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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5120634
· 쪽수 : 208쪽
· 출판일 : 2022-10-30
책 소개
목차
제1장 봄
바람과 벗하여 걷다·9
특별한 생일·16
당신의 향기·26
이해와 오해 사이·34
첫인상·40
축산항 유허비·45
‘사랑’ 이제 너를 보낸다·50
제2장 여름
INSOMNIA·61
발의 항변·69
아산기행·74
바다에게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80
할머니의 냄새·85
내가 기억해야 할 순간·91
곡비(哭婢)·97
신데렐라 구두·101
제3장 가을
바람을 느끼다·109
축제·119
기차와 교감하다·124
어머니의 가을·131
불청객·138
친구의 아들 결혼식·147
독백·153
제4장 겨울
틈·159
딸의 반란·169
내 추억 속의 그곳·175
기나긴 생일·181
국수가 먹고 싶다·187
머리카락의 의미·193
아픔을 묻는 방법·199
책을 펴내며 | 장미 볼펜처럼 향기 나는 글을 쓰겠다·205
저자소개
책속에서
취미로 사진을 찍다가 전문가가 되어 있는 친구는 요즘 새로움만 추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낡고 버려져 있는 것들을 찾아 촬영하며 다닌다고 한다. 이 세계에서 퇴화되고 우리의 뇌리에서 잊혀가는 것들을 기억해두고 싶은 예술가의 염원인지도 모른다. 과거와 현재와의 틈을 조화롭게 메꾸어주는 소중한 작업이며 그런 작품들 속에 우리는 안주하며 평온을 얻고 생활의 활력소를 얻는다. 옛 것과 새로움의 틈에서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틈은 늘 존재하며 그 틈의 중앙에 있는 건 나 자신이다. 어느 길에 서거나 혹은 어떤 순간에도 선택해야 하는 갈등과 고뇌를 겪게 되고, 그 선택이 혹자에겐 심판의 대상이 된다. 선과 악이 불분명한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부유한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틈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과연 절망이 아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틈’이라는 것은 벌어진 사이와 간격을 말하기도 하지만 ‘겨를’이라는 또 다른 의미도 있다. ‘틈이 생기다’라는 것은 ‘겨를이 생기다’라는 의미로 해석해보면 어떨까 한다. 처해 있는 환경에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결정해야 할 때,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하기 전에 우리는 틈을 가져야 한다.
스페인의 투우장 한쪽에 소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구역을 퀘렌시아(Querencia)라고 하는데 ‘피난처, 안식처’라는 뜻이다. 달리다 지친 소가 그곳으로 가서 잠시 숨을 고르고 기운을 회복하듯 틈은 우리에게 활용할 퀘렌시아를 제공해주는 것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휴식을 취하고 새로운 내일을 꿈꾸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마다 환경에 따라 틈이 주는 의미는 다르지만 누군가가 지금 많이 힘든 상황이라면 그것은 새로운 전진을 위한 인생의 도움닫기라고 생각해보면 어떨지.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우리가 가는 인생길 위에 주어지는 것이라고들 한다. 그것을 만들어가는 것도 잡지 못하는 것도 결국 자신의 마음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틈은 우리의 아픔과 고뇌, 절망인 동시에 새로움의 시작이며 훗날 사랑과 행복의 샘터로 기억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 「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