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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121792
· 쪽수 : 120쪽
· 출판일 : 2025-05-31
책 소개
목차
시인의 말 · 5
1부
저울의 눈금 · 13
계단참 · 14
탱자나무의 그날 · 16
판게아(Pangaea) · 17
아버지의 방 · 18
포말 · 20
변신 · 21
고야의 유령 · 22
홍은동의 겨울 · 24
헤어질 결심 · 25
거미의 빈집 · 26
단풍나무 빈혈 · 28
개미귀신 · 30
작은 작은할머니 · 32
2부
지심도 · 37
목욕탕 · 38
또 한 번의 몸짓 · 39
모래 속에는 내가 살고 있었다 · 40
다이알 비누 · 42
어둠이라는 환한 빛 · 44
반얀트리 · 45
동피랑 마을 · 46
미끼 · 48
어떤 이별이 지난 후 · 49
마카오 카지노 · 50
숨소리 · 51
거미 · 52
말, 말, 말, · 54
3부
비의 다비식 · 57
마을버스 손잡이 · 58
겨울 길 · 60
웅덩이 안의 월인천강지곡 · 61
한여름 · 62
보이는 것과 그리움의 거리 · 64
휴지(休止) · 65
명동 거리 · 66
빌려준 어깨 · 68
소리쟁이 군락 · 70
혀라는 칼 · 71
외도 해무 · 72
서호천 둑길의 이별 풍경 · 73
해신의 후회 · 74
4부
곰배령 벌 · 79
맥박 · 80
포스토이나 동굴의 눈물 · 82
가을비 · 84
전전반측 · 85
미어캣 · 86
잠수함과 나비 · 88
중독 · 89
층층나무 · 90
금 간 항아리 · 92
시간의 사색 · 93
갈증 · 94
모기 · 96
돌부처가 된 독수리 · 98
해설 원형의 공간과 그리움의 실체 / 김정수 · 100
저자소개
책속에서
[표제시]
웅덩이 안의 월인천강지곡
--
비 그친 새벽 빗물이 고였다
아스팔트길 가장자리 한쪽이 움푹 내려앉은 웅덩이
고인 물에 빠진 달
-
구겨졌다 펴지고 길게 찢어지며 바람과 한바탕 놀다
가로수 회화나무 가지에 찔려도 금세 회복되고
제 색과 모습 잃지 않았다
-
떠오르는 해에 존재감마저 흐려지고
찾는 이 하나 없어도 제자리 지키고 있는
웅덩이가 품은 달
더 없이 맑다
--
[대표시]
거미
--
검은날개무늬깡충거미
독하게 살자는 다짐이다
-
자신의 몸에서 뽑아낸 거미줄에
먹이가 걸려들기를 기다리지 않고
이리저리 뛰어 찾아다니며
힘든 일 마다하지 않는다
-
잡은 먹이 절대로 놓치지 않고
처자식 챙기고 살아낸 지금
장성한 자식 게임기만 붙들고
칩거한 모습에 저절로 한숨이다
-
어려서 자립을 기대하는 부모에게
나 몰라라 내침 당한 서운함
가슴에 안고 살아낸 상처가
깊은 사랑의 채찍이었음을
-
검은날개무늬깡충거미
동트기 전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자신의 이름이 차출되기를
구부정한 허리 세워 기다린다
--
서호천 둑길의 이별 풍경
--
봄비 멈춘 저녁나절
서호천변 따라 걷는데
비릿한 풋내 향기 가득하다
하나둘 켜지는 가로등 불빛 아래
-
이별의 익숙함에 전염된 듯
반짝이며 떨어지는 벚꽃잎
무거운 몸짓 흩날리지 못하고
젖은 채 바로 하강이다
-
이별을 더디 하고픈 벚꽃잎은
쇠풀뜨기 푸른 줄기와 노란 애기똥풀
소리쟁이와 환삼덩굴 등
막 솟아오르는 속순 위에 내려앉아
달빛 줄기와 지문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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