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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청소년 > 청소년 문학 > 청소년 소설
· ISBN : 9791163501145
· 쪽수 : 196쪽
목차
돌불 7
이상한 6월 1일 17
방화범 아빠 23
갈밭을 찢는 총소리 31
쓰러진 해오라기 38
장화 신은 사람들 44
독립선언문 따져 보기 50
순이를 보내고 55
입원한 순이 아버지 61
답답한 9월 72
굴뚝 높은 집 76
기자 아저씨 86
민의원 재선거 94
아빠를 구할 증거물 102
석유통 발견 108
위험한 심부름 119
쫓아오는 괴한들 130
소문에 묶인 학교 141
순이 아버지의 죽음 150
물러설 수 없는 이유 162
비밀 속으로 169
우리는 자주민 178
알락도요 순이 185
저자소개
책속에서
“어, 어! 불, 불이야!”
들녘에는 거센 불길이 마구 날뛰고 있었다. 우리가 소작으로 부치던 보리밭이었다. 확실했다.
“난데없이 뭔 소리야?”
“장흥 들판이야. 우리가 부치던 밭 맞지?”
“맞네. 어! 저쪽 솔안에도.”
그러고 보니 또 다른 곳에서도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아니, 몇 군데나 난 거야?”
밤하늘이 검붉게 타기 시작했다.
“아, 무서워라. 전쟁 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엄마는 포격으로 온 마을이 불타던, 10년도 채 지나지 않은 6.25를 생각하며 몸서리쳤다.
내 머릿속으로 지난 선거 때 우리 가족이 당한 일들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괴한들을 피해 보리밭에 숨어 있던 아빠에게 몰래몰래 밥을 나르고, 도둑질하듯 아빠가 준 쪽지를 순이 아버지와 종만이 아저씨에게 전하는 일도 내 몫이었다. 우리 골목에는 늘 괴한들이 어슬렁거렸다. 잠을 제대로 잘 수도 없었다. 밤중에도 불쑥불쑥 방문을 열고는 아빠를 찾았다. 불안, 불안한 나날이었다. 그들 뒤에는 언제나 경찰들이 어슬렁거렸다.
“쯧쯧쯧, 이를 어떡한다.”
“불을 지른 게 맞아?”
“글쎄요, 소작 빼앗긴 데 앙심을 품고 불을 질렀다는 소문이….”
“설마….”
“알 수 없지요.”
“지서에서 증거를 갖고 있겠지. 그러니까 저렇게….”
“그렇다면 빨리 나올 수 없겠네.”
마을 사람들은 아빠와 순이 아버지가 불을 질렀다고 아예 믿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