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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액션/스릴러소설 > 외국 액션/스릴러소설
· ISBN : 9791164135745
· 쪽수 : 388쪽
· 출판일 : 2020-08-10
책 소개
리뷰
책속에서
가슴이 쿵쿵 뛰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서류철을 테이블에 놓고 청바지에 손을 닦은 다음 덜덜 떠는 다리 위에 손을 얹어 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난 어머니를 쐈는데. 내가 죽였는데. 내가 했다는 걸 알고 있단 말이다. 라이플을 들고 어머니의 시체를 내려다보며 서 있는 내 모습을 얼마나 많이 보았는데.
그런데 이 보고서 내용은 확실한 사실이었다.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이 보고서를 누가 썼든 지어 냈을 리는 없었다. 세부 사항이 너무 구체적이었다. 반박하기에는 너무 명백했다. 내가 보기에도 사진 속의 라이플은 너무 크다. 그건 나의 환상 속에서 보았던 레밍턴이 아니었다. 어쨌든 그 총은 당시 열한 살이었던 내가 들고 쏠 수 있는 크기가 아니었다.
희망이라. 그건 빠져나갈 길이 없는 이들에게 건네는 보잘것없는 위로 아닐까? 앞으로 우리의 삶이 어떻게 흘러갈지 상상이 되지 않았다. 다이애나는 동생에게 늘 위협적인 존재가 될까? 둘 사이의 상호반응을 몇 년씩 감독해야 할까? 어쩌면 수십 년을? 어쩌면 평생을? 다이애나는 커 가면서 상태가 나빠질까? 평범하게 살 수는 있을까? 아니면 외톨이가 될 운명일까? 쇠스랑을 든 마을 사람들이 둘러싸고 지키는 괴물처럼, 깊은 숲속을 서성이는 악마처럼 모두가 두려워하는 존재가 될까?
“언니 말이 맞아. 내가 죽였어.”
그 말을 하는 게 너무나 아팠다.
“당연히 네가 한 거지. 곰의 나머지 몸도 보고 싶니?”
정말 보고 싶지 않았다. 이러는 언니의 의도가 뭘까. 아마도 언니는 나를 이 집이 아닌 다른 곳, 나를 죽이면서 난장판이 될 자리를 쉽게 청소할 수 있는 장소로 옮기려는 것이겠지. 언니는 예전에 알았던 레이첼을 생각하며 전략을 짰을 것이다. 언니가 시키는 대로 얌전하게 말을 듣고, 언니가 제아무리 학대를 일삼아도 불평 없이 받아들였던 아이가 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