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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3466
· 쪽수 : 360쪽
· 출판일 : 2022-08-20
책 소개
목차
16 / 344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놈은 뭘 확인하려고 했을까?
만약, 두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희령이 목적이라면? 선우현은 마음이 급해졌다. 어쩌면 두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일 수도 있었다. 그는 10년 전 희령의 부모님을 살해한 단지(斷指) 살인마가 떠올랐다. 10년 만에 냉각기를 깨고 놈이 희령을 노리는 걸까? 하지만 아직 놈이 나타났다는 어떤 전조도 없었다. 놈의 범행 특징은 피해자를 살해하기 전에 손가락을 잘라 고문한다는 것이었다. 아직 놈의 방식으로 살해된 피해자는 없었다. 섣부른 의심이었다.
쓰레기를 뒤진 목적이 희령에 대한 정보 수집으로 좁혀지자 선우현은 그녀와 관련된 것들을 우선 추려냈다.
(…)
선우현은 챔버를 열어 어지럽게 지문이 현출된 검은색 비닐봉지와 전단지, 마트 스티커, 명함을 꺼내 차례로 사진을 찍었다. AS 기사의 명함에 인쇄된 사진을 보다가 그는 안면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하얗게 현출된 지문의 융선 밑으로 보이는 얼굴은 분명히 아는 얼굴이었다. ‘AS 기사 차정후.’
선우현은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잊어버릴 수 없는 위험한 놈이었다.
“강 반장, 3주 전에 요골동맥이 잘려서 살해당한 피해자 기억나지?”
“다들 기억하죠. 수법이나 현장이 특이해서 말들이 많았잖아요.”
“반장님, 영등포서 사건 말씀하는 거죠?”
한 형사가 아는 척 끼어들었다.
“설마, 그 사건이에요?”
두만이 다시 물었고, 오 팀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조건반사처럼 두만의 입에서 신음이 튀어나왔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앞뒤가 맞지 않는 현장이라 신경이 쓰이던 사건이었다. 냉장고까지 뒤질 정도로 물색 흔적이 과도하게 남은 현장에서 휴대폰이나 지갑 속의 현금이 그대로 있다는 게 이해할 수 없었다. 또, 피해자를 공격한 부위가 애매했다. 살인이 목적이라면 3~4초면 사망하는 심장을 찌르거나 목의 동맥을 잘라야 했다. 그런데 놈은 손목의 요골동맥을 잘라 피해자가 천천히 죽어가도록 만들었다. 마치 그 순간을 지켜보며 즐기기라도 했던 것처럼.
두만은 놈의 살인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