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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92638638
· 쪽수 : 280쪽
· 출판일 : 2025-05-29
책 소개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보름달이 뜬 다음 날이면 동광시청 공무원들이 외근을 나올 확률이 20퍼센트 증가해요. 어제 보름이었고. 이유는 없지만 그냥 그래요.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일들이 사실은 연관되어 있어요. 이 기계는 그걸 찾아내요.”
“그게 말이 돼? 달이랑 외근이 무슨 상관이라고.”
“말했잖아요. 이유는 없다고. 그냥 신이 세상을 만들 때 허술하게 만들어서 고장 나 있는 부분들을 이 기계가 찾아내나 보죠.”
“할머니 무릎 같은 거예요. 할머니가 무릎 시리다면서 다음 날 비 올 걸 백 프로 맞혀버리는 거. 아무 관련도 없는데 신통하게 들어맞는 법칙들 말이에요. 그런 걸 나는 알고 있어요. 믿기지 않죠? 나도 이번 판만 끝내면 다신 안 믿을 거예요. 이 망할 카지노 동네에 다시 오지도 않을 거고.”
“그렇게 되길 희망해봅니다. 카드 오픈하겠습니다.”
정소열은 두루뭉술한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아니 증오했다. 리아가 카드를 읽은 것처럼 보였지만 우연일 수도 있지 않은가? 마찬가지로 신이 행한 듯 보이는 기적도 그저 사람들의 착각일 수도 있지 않은가? 확실치 않은 가설들은 진리의 탈을 쓴 채 세상을 미몽에 빠트리고 거짓된 선지자들이 설치게 만들 뿐이었다. 정소열은 리아 일행의 허위가 탄로 나거나 아니면 완전무결한 승부를 냄으로써 자신을 압도해주길 기대했지만 지난 승부는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그것이 정소열의 마음을 내내 불편하게 만들었다. 그저 흔하디흔한, 패배한 도박사라 치부하며 리아를 잊으려 해도 잘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