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3384694
· 쪽수 : 312쪽
· 출판일 : 2024-10-24
책 소개
목차
머리말 | 스포츠 영화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자
제1부 한국 스포츠 영화의 발전과 변화
1장 : 스포츠 영화의 탄생과 인기 종목의 부침
1. 권투, 야구, 축구 영화의 등장: 1959~60년대
2. 고교야구 열풍과 야구영화 붐: 1970년대
3. 야구영화와 권투 영화의 엇갈린 명암: 1980~90년대
2장 : 2000년대 스포츠 영화의 부활과 특징
1. 영화 시장의 팽창과 스포츠 영화의 발전
2. 스포츠 열기의 확산과 스포츠 영웅의 탄생
제2부 스포츠 영화의 시대적 표상과 이데올로기
1장 : 스포츠와 정치: 제국주의와 분단국가의 폭력
1. 일제강점기의 항일 운동과 스포츠 민족주의- <YMCA 야구단>, <자전차왕 엄복동>
2. 남북단일팀 구성의 정치적 의도와 한계- <코리아>, <국가대표2>
2장 : 스포츠와 젠더: 대상에서 주체로 선 여성들
1. 남성 중심 가부장제와 희생하는 여성: 1959~1980년대 권투 영화
2. 여성 운동선수와 10대 소녀 영웅의 등장-<킹콩을 들다>, <야구 소녀>
3. 방황하는 ‘온달’과 구원자 ‘평강공주’들-<전설의 주먹>
3장 : 스포츠와 돈: 프로스포츠의 발전과 세속적 욕망
1. 프로선수의 가치와 돈의 역설-<이장호의 외인구단>, <슈퍼스타 감사용>
2. ‘헝그리 복서’의 가난한 꿈과 처절한 승부-<주먹이 운다>, <챔피언>
4장 : 스포츠와 교육: 학생 선수와 감독/교사의 역할
1. 낙도 어린이와 부부 교사의 꿈 그리고 새마을운동-<섬개구리 만세>
2. 학생 스포츠 영화에 나타난 지도자의 두 얼굴-<맨발의 꿈>, <낫아웃>
5장 : 스포츠와 윤리: 폭력의 일상성과 윤리 교육의 필요성
1. 초·중등 학생 운동선수의 눈물과 상처-<킹콩을 들다>, <4등>
2. 여성/인종차별의 이분법적 사고와 극복-<그들만의 리그>, <42>
3. 페어플레이와 스포츠맨십, 스포츠 상업주의
제3부 흥행작에 나타난 스포츠 영화의 리더십과 사회적 맥락
1장 : 1980년대 군사 문화와 낭만적 사랑의 판타지-<이장호의 외인구단>
1. 승리 지상주의와 ‘강한 힘’의 부조리한 접합
2. 반항하는 영웅의 ‘사랑 승부’와 카타르시스
2장 : 스포츠 지도자의 리더십 유형과 시대별 변화-<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1. 실패한 감독과 성공한 리더의 차이
2. 21세기의 시대정신과 바람직한 지도자상
3장 : 아웃사이더 출신 지도자의 헌신과 소통-<국가대표>, <국가대표2>
1. ‘못난 놈’이 ‘못난 놈’을 품어주는 포용의 리더십
2. 자격 미달 천덕꾸러기 감독의 공감 리더십
제4부 실화의 감동과 ‘진정한 영웅’의 탄생
1장 : 장애인 소재 스포츠영화의 스토리텔링-<말아톤>, <글러브>
1. 장애 에피소드의 반복과 관객의 감정이입
2. 통과제의 구조와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기
2장 : 경쟁의 초월과 존중의 미학-<퍼펙트 게임>, <걷기왕>
1. 최동원-선동열의 전설적인 명승부와 사회적 의미
2. 나는 왜 이렇게 빨리 달렸던 걸까?
저자소개
책속에서
머리말
스포츠 영화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자
스포츠는 현대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중문화이다. 올림픽, 월드컵, 프로야구, 축구 한일전과 같은 대형 이벤트가 열리면 온 나라가 스포츠 열기에 휩싸인다. 유명 스포츠 스타가 셀리브리티 대접을 받는 것도 자연스럽다. 영화는 또 어떤가? 총인구가 5,000만 명을 조금 넘는 나라에서 1년에 천만 영화가 3~4편씩 나온다. 대중은 봉준호, 박찬욱과 같은 영화감독들이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면 함께 기뻐하고, 그들의 영화를 감상하면서 자부심을 느낀다. 이처럼 스포츠와 영화는 대중과 함께 호흡하고, 그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주는 현대 대중문화의 핵심 분야이다.
그러한 점에서 스포츠 영화가 대중문화 안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역할은 특별하다. 스포츠 영화는 스포츠와 영화가 결합한 대중문화로서 주로 스포츠와 관련한 인물들의 행적을 그린다. 서사 측면에서 경기 장면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특징이다. 스포츠 영화는 영화계 안에서는 비주류 장르이지만 제작 당시의 사회 현상과 이데올로기, 대중들의 무의식과 가치관을 다른 어떤 영화 장르보다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반영한다. 스포츠와 영화가 정치, 경제, 젠더, 교육과 같은 여러 사회 현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 영화는 한국 사회를 읽어내는 중요한 창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스포츠와 영화는 대중들의 정서와 시대 의식을 구체적으로 재현한다. 어떤 시기에 특정 스포츠 종목이 인기를 끌거나 특정 영화가 흥행하는 현상은 우연이 아니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권투의 인기가 하락하면서 권투 영화의 제작이 시들해진 반면 야구영화는 꾸준히 제작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2000년대에 비인기 종목 혹은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급증한 것도 스포츠 영화가 한국 사회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 1980년대에 <이장호의 외인구단>이 군사독재정권의 폭정에 신음하던 대중들의 꿈과 정치적 무의식을 정확하게 담아내 흥행에 성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다면 스포츠 영화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특징과 변화를 살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스포츠 영화는 스포츠와 영화를 아우르면서 한국 사회의 시대적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대중문화이기 때문이다.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는 스포츠 영화의 이러한 특징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책이다. 즉 스포츠 영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사회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 양상을 탐색하고, 이를 통해 향후 제작되는 스포츠 영화에 방향을 제시한다. 따라서 이 책은 스포츠 영화의 감상과 텍스트 분석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때 각각의 작품이 한국 사회의 어떠한 측면을 반영하고 재현하는지를 세심하게 살펴본다.
1부에서는 한국 스포츠 영화의 시대별 변화 양상을 정리한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영화인 권투 영화 <꿈은 사라지고>(1959)부터 2020년대 작품 <낫아웃>(2021)에 이르기까지 60년이 넘는 한국 스포츠 영화의 주요 작품과 발전 과정을 시대별로 살펴본다. 2부에서는 스포츠 영화의 내용을 정치, 젠더, 돈, 교육, 윤리라는 다섯 개의 키워드로 구분하고, 각 주제와 관련한 작품 분석을 통해 한국 사회의 특징을 정리한다. 이때 일제강점기부터 1970~80년대 군사독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영화의 인물, 주제, 사건이 한국 사회를 재현하고 반영하는 시대별 양상을 파악할 수 있다. 스포츠 윤리와 관련하여 긍정적, 부정적 사례들을 살펴본 점도 의미가 있다.
이어서 3부에서는 흥행에 성공한 세 편의 영화를 통해 스포츠 영화의 핵심적인 특징인 리더십 유형과 그 사회적인 맥락을 조명한다. 이러한 관점은 특정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그 작품이 대중들의 정서 및 이데올로기와 일치하기 때문이라는 점과 연결된다. 분석 대상 영화로는 <이장호의 외인구단>(198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국가대표>(2009)를 선정한다. 4부의 키워드는 영웅이다. 2000년대에 실화를 각색한 스포츠 영화가 증가하고, 이러한 작품들이 고대 영웅 신화의 인물과 주제를 현대적으로 변주한 양상을 탐색한다. <말아톤>과 <글러브>의 분석을 통해서 스포츠 영화의 주제가 승리보다 인물의 내면 성장과 정신적 재탄생에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경쟁의 초월과 존중이라는 청년 세대의 새로운 가치관도 함께 파악할 수 있다.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는 스포츠 영화의 인물들이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 모습을 조명한다. 이 책이 다룬 스포츠 영화 속 인물들의 행적은 우리에게 고난 극복과 희망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미천한 혈통의 주인공이 경기에서 패했는데도 불구하고 영웅으로 추앙받는 서사와 메시지도 주목할 만하다.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는 스포츠 영화의 주제는 승리 지상주의와 성공 신화에 매몰된 한국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즉 이 책은 스포츠 영화에 나타난 특징을 한국 사회의 여러 현상과 연결해 관객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전해준다.
스포츠 혹은 영화를 정치, 사회,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설명한 국내 저서는 많지 않다. 『스포츠 영화로 보는 한국 사회』는 우리나라 스포츠 영화의 발전 과정을 정리하고, 스포츠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특징과 시대별 변화 양상을 살펴보고, 나아가 스포츠 영화의 인물과 메시지를 분석해 바람직한 가치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대중들에게 친숙한 스포츠와 영화, 두 분야를 접목한 스포츠 영화를 다루는 점은 독자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집필한 스포츠 영화 관련 평론과 학술논문에 토대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이 딱딱한 평론과 학술논문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은 아니다. 학술논문에서 주로 신화학자 조셉 캠벨의 영웅 신화 이론으로 작품을 분석했다면, 이 책에서는 스포츠 영화의 인물, 주제, 사건이 한국 사회와 맺는 관련성에 주목한다. 즉 대중문화의 하나인 스포츠 영화를 통해 한국 사회의 특징과 시대상을 조명하는 것이다. 20년 이상 스포츠기자, 영화평론가, 스포츠 영화 연구자로 활동한 경력은 저자가 이 책을 저술한 기반이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품 관련 정보는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 영화 데이터베이스(KMDB)를 토대로 삼았다. 특히 1980년대 이전 영화의 제목, 개봉 연도, 스토리 등은 KMDB의 자료를 참조했음을 밝힌다. 또 학술논문, 신문 기사, 평론 등을 다양하게 활용해 최대한 쉽게 정리하고자 했다. 나름대로 정확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으나 혹시 미진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많은 조언을 부탁드린다.
2024년 10월
임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