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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2339
· 쪽수 : 352쪽
목차
1장 신월(New moon)
2장 언월(Half moon)
3장 만월(Full moon)
4장 월식(Lunar eclipse)
5장 월훈(Moon halo)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그곳에서 추락했다고 가정할 때 지하 1층 비오톱까지 높이는 대략 30미터쯤 될 것이다. 30미터 높이에서 만일 스스로 투신했다면 어디로 떨어졌을까? 아마 비오톱이 시작되는 지점쯤일 것이다. 하지만 시신이 놓여 있던 지점은 비오톱 핑크뮬리 수풀 속이었다. 거리가 너무 멀었다. 어림짐작해도 건물 외벽으로부터 7미터가 훨씬 넘는 지점이었다. 시신이 절로 굴러갈 만큼 경사진 곳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투신자살을 시도하는 사람이 일부러 새가 날듯 몸을 힘껏 도약해서 뛰어내렸다는 얘기가 된다.
그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추락사한 시신의 위치에 대한 분석은 천 팀장도 형사 시절 여러 차례 살펴본 경험이 있었다. 대부분의 투신자살에 대한 보고서들은 외력에 의해 던져지지 않는 이상 투신한 시신은 건물 외벽으로부터 멀어봐야 3~4미터 정도 떨어진 지면에 떨어지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샛별의 사체는 왜 그곳에 놓여 있었을까.
11월의 차가운 새벽 이슬 속에서 생각에 잠긴 천 팀장은 동쪽 하늘에 샛별이 떨어질 때까지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그렇게 모든 사람들이 샛별이의 영결식을 완벽하게 만들어 주었다.
마지막 추모객의 헌화가 끝나고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리무진 옆으로 줄을 서기 시작했다. 기사와 영정사진을 든 준서가 리무진에 올랐다.
잠시 연주를 멈췄던 연주자들이 마지막 배웅을 위해 다시 연주를 시작하려는 순간, 여러 종류의 휴대전화 문자 수신 알림이 적막을 깼다.
진동으로 전환해놓는 것을 깜빡 잊은 사람들이 서둘러 휴대전화를 꺼내자 알림소리는 마치 돌림노래처럼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겨울옷과 가방 속에서 들려오는 진동음도 요란했다.
박 형사를 제외한 영결식장의 거의 모든 조문객이 휴대전화를 꺼냈다.
이어 가장 먼저 문자메시지를 확인한 몇몇 소녀들이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았고, 어른들 사이에서도 탄식이 터졌다. 모두들 웅성대기 시작했다.
문자메시지의 발신인은 유샛별이었으며 메시지 창에는 여덟 글자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었다.
‘나는 죽지 않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