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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3164418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2-12-25
책 소개
목차
최이도 「연쇄살인봇」
조혜린 「헤어져드립니다」
송한별 「가닥가닥 사각사각」
오승진 「리뷰는 리뷰일 뿐: 좀비닭발」
유 연 「너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김신정 「커맨드」
저자소개
책속에서
그가 내민 사연은 황당무계했다. 자신과 만나면서 몰래 전 여자친구와의 만남을 지속하는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고하고 싶은데 복수할 방법을 알아봐달라는 내용이었다. 사연 아래에는 허 실장이 고안해낸 가상의 시나리오가 적혀 있었다.
글을 읽은 정 프로는 쿡, 실소를 터뜨렸다.
“그러니까 제가 이 여성분을 오랫동안 찾아왔던 것처럼 연기하면 된다고요?”
“네.”
“홍대 카페에 이 커플이 앉아 있을 건데. 제가 갑자기 난입해서 10년 전 첫사랑을 만난 것처럼 연기하라는 거죠?”
“그렇습니다.”
정 프로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푸핫, 소리 내어 웃었다. 누가 봐도 몰래카메라를 의심할 법한 이야기였다.
“아, 그리고 웬만하면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끌 정도로 동작이나 말을 크게 해주세요. 노이즈가 발생하면 발생할수록 좋을 것 같거든요.”
허 실장은 양복 주머니 안에서 현금으로 십오만 원을 꺼내며 의뢰인의 사연과 접수된 신청서를 건넸다.
“하신다면 선금부터 드릴게요.”
얼굴에서 웃음기가 걷힌 건 그때였다.
- 「헤어져드립니다」 중에서
“저에 대해 꽤 아시네요! 하긴, 제 구독자셨죠. 한국에서 구독자를 만난 건 처음이라서 더 떨리네요.”
“사실 구독자가 오십 명일 때부터 봤어요. 알고리즘 덕분에요. 저희 아버지가 흐로닝언 미네르바 아트 아카데미에서 유학을 하셨거든요. 기억나진 않지만, 저도 여덟 살 때까지 흐로닝언에서 살았고요. 그래서인지 성렬 씨의 영상은 이상하게 더 끌리고 사랑스럽더라고요. 원래도 해외에 사는 사람들의 브이로그를 좋아했지만, 성렬 씨가 그 도시를 보는 시선이 저와 닮아 있다고 생각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하연은 자신의 마음을 말했다. 단어 하나만 바꾸면 거의 고백과도 마찬가지였다.
그녀가 성렬의 브이로그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알고리즘의 영향이었다. 그러나 ‘우연’치고 성렬은 하연에게 운명처럼 다가왔다.
- 「너만을 위한 플레이리스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