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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5395179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0-12-10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봄
봄비/ 부활절/ 5월의 소록도/ 목련화 Ⅰ/ 목련화 Ⅱ/ 목련화 Ⅲ/ 장미 넝쿨/ 봄이 오는 소리 Ⅰ/ 봄이 오는 소리 Ⅱ/ 사랑의 꽃길/ 들꽃/ 봄의 왈츠/ 4월의 봄날/ 봄이 왔다/ 꿀벌/ Echo/ 철새를 바라보며/ 기다림
여름
꽃과 나비/ Sleep의 찬미/ 달빛을 찾아서…/ 달의 기도/ 달의 여신/ 한여름의 바다/ 폭풍 속으로
가을
가을맞이 배/ 가을의 편지/ 가을/ 층층폭포/ 가을 속의 달팽이/ 가을비 우산/ 가을의 속삭임/ 가을의 사념/ 가을 단풍/ 한낮의 태양/ 10월의 소식/ 별/ 모닝글로리
겨울
설경(雪景)/ 고요한 밤/ 겨울/ 별님/ 황금 달/ 서풍의 물결/ 이별/ 떠오른 태양
사랑 이야기
여자의 사랑/ 첫사랑/ 연인/ 초인의 사랑/ 은빛 바늘과 황금 실 되어/ 시인의 사랑/ 나의 침실로/ A Ring of your heart/ 천년의 사랑/ 달님과 별님 이야기
낭만을 찾아서
꿈을 꾸며/ 꿈꾸는 내 집/ 자전거에 낭만을 싣고/ 가난한 자의 행복/ 자유를 향하여/ 축음기를 향하여/ 커피 칸타타
고독을 찾아서
침묵/ 홀로서기/ 인간의 굴레/ 고독/ 평행선/ 포도나무/ 영혼의 그릇/ 사막의 발자국/ 영혼의 음성/ 고독의 시간/ 고독의 찬가/ 이름 모를 꽃이여/ 망각의 샘/ 수행의 길/ Nothing/ 회상/ 고뇌의 거품/ 내가 살아가는 이유/ 보이지 않는 길/ 시간의 흐름/ 자연을 찾아서/ 미다스 손
일상 이야기
김밥 예찬/ 어린이/ 어버이/ 휴식 Ⅰ/ 휴식 Ⅱ/ 잊혀가는 걸레/ 약속 Ⅰ/ 약속 Ⅱ/ 유리창 속으로/ 고향/ 아내/ 일상/ 작은 음악회/ 두 그루의 노송나무/ 된장찌개/ 선술집에서/ 껍질의 상실 1/ 껍질을 벗기고/ 마주 보는 빈 의자/ 도시의 5일장/ 책장수의 눈물/ 그리움/ 개는 짖는다/ 도시 비둘기/ 낡은 운동화
꿈속을 거닐며
사제와 식탁의 신비/ 악마와 팅커벨/ Black & White/ 신비의 문/ 도시 문명/ 잡념/ 그 이름 모를 물고기/ 꿈속에서/ 남몰래 흘리는 눈물/ 가시나무 새
기괴한 이야기
큰 나무/ 오늘은 휴무다/ 까만 하늘/ 선물 받은 연필/ 코로나바이러스19/ 21세기 대재앙/ 사랑한다는 것은
저자소개
책속에서
봄이 왔다
케미칼 공장에도 봄이 왔다
통근 버스에서 꾸벅 졸다가 내리면
굴뚝에서 흘러나온 하얀 연기
하늘을 희뿌옇게 뒤덮었다
울렁이는 화학 약품 냄새
생생한 호흡기 속으로 파고든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면 정오가 되어야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식당으로 향하는 걸음은 사뿐사뿐하다
걷다 보면 나무 한 그루가 있다
포근한 바람이 온몸을 어루만진다
봄이 왔다
나처럼 봄을 먹는 동백나무 한 그루는
비를 맞고 햇살 맞고 꽃잎을 활짝 피운다
나무 사이사이는 잘 익은 젖꼭지마냥
봉 우리진 탐스러운 싹들…
봄이 왔구나
봄이 왔구나
터질 것 같아
맛보고 싶구나
끌어안고픈 충동을 일으킬 듯한
그 동백꽃이 자꾸만 아른거린다
2016. 3. 19
자전거에 낭만을 싣고
첨단과학 발전으로 물질 만능주의가 팽팽한 전자동시대
나에겐 유일한 수동식 새하얀 자전거 있다
한여름 뙤약볕 내리쬘 때는
흰 모자 눌러쓰고 목적지를 향해 방향키만 잡고
나들이한 자전거다
인연은 동전 한 닢으로 외출 시작
언덕 내리막길 두려워 서성이던 도전의 시간
차선도로 접어들 때 쉼 없이 페달을 밟던 두 발이어도
탄력에 의해 오르막길은 잠시뿐이었다
나의 무게 내림은 오토매틱이어서 즐거움이 넘쳐 나도
그 무게를 되돌려 올림은 벗이 되어
거닐고 이끌어 주어야 하는 힘겨움이 있었다
한겨울 자전거는 외양간의 고삐 찬 송아지처럼 계절 먹어
녹슨 자물쇠 차고
묵묵히 달리고자 서 있는
바람 빠진 새하얀 그대가 애처로워 보인다
봄이 오면 흰 바구니에 땀방울 담고 맛난 과일도 담아서
새파란 하늘 바라보고 날갯짓하며 마음껏 달려보고도 싶다
2004. 11. 27
큰 나무
재활용 봉투에 그 무언가를 채웠다
1층 밖 트렁크에 던져 넣었다
문득 들린다
단, 한 번도 관심을 가져본 적 없는 나무였다
놀이터에 뿌리를 박고 키 큰 나무 서 있다
무덥고 후덥지근한 날씨가 잠들었다
시원한 바람이 땅을 식힌다
귓가에 들린다
사그락사그락 바스락바스락
바람 따라 이름 모를 나무 잎사귀 춤을 춘다
어쩌면 강렬한 입맞춤을 하는지도 모른다
사그락사그락 바스락바스락
더 행복할 수 없다고 재잘거린다
몸채가 굵은 그 나무
캄캄한 밤이어도 들린다
간지럽다
불필요한 것들을 쓰레기통에 던지고 뒤로 돌아서는데
그 나무는 손뼉도 쳐 주었다
다 비웠냐고… 묻기도 한다
2019. 7.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