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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70611837
· 쪽수 : 252쪽
· 출판일 : 2024-09-12
책 소개
목차
조찬희 | 무지개 너머, 덴마크
온하나 | 한여름의 체육 시간
송한별 | 별비가 내리는 날
조웅연 | 오늘의 경수
김민솔 | 꺼지지 않는 빛을 따라
리뷰
책속에서
“언젠가 보청기를 하면 내 인생은 다른 국면에 접어들 거야.”
음악이 나오지 않는 헤드폰에 관해 고백하던 날, 나는 집 앞 공원에서 윤수에게 말했다. 윤수는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듣고 나서 말했다.
“눈이 나쁘면 안경을 쓰는 거랑 뭐가 달라. 그때도 넌 너대로 살면 돼.”
윤수는 나를 위로했지만, 그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다. 보청기를 한 내 모습이 얼마만큼 아빠와 닮아 보일지. 내가 무서운 건 그거라고 차마 말하지 못했다.
“네가 보청기 하게 되면 내가 알바 두 달 뛰어서 거기에 다이아몬드 박아 줄게. 어때?”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더 이상 학교에서 헤드폰을 쓰지 않았다.
_「무지개 너머, 덴마크」 중에서
“나도 좋아하는 사람 있어.”
그 말은 아주 자연스러운 척, 여름에게서 튀어나왔다. 생각하고 한 말은 아니었다. 여름이 하려던 건 사실 그런 게 아니었다. 아침부터 마지막 수업이 끝날 때까지 오늘 한 번도 입을 연 적 없는 여름은 그저 말이 하고 싶었다. 잠깐만 붙잡고 싶었다. 튀어나온 그 한마디로 아이들의 관심은 여름에게 집중됐고, 누구냐, 몇 살이냐, 우리 반이냐, 우리 학교냐 등의 질문 폭격이 이어졌다. 대화는 집에 가면서도 끊임없이 이어졌고 오늘은 고등학교에 와서 여름이 가장 오래 대화한 날이 되었다. 그 대신 여름은 있지도 않은 오랜 짝사랑 상대를 만들어 내야만 했다.
_「한여름의 체육 시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