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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철학 일반 > 교양 철학
· ISBN : 9791164389643
· 쪽수 : 464쪽
· 출판일 : 2021-04-26
책 소개
목차
지은이 소개
머리말 철학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
1장 “늘 다른 호수의 해초가 더 무성해 보이는 법”
1 고집쟁이 에리얼 - 여자로 태어나는 게 아닌,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
2 “마음의 소리를 따르세요” - 〈뮬란〉의 명예심과 진실성
3 선불교와 환상을 만들어내는 기술 - 디즈니의 현실 도피와 불교의 해탈
4 ‘숨은 미키’와 ‘신의 감추심’
2장 “내 손으로 직접 활을 쏘겠어요”
5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다” - 초다양성의 시대에 맞는 관용과 순응
6 ‘도리’의 적응과 ‘멍청이’의 무력화 - 〈백설공주〉와 〈도리를 찾아서〉로 보는 장애의 딜레마
7 백설공주부터 모아나까지 - 디즈니의 페미니스트 변천사
8 “우리는 언제나 한 팀, 항상 협력하지” - 디즈니의 가족 철학
3장 “정체성은 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야”
9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당신은 꿈을 꾸는 게 아니라고 알려주는 법
10 자기 자신을 알기 - 〈모아나〉 : 실존이 본질에 우선한다
11 미스터 뱅크스 구하기 - 유년기를 되찾고, 자신의 참모습을 기억해내기
12 월-E와 이브 - 디즈니의 지적 기계
13 디즈니의 〈인사이드 아웃〉 속으로
4장 “네가 원한다면 넌 어떤 사람이든 될 수 있어
14 〈라이온 킹〉 : 사느냐 죽느냐 - 디즈니와 셰익스피어의 실존주의
15 〈토이 스토리〉 : 진정한 자유, 혹은 “넌 애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야!”
16 “운명은 우리 안에 있어” - 〈메리다와 마법의 숲〉으로 보는 성격과 선택
17 저주를 풀어라 - 〈미녀와 야수〉와 플라톤의 죄수
18 〈겨울왕국〉으로 보는 진정한 사랑
5장 “언제나 자신의 양심에 따라 행동하세요
19 맹자 사상으로 살펴보는 〈쿠스코? 쿠스코!〉
20 구피 집안에 전해 내려오는 보물 - 구피에게 배우는 선한 사람이 되는 법
21 “도널드 덕을 전쟁터로!” - 디즈니 전쟁 선전 영화의 윤리 심의
22 〈월-E〉와 자연환경,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우리의 의무
23 〈주토피아〉에 유토피아는 존재하는가?
6장 멋진 디즈니 세계관
24 나는 어떻게 걱정을 멈추고 디즈니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 디즈니 월드의
마르크스와 마르쿠제
25 상상 지도의 식민지화 - 미디어, 정신, 그리고 매직 킹덤
26 “우리는 누구나 언젠가는 죽는다” - 디즈니로 보는 삶과 죽음의 순환
27 신데렐라 성의 그늘이 드리워진 리버티 스퀘어 - 디즈니 테마파크의 정치 철학
리뷰
책속에서
철학적 여정을 시작할 장소로 월트 디즈니가 우리를 위해 텔레비전, 영화, 테마파크 등을 통해 창조한, 때로는 애니메이션화되고 반론의 여지없이 경이로운 세상보다 더 완벽하고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디즈니는 이 세상을(아니면 최소한 세상의 일부를) ‘매직 킹덤’으로 만들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기에, 우리는 현실을 탈출해 꿈을 꾸며 (아주 잠시) 특별해질 수 있다.
이 책은 스물일곱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윤리, 정체성, 장애, 그리고 죽음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한다. 각 시대의 위대한 사상가들과 함께 초기 작품인 미키 마우스와 구피, 〈잠자는 숲속의 공주〉부터 〈인어공주〉, 〈토이 스토리〉, 〈뮬란〉, 〈인크레더블〉, 〈겨울왕국〉까지 다양한 디즈니 명작을 만나보게 된다. 디즈니를 사랑하는 서른두 명의 철학자들이 멋진 동화에서 뽑아낸 흔치 않은 지혜를 들려주며, 디즈니의 철학과 미디어의 영향, 테마파크에 관한 예상치 못한 통찰도 덤으로 얹어준다.
(…)
이 책을 손에 들면 디즈니의 철학 세계를 항해할 항로가 눈에 들어올 것이다. 이제 당신에게 필요한 것은 진실과 믿음, 그리고 약간의 요정 가루뿐이다.
_머리말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후로 디즈니는 장장 30여 년간 공주 공급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101마리 달마시안〉과 〈정글북〉, 〈로빈 후드〉 같은 클래식 작품으로 성공을 거둔 후에야 굳센 의지를 지닌 여주인공을 내세운 〈인어공주〉로 다시 공주 계보를 잇기 시작했다. 에리얼은 당당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공주였다. 그리고 뒤이어 탄생한 비슷한 맥락의 작품들이 〈미녀와 야수〉, 〈포카혼타스〉, 〈뮬란〉이다. 그렇다면 에리얼로 인해 디즈니 공주들의 문제점이 전부 해결됐을까? 그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발전을 이끌어낸 건 틀림없다.
(…)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은 종종 인간을 곤경에 빠뜨린다. 특히나 여성은 목소리 때문에 그러한 재난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성서에서 이브의 혀는 인류를 죄악으로 인도하는 덫이었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치자 신들이 인류에게 형벌을 내리기 위해 최초의 여성인 판도라를 보낸다. 그녀의 호기심은 온 땅에 불행을 야기한다. 또 다른 신화에서 카산드라는 아폴론의 구애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진실을 말하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저주를 받는다.
(…)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염두에 둘 때, 우슬라가 에리얼을 인간으로 만들어주겠다며 그 대가로 목소리를 요구하는 대목에서 우리는 몸서리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셋째 날 저물녘까지 에릭의 키스를 받아내면 계속해서 사람으로 남아 있을 수 있지만, 그러지 못하면 우슬라에게 영혼을 내줘야 한다는 게 구체적인 조건이었다. 우슬라는 에리얼을 함정에 빠뜨리기 위해 목소리의 가치를 최대한 폄하한다. “뭐 대단한 걸 달라는 게
아니야. 아주 작은, 정말 사소한 거야. 그게 없어져도 넌 전혀 불편하지 않을 거야. 내가 가져갈 것은…… 네 목소리야.
(…)
목소리를 못 내는데 어떻게 에릭에게 키스를 받느냐고 에리얼이 항의하자, 우슬라는 이렇게 타이른다. “하지만 네 외모는 그대로야! 넌 얼굴이 예쁘잖아! 그리고 의사 전달은 몸짓으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어! 하하하!” 그러면서 네가 목소리를 못 낸다고 왕자가 아쉬워할 일은 ‘절대로’ 없을 거라며, 외모와 몸짓으로 키스를 얻어내면 된다고 한다. 이렇듯 우슬라는 두 다리를 주는 대가로 에리얼의 목소리를 빼앗아가며, 남성의 욕구에 맞춘 전형적인 여성, 즉 말수가 적고 아름다운 여성을 에릭에게 선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