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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4798209
· 쪽수 : 500쪽
· 출판일 : 2022-11-22
책 소개
목차
1부
2부
3부
리뷰
책속에서
“저는 이곳이 대답을 주는 곳이었으면 해요.”
“그럴 수 있지.”
“그럴까요? 종교가 정말 질문에 대한 답을 줄까요?”
“레니, 성경 말씀에서는 모든 질문에 대한 해답을 얻도록 그리스도가 우리를 안내하신다고 가르치고 있단다.”
“하지만 실질적인 질문에도 대답할 수 있을까요? 정말 솔직하게요. 신부님은 제 질문에 답을 주실 수 있어요? ‘인생은 미스터리다, 모든 게 신의 뜻이다, 네가 찾는 답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거다’ 이런 말 말고요.”
“네가 궁금한 게 뭔지 일단 한번 털어놔 보렴. 그래야 우리가 답을 찾을 수 있도록 신께서 도와주실지 어떨지 함께 알아볼 수 있지 않겠니?”
신도석에 앉은 채 몸을 뒤로 젖히니 의자에서 삐걱 소리가 났고, 그 소리가 성당 안에 울려 퍼졌다.
“저는 왜 죽어가는 거죠?”
순진하기 짝이 없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가장 얇은 붓에 노란 물감을 묻혀 별 그림 아래에 ‘레니, 17’이라고 적었다. 내 걸 보더니 마고도 똑같이 했다. 마고는 ‘마고, 83’이라고 썼다. 그런 뒤 우리는 그림들을, 어둠 속에 빛나는 두 별을 나란히 놓았다.
나는 숫자를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눗셈이나 백분율은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나는 내 키나 몸무게도 잘 모르고, (예전에는 기억했지만) 지금은 아빠의 휴대폰 번호도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좋아하는 건 언어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즐거운 단어들.
하지만 내 앞에 놓인 두 숫자는 중요했고,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애에도 큰 의미가 있었다.
“우리 둘 나이를 합치면 백 살이네요.” 나는 마고에게 조용히 속삭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