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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어린이 > 동화/명작/고전 > 국내창작동화
· ISBN : 9791162520680
· 쪽수 : 176쪽
· 출판일 : 2022-07-31
책 소개
목차
막내꽃 순희
크리미 미룬다
부메랑
무지개 비단뱀
산불
평행우주
캥거루 소녀
비밀의 문
난동
동물보호구역
추격
길들임
위대한 영
리뷰
책속에서
“흥, 네깟 놈이 가기는 어딜 가? 뛰어 봤자 벼룩이지!”
경찰이 미룬다를 덥석 안았다. 그러고는 미룬다의 턱을 치켜들며 말했다.
“흐흐, 넌 바로 우리가 찾는 크리미다! 너에겐 백인의 피가 흐르고 있어. 소녀보호소에서 너를 멋지게 키워 줄 거다.”
엄마가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제발 내 애를 돌려 주세요. 내가 잘 키울게요.”
경찰은 미룬다를 불끈 안았다.
“나는 호주 정부의 혼혈아정책에 따르고 있어. 아이를 보니 애 아빠가 나처럼 백인이겠네. 흐흐, 그러니 너같이 잘생긴 애는 데려가 쓸 만한 소녀가 되게 교육을 시켜야지. 그런데 애 아빠는 어디로 갔지?”
엄마는 땅을 치며 울부짖었다.
“흐흑, 제발 애를 돌려 주세요. 애만 돌려 주면 뭐라도 하겠어요.”
경찰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졌다. 경찰이 군화발을 휘둘러 여자를 뿌리쳤다. 여자가 쿵, 나가 떨어졌다.
“비단뱀님, 우리 조상님, 제발 저희를 도와주세요!”
그 순간 캥거루들이 사라지고 거대한 원주민이 불 속에 나타났다. 미룬다가 소리쳤다.
“앗! ‘위대한 영’이시다!”
‘위대한 영’이 팔에 부메랑을 치켜든 채 따라오라고 손짓했다. 순희도 미룬다와 그를 따라 불 속을 달렸다. 그러나 길이 끝나는 곳에 이르자 불길이 사방으로 에워싸고 달려들었다. 그는 불을 피해 낭떠러지까지 갔다. 절벽 끝에 선 그는 열 손가락을 활짝 펼쳐들고 날기 시작했다. 반대쪽 절벽을 가리키면서.
미룬다도 순희도 눈을 감았다. 온 힘을 다해 힘껏 몸을 굴렀다. 불길이 온몸을 휘감는다고 느낀 순간 새가 된 듯 붕 떠올랐다. 그리고 시퍼런 허공으로 한없이 곤두박질쳤다. 그곳이 물웅덩이라고 느낀 순간, 부연 오색 무지개가 온몸을 받쳐주었다. 부드럽고 따뜻한 손길이 순희를 휘어감아 올렸다.
어디선가 묵직한 디저리두 음악에 맞추어 순희는 서서히 떠올랐다. 가볍고 부드러운 물살이 한없이 순희를 어루만져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