변에 자리를 잡은 뒤로는 정말이지 즐겁기만 했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 내가 상의를 벗자 B는 며칠 사이에 드라마틱하게 변한 내 피부색에 놀랐습니다. 나는 그것이 마치 오랜 시간 바다와 어울린 삶의 징표라도 된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겨우 사흘 늦게 도착한 B에게 그동안 내가 바다에서 가졌던 아름다운 시간을 뽐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것 봐라, 나는 벌써 해변과 어울리는 사람이 되었다,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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