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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정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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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원점 1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한국 로맨스소설
· ISBN : 9791163026303
· 쪽수 : 400쪽
· 출판일 : 2023-02-21

책 소개

주현정 장편소설. '외로운 사람들은 때때로 잘못된 선택을 한다. 고작 한 줌짜리 애정에 휩쓸려.' 모범생 하진에게는 문제아인 옆 반 한석과의 묘한 일탈의 순간이 있다. "너도 나랑 이러는 거 좋아하잖아. 안 그래?"

목차

1
2
3
4
5
6

저자소개

주현정 (지은이)    정보 더보기
작품《엑스터시》1,2 심장을 파고드는 로맨스 소설, 한 번 읽고 버려두지 않는,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 같이 꺼내 볼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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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오후 6시를 넘겼지만 아직 밖은 훤했다.
묘하게 어수선한 고3 교실 안에 하진이 있었다. 밥을 먹고 나면 노곤해지는 느낌이 싫었던 하진은 오늘도 저녁 식사를 건너뛰었다. 야자는 선택이기는 했지만 정말 공부를 놓은 애들이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으면 다들 하는 분위기였다. 하진은 괜히 튀고 싶지 않아서 9시까지 꼬박꼬박 학교에 있다 집에 갔다.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오늘 목표로 한 분량을 끝내기 위해 무섭게 집중하고 있는데. 하하, 웃음소리 너머 교실 뒤쪽에서 커다란 목소리가 들렸다.
“아, 씨발 좀 닥쳐 봐.”
문득 찬물을 끼얹은 듯 교실이 조용해졌다. 경박한 욕설에 절로 미간이 찌푸려졌다. 제게 시선이 집중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진은 굳이 옆을 돌아보지는 않았다. 그저 책만 들여다보고 있는 하진의 시야에 남색 교복 바지와 조금 닳은 실내화 앞코가 보였다. 이내 꽤 경쾌한 어조의 낮은 목소리가 들린다.
“나와.”
“…….”
앞뒤 잘라먹고 하는 말에 하진은 옅게 한숨을 쉬었다. 오늘은 어쩐지 버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냥 메시지로 조용히 연락해도 되는데 왜 이렇게 요란한 걸까? 제게 시선 한 줌도 주지 않는 희끄무레한 얼굴을 바라보던 남자의 입가가 비틀렸다. 사실 그는 인내심이 없는 편이었다.
“귓구멍 막혔어?”
퍽, 책상 다리를 차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샤프심이 뚝 부러졌다. 물론 그에겐 장난일 테고, 나름대로 힘 조절을 해서 살살 쳤다지만 충분히 위협적인 몸짓이다.
하진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눈앞의 남자를 올려보았다. 워낙 큰 탓에 고개를 빠듯하게 들어야 눈이 마주친다. 비뚤게 웃고 있는 반질반질한 낯짝을 보자니 확 짜증이 났다.
하진은 대놓고 한숨을 푹 내쉬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제야 만족한 듯 그가 돌아섰다. 호기심과 걱정이 얄팍하게 섞인 여자애들의 눈빛 너머 드문드문 이쪽을 흥미롭게 바라보는 남자애들의 시선이 꽂혔다. 교실 뒷문으로 걸어가다 갑자기 휙 고개를 돌린 남자가 또 욕을 했다.
“씹, 뭘 봐.”
시선이 꽂힌 남자애 하나가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그럴 리는 없지만, 만약 여기서 그가 하진에게 뜬금없이 쌍욕을 퍼붓거나 더 무례한 일을 벌여도 그들은 입을 다물 것이다. 하진을 싫어해서가 아니라, 뒷일이 두려우니까.
이 학교에서 정한석의 존재는 그랬다. 양아치, 깡패, 문제아…… 그를 표현하는 단어들은 뭐 하나 좋은 게 없었다.

교실을 빠져나와 계단을 오르는 발걸음이 급해 보였다. 하진은 한 발짝 뒤에서 그를 따랐다. 성큼성큼 걷는 한석의 걸음이 멈춘 곳은 3층 불 꺼진 작은 휴게실 앞에서였다. 체육관 옆, 강당 뒤편 등 한석과 만나는 후미진 공간들은 매번 바뀌었는데 여긴 두 번째 와 본다.
작년 겨울 공사를 끝낸 새 휴게실은 학생들이 끊임없이 드나들지만, 이제는 쓰지 않는 공간이 된 이 작은 휴게실은 잠긴 채 방치되어 있다. 여름 방학 때 리모델링해서 특별 교실로 활용한다는 말이 있긴 한데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저건 또 언제 알아 둔 거지.’
비밀번호로 잠긴 문을 자연스럽게 열고 들어가는 한석의 머릿속을 알 수가 없다.
불을 켜지 않은 안은 충분히 어둑했다. 구석진 자리의 동그란 테이블에 먼저 자리를 잡고 앉은 한석의 얼굴에 그제야 미미한 웃음기가 돌았다. 굳이 더 어두컴컴한 데를 고집하는 게 의도가 너무 뻔했다.
“책은?”
“아아.”
손에 뭐 하나 들려 있지 않은 것을 확인했으면서도 일부러 묻자 한석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 작은 몸짓 하나에도 어쩔 수 없는 불량함이 묻어 있었다. 하진은 또다시 나오는 한숨을 숨기지 않으며 맞은편 의자를 빼고 앉았다.
“공부하자면서 책을 안 갖고 오면 어쩌자는 거야.”
“응, 갖고 오면 되지.”
뻔뻔하게 답한 한석의 얼굴에 미소가 짙어졌다. 하진은 말없이 눈앞의 남자를 바라보았다. 분명 저와 같은 교복을 입었는데도 학생 같지가 않은 건 왜일까? 단정치 못한 행색 때문일까 특유의 형형한 분위기 때문일까.
하진은 가끔 그가 인문계에 진학한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사실 한석을 예외로 놓고서라도, 제가 다니는 학교는 주변 다른 학교에 비하면 좀 ‘이런’ 애들이 많긴 했다. 특목고에 진학하지 않고 인문계로 빠진 것을 아빠는 두고두고 뭐라 했는데, 돌이켜 보면 아주 틀린 말도 아니었다.
넥타이는 어디에 버렸는지 보이지도 않고, 걷어붙인 소매 사이 핏줄이 툭툭 불거진 팔뚝은 자잘한 생채기가 많다. 큰 키와 다부진 체격. 얼굴만큼은 누가 봐도 인정할 만큼 시원하니 잘생겼지만 전체적으로 묘하게 껄렁거림이 묻어난다.
들쭉날쭉한 그 모든 것들이 제멋대로 합쳐지면 정한석이 된다.
아마 한석이 넥타이를 차고 춘추복 와이셔츠 단추를 목 끝까지 잠그고 있어도 단정하다는 인상은 주지 못할 것이다. 날티 나는 외모를 떠나서, 고작 열아홉 주제에 닳고 닳은 느낌이 드는 그는 애초에 동급생들 사이에서 이질적이었다.
저를 바라보는 하진을 한석 역시 흥미롭다는 듯 조목조목 뜯어보는데.
“책 안 가지고 오면 안 해.”
하진의 말에 한석이 눈을 살짝 찡그렸다. 깐깐하긴, 덧붙이며 혀를 찼다.
“30분 남았는데 뭔 공부야.”
“그럼 가 볼게.”
“씹…… 기다려.”
기어이 욕지거리를 뱉은 한석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쓸어 넘기며 휴게실을 나가는 뒷모습이 커다랬다. 정한석과 공부라니. 말도 안 된다는 것을 저도 알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럴 리는 없지만 아주 만일 지나가던 선생님께라도 들켰을 때 뭔가 핑곗거리가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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