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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88934974901
· 쪽수 : 20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다시, 시작_김대식
TENDENCY
그대, 패들링을 멈추지 말아요_안수향
나아가는 마음_휘리
장미들_김연덕
<스트릿 우먼 파이터> 댄서 선생님들께 보내는 감사의 편지_오지은
SURROUNDINGS
트랜스휴먼이라는 거울 속 우리의 미래_최석현
‘자연스러운’ 변화의 시작_김산하
과거를 돌파해야 만날 수 있는 미래_박정현
끝을 모르는 욕망과 저당 잡힌 시작 : 부동산과 청년 주거_마민지
INSPIRING
아무것도 지나가지 않는다_조효원
잘됐네_김승일
다중 우주, 아니 다중 언어를 상상하라_백승주
[스트레인저 싱스] 기묘한 나와 더 기묘한 사회의 심리학 2 - 어린이와 어른의 경계_박한선
MECHANISM
메타버스, 새로운 현실의 시작_김대식
미루기의 심리학_김경일
왜 우리는 과거를 반복하는가 : 체르노빌의 교훈_우동현
건강에 대한 새로운 상상 : 혼자의 건강에서 여럿의 건강으로_홍종원
오랜 새로움 : 노포는 늙지 않는다_서진영 X 편집부
INNER SIDE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면_허휘수
상태가 형태_김혜연
자연은 말이 없다_이정화
에필로그
컨트리뷰터
별지 <요즘것들의 의식주호好락樂>_Trend Sticker Pack
저자소개
책속에서
다대포에서 큰 파도 하나를 넘지 못해서 분했던 적이 있다. 다섯 시간 동안의 시도에도, 번번이 파도에 내동댕이쳐지면서 흐물거리는 손으로 서프보드를 다시 잡던 그때 나는 참 낱낱이 초라하고 무력했다. 눈 딱 감고 저기만 넘어가면 된다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오기만큼 자란 두려움과 뭍으로 향하려는 몸의 관성은 자꾸 뒷걸음질을 치게 했다. 스스로 밀려나기를 택했으면서 나아가고자 하는 나를 참 딱하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넘으려는 대신 변변찮은 파도만 타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제자리가 저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딱 한 번만, 한 번만 넘어가자. _ 사진작가 안수향 “그대, 패들링을 멈추지 말아요” 중에서
서촌에 이사 오고 몇 년간 좋아하던 장미 덤불길이 있다. 경복궁 영추문과 마주보고 선, 청와대로 향하기 직전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야 하던 길. 늦은 밤에 걸어도 이른 새벽같이 느껴지던 깨끗하고 좁고 조용한 길. 초입에는 흰 벽과 담장이 늘어서 있었고 5월 중순부터 이 길을 걷게 되면 누구든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는데, 담장 안쪽으로 이어지던 6~7미터 길이의 장미 덤불 때문이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조금은 뜬금없던 덤불길. 분홍, 주황, 빨강, 노랑, 하양, 각기 다른 색으로 끓어오르듯 피던 장미는 다른 곳의 장미들에 비해 크기가 컸고 향도 강해 무더기로 모여 있으면 거대한 조명이나 동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_ 시인 김연덕 “장미들” 중에서
저는 그게 보고 싶었는지도 몰라요. 오랜 시간 하나를 갈고 닦은 여성들이 솔직하게 자신의 색을 드러내고 자신의 매력을 보여주고 부딪히고 마지막에 서로에게 박수치는 모습. 그래서 그렇게 많이 울었나 봅니다. 하지만 선생님들도 많이 울던걸요. ‘누가 뭐래도 나는 내 길을 간다’ 하는 눈매와 입매로 강인하게 춤을 추고, 쓰라린 평가에도 의연하게 고개를 끄덕이다가 “정말 멋있었습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허물어진 표정으로 펑펑 우는 모습을 보며 저도 같이 울었습니다. 누군가가 날 알아준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_ 뮤지션 오지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 댄서 선생님들께 보내는 감사의 편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