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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2671023
· 쪽수 : 218쪽
· 출판일 : 2020-05-20
책 소개
목차
여는 말
1부 봄
나의 작은 선생님 | 15
당연한 향기 | 20
물보다 진한 피, 피보다 진한 현玄 | 23
달이 빛나는 밤 춤추는 빗속의 여인 | 26
여명을 바라보는 병아리 | 29
2부 여름
미생의 봄 | 35
마음 인서트 | 38
천천히, 더 천천히 | 42
뿌리 깊은 인연 | 46
치밀함, 그 속의 자연스러움 | 50
별들의 뒤태 | 54
눈을 감고 눈을 뜨게 | 61
이유가 있다 | 68
욕심欲心과 욕심慾心사이 | 73
‘종이는 인간보다 더 잘 참고 견딘다.’- 안네 프랑크 | 78
춤추라, 아무런 흔적이 남지 않는 것처럼 | 80
한번 보고 말 사이, 그러니까 | 82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 84
마지막 인사 | 90
마음이 마음에게 | 93
양날의 붓 | 96
나는 너, 너는 나 | 99
3부 가을
연지硯池에서 피어난 그대 마음 한 송이 | 111
여백의 눈빛 | 115
꽃 지는 봄이 오면 | 119
말의 씨앗, 글의 씨앗 | 122
열 개의 노, 한 척의 배 | 126
방패에는 창이, 창에는 방패가 | 129
사, 이비似, 而非 | 133
꽃은 한 때 꽃이었던 흙이 키워준다 | 136
이 길 위에 | 139
다름의 닮음 | 141
4부 겨울
처연한 아름다움 | 149
가지 같은 시간, 손톱 같은 사람들 | 153
천천히 가자, 천천히 | 156
이미 알고 있잖아 | 158
아빠, 달이 자꾸 따라와요 | 161
당신은 나의 | 163
때문에, 아니 덕분에 | 165
다 너를 위한 나의 생각이야 | 168
달을 위해 빛을 내어 주는 작은 별 | 170
5부 다시 봄
한 줌의 우주 | 177
순간의 흔적 | 185
우리 오래 함께하기 위해서는 | 188
잘못된 측은지심 | 191
안녕히 | 193
끝부터 시작까지 | 195
스스로 그러하도록 | 197
흔, 그리고 결 | 200
닫는말
추천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정화씨, 세상이 소리 나는 곳에만 주목하죠?”
바다 건너 온 메시지 한 통에, 느닷없이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화려한 색채보다 가물한 먹색의 아름다움을 여기저기 알리겠다고 호언장담했으나, 제자리에서 여전히 박제 당하고 있는 것 같은 그의 모습에 미안했다. 충분히 빛날 수 있는데, 내 욕심의 덫에 걸려 색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 것 같았기에.
...
‘모든 삶이 그렇듯, 나 역시 속이 울렁이는 삶 속에서 언제나 헤엄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 속 깊게 퍼져, 메말라가는 먹빛에게 한 모금의 귀한 물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게 되면 나는 또 분명히 이와 같은 고민을 다시 안고 뜬 눈으로 허망한 새벽을 보낼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이건 지나가는 하나의 파도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마음이 마음에게' 중에서-
하지만 이미 나는 다 알고 있었다.
붓과 종이를 쓰다듬은 만큼, 먹과 벼루가 소리를 내는 만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그만큼 정직하게 표현 되었는데 왜 다른 사람에게 탓을 했을까. 잘 되면 남의 덕, 안 되면 나의 탓이라는 큰아버지의 말씀을 어째서 거꾸로 실행했을까. 노력 없이 결과를 얻으려 했었고, 배신하지 않는 땀 대신 세치 혀를 움직여 침을 더 흘리고 다녔다는 것을 다른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 곧바로 붓에게 먹빛 목욕을 시켜주었다. 한동안 미안했다고, 나와 오래도록 함께 해 달라고 나의 마음에서 그의 마음으로 속삭였다. - '이미 알고 있잖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