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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컨퓨전

초콜릿 컨퓨전

(소설)

세이소 나츠메 (지은이), 윤재 (옮긴이)
  |  
㈜소미미디어
2019-02-14
  |  
13,800원

일반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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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컨퓨전

책 정보

· 제목 : 초콜릿 컨퓨전 (소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3892311
· 쪽수 : 320쪽

책 소개

밸런타인데이에마저 야근을 하는, 업무에 지친 직장인 치사. 설상가상 좋아하는 구두의 굽까지 부러진 치사를 구해 준 것은 누구나 꿈꾸는 왕자님이 아닌 흉악한 눈빛으로 사내에서 청부 살인업자라는 소문이 도는 공포의 대상 타츠오였다.

목차

1장 35년 만의 미소
2장 사랑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3장 오해가 거듭된 첫 데이트
4장 왕자님은 삼백안
5장 화이트데이 컨퓨전
6장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것
저자 후기
역자 후기

저자소개

세이소 나츠메 (지은이)    정보 더보기
카고시마 현과 야마구치 현의 혼혈로 에히메 출신, 도쿄 거주. 펜네임의 유래는 어머니의 옛날 성씨(아버지, 미안)와 나츠메 소세키를 향한 존경심으로부터(유감스럽게도 작풍은 1밀리도 영향을 받지 못함). 제22회 전격 소설 대상(電撃小説大賞) <미디어웍스 문고상>을 수상하면서 본 작품으로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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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 (옮긴이)    정보 더보기
좋은 책, 재미있는 책을 많은 사람과 함께 읽고 싶어서 일하는 출판 기획자 겸 번역가. 기획부터 원서 발굴, 외서 검토, 편집과 번역까지 때에 따라 역할을 바꾸며 좋은 책이 더 빛나는 모습으로 독자들과 가까이 만날 수 있도록 책 뒤에서 갖은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와타나베 유키의 《펭귄의 사생활》, 카와조에 아이의 《게으른 족제비와 말을 알아듣는 로봇》, 미즈타니 준의 《과학 용어 도감》 등 과학서와 다수의 소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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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인파로 북적이는 혼잡스러운 개찰구에서 타츠오가 쓱 한 걸음을 내딛자 곧바로
―사아아악아악.
군중의 물결이 갈라지고 타츠오의 앞으로 뻥 뚫린 길이 열린다. 그야말로 바다를 가른 모세 그 자체다.
“꺅, 죄송합니다!”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머, 먼저, 먼저 가십시오!”
사람들의 입에서 저마다 겁에 질린 말들이 흘러나온다. 딱히 비키라는 위협을 한 적은 없다. 그러나 특징적인 타츠오의 외모에 저들이 멋대로 공포를 느끼고는 길을 양보하고 있는 것이다.
외모가 어떠하기에 주변인들을 겁에 질리게 만든단 말인가? 묘사하자면 그는 일본인답지 않은 조각같이 깊은 이목구비, 날렵한 턱선과 오뚝 솟은 코를 가졌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뭐지, 자랑인가?’ ‘완전 섹시한 남자 같은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문제는 눈이다. 심하게 움푹 팬 눈은 날카로운 삼백안이다.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번뜩이는 눈의 길이는 좌우 합쳐 6센티미터 이상, 이 정도면 경미한 무기 소지법 위반이나 다를 바 없다. 그만큼 타츠오의 얼굴은 나쁜 의미에서 박력이 넘쳤다.


치사는 아직도 자신이 어른이 되었다고 실감하지 못했다. 회사도 다니고 투표도 한다. 술도 마실 수 있고 흡연도 합법인 나이다. 그런데도 왠지 어릴 때 상상했던 어른이 된 자신의 모습보다 실제로 어른이 된 지금의 모습이 훨씬 더 어린 것처럼 느껴졌다. 진짜 어른이 아닌 어린아이가 필사적으로 어른인 척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하지만 상사에게나 후배에게나 의지할 수 없는 지금은 유능한 어른인 척 열심히 연기를 할 수밖엔 없었다.
유토리 세대라고 바보 취급당하는 건 더 싫으니까.
“아~아. 그나마 선배들이라도 있어 주면 좋을 텐데.”
“다들 그만뒀던가?”
“응. 다들 너무 듬직하고 멋있고, 평생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었는데. 결혼에 출산에, 라이프스테이지가 바뀌니까 그만두지 않을 수가 없었나 봐.”
“결혼에 출산이라……. 커리어냐, 가정이냐. 여자라면 반드시 직면하게 되는 문제지. 회사는 기본적으로 여자에게 우호적인 곳이 아니니까. 특히 우리 회사처럼 사상이 고리타분한 곳은 더더욱.”
딱 잘라 말한 에리코의 말에 치사는 끄덕끄덕끄덕, 끝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결혼을 안 하면 또 안 한다고 노처녀가 어쩌고저쩌고 놀려 대잖아. 남자들은 좋~겠다. 여자에겐 ‘벌써 서른’인데 남자에겐 ‘아직 서른’이라서. 남자는 독신이어도 별로 안 놀리잖아, 남들이. 여자는 무슨 일에서든 젊은 게 최고라는 풍조, 이거 어떻게 좀 안 될까?”
더 이상 젊지 않은데 완벽한 어른도 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초조함이 더해져 기분은 더욱 훅 가라앉는다.


그가 방어 태세를 한 치사의 앞으로 공중을 가르며 힘차게 내밀어 온 것은 예상외로 한 권의 수첩이었다. 피에 물든 것처럼 지독히도 붉은색의 수첩.
“자세한 내용은 이 안을 참조해 주세요. 앞으로 모쪼록, 잘 부탁합니다!”
“으, 으………….”
총 맞는 줄 알았네……. 손으로 입을 가린 치사는 아직 살아 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흘렸다. 근데 이 수첩은 대체 뭐야―?
설마 결투장?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겠지?
치사는 공포에 떨리는 손으로 결투 수첩을 받아 들면서도 농담이라고 말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고개를 갸웃해 보였다. 경련하는 얼굴에 애써 웃음을 지어 보이면서―.
그러나 키타카제는 아무런 추가 설명도 없이 “그럼” 하고 먼저 사무실로 향했다. 그의 뒤를 쫓을 수도 있겠지만 다리가 얼어붙어 그럴 수도 없었다.
일단은 내용물을 확인해 보자. 그런 생각에 피에 물든 수첩을 편 치사는 그 안에 적혀 있던 내용을 보고 권총에 맞은 것보다 더 큰 충격에 빠졌다.
“말도 안 돼, 거짓말일 거야. 이건 꿈……이 아닌가……?”
수첩에는 치사가 키타카제에게 초콜릿을 준 데 대한 감사 인사, 그리고 키타카제도 치사를 사랑한다는 의미 불명의 고백이 적혀 있었다.
무, 뭐, 뭐야 이게?! 난 키타카제 씨를 요만큼도 사랑하지 않는데? 근데 왜 우리의 마음이 통했다는 듯한 말이 적혀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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