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미지
![[큰글자도서]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img_thumb2/9791165347819.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추리/미스터리소설 > 한국 추리/미스터리소설
· ISBN : 9791165347819
· 쪽수 : 248쪽
· 출판일 : 2023-08-07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 보이지 않는 시체
2장 갚지 못한 빚
3장 오픈 유어 아이즈
4장 제2 저목장
에필로그
저자소개
책속에서
집을 나설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계단은 야박하고 괘씸한 물건이다. 20센티미터 높이의 계단을 하나 오르기 위해선 최소 21센티 이상 발을 올려야 했다. 18, 19센티 정도 발을 들고 계단을 오르겠다 주장할 순 없다. 최소한의 합격선을 넘지 못한 자에게 세상은 반 계단조차 인정해 주지 않는 법이다. 이 계단의 법칙이 나를 반지하에 살도록 만들었다. 늘 15센티 정도 발을 들었다가 포기하고는 금세 다른 계단을 찾아 전전해 온 결과, 나는 스물아홉 살의 나이에 미처 한 계단도 못 오르고 층계 앞에서 탭댄스만 추고 있었다.
그제야 사태 파악이 되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소파 위쪽을 만져보니 탄탄한 근육과 그 안의 단단한 뼈까지 느껴졌다. 사람의 몸이라는 걸 의심할 여지는 없었다.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빼고는. 나는 침을 꿀꺽 삼키고 일어서서 기영을 봤다. 기영의 시선은 보이지 않는 소파 위의 물건에 고정되어 있었다. 기영은 농담을 한 적이 없었다. 여기 기영의 집에 분명 투명인간의 시체가 있다.
“그쪽은 정체가 뭔데요? 귀신? 투명인간? 초능력자?”
“우릴 부르는 명칭이 있지. 좋아하는 이름은 아니지만.”
“뭔데요, 그게?”
“묵인. 사람 할 때의 인이다.”
묵인. 이름을 붙인 이가 누군지, 부르는 이가 누군지는 몰라도 그들이 불리는 이름이었다. 침묵과 묵언, 묵살 할 때의 묵과 사람의 인이 합쳐진 기묘한 합성어인 것 같았다. 그 이름 자체가 으스스한 느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