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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로맨스소설 > 국외 BL
· ISBN : 9791166941627
· 쪽수 : 1496쪽
책 소개
목차
[1권]
一章: 인간쓰레기
二章: 임무
三章: 호감
四章: 대회
五章: 백로(白露)
六章:금란(金蘭)
七章: 수옥(水獄)
[2권]
八章: 육신의 죽음
九章: 변경
十章: 환화(幻花)
十一章: 시신
十二章:대나무 가지(竹枝)
十三章: 협박
十四章: 연금
十五章: 성릉(聖陵)
十六章: 융빙(融冰)
十七章: 천랑(天琅)
十八章: 출신
十九章: 심구(沈九)
二十章: 임전(臨戰)
[3권]
二十一章: 헤어지지 않는(不散)
번외· 빙 누이와 빙 형의 정상 다툼
번외· 류존잘과 매요 때려잡았던 썰
번외· 악청원과 심청추
번외· 죽지사(竹枝詞)
번외· 타비기의 기묘한 이야기 기록
번외: 몽침기(夢沈記)
번외: 환동기(還童記)
번외: 빙추음(冰秋吟)
번외: 밀월기(蜜月記)
번외: 낙빙하×심청추 궁합 Q&A
번외: 성친기(成親記)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1권]
한참 뒤, 그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다 제자의 잘못입니다.”
전반부의 낙빙하는 자신도 모르게 매력을 뿜어내는 작고 가련한 흰 꽃과 같았다. 심청추는 그가 또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걸려 고뇌와 자기반성의 시간을 갖는 줄 알고 인내심 있게 타일렀다.
“네 잘못이 아니다. 마족들은 행동이 괴이하고 극단적이라 막으려야 막을 수가 없단다. 앞으로 다시는 이런 일을 겪고 싶지 않다면, 이번 일을 통해 더 강해지도록 하거라.”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다. 이곳은 약육강식의 법칙으로 이루어진 선괴(仙怪) 세계였다. 강해지는 것만이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총알받이도 되지 않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낙빙하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들어 심청추를 똑바로 응시했다.
심청추의 가슴이 쿵쿵하고 뛰었다.
흑요석처럼 새카만 낙빙하의 눈동자에서 달과 별의 그림자보다 더 시선을 앗아 가는 광채가 반짝였다.
이런…… 이런 눈빛이라니!
‘단호한 신념’, ‘타오르는 투지’라고 쓰인 주인공의 눈빛이라니!
설마…… 내가 남주 인생의 길을 이끄는 샛별이라도 된 것인가?!
낙빙하는 심청추 옆에 엄숙한 태도로 무릎을 꿇은 뒤 낭랑한 목소리로 외쳤다.
“저도 알겠습니다.”
잠깐, 뭘 알겠는데? 말을 절반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야? 뭘 알았는지 제대로 좀 말해 줘!
그는 낙빙하가 방금 자신을 ‘제자’라고 칭하지 않았다는 걸 알아채지 못했다. 낙빙하는 주먹을 세게 쥔 채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
“이런 일은…… 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사존이 무력한 자신을 돌보는 일은, 자신 때문에 다치는 일은…… 이런 일들은 절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심청추는 “음” 하고 소리를 냈다.
……어찌 된 일이지. 갑자기 ‘남주에게 보호받으니 정말 안심이 된다.’ 같은 느낌이 드는데?!
[2권]
낙빙하는 잠시 그를 응시하다 말했다.
“원하는 게 있으십니까.”
심청추는 말했다.
“뭐든 다 가능한 것이냐?”
낙빙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심청추는 순간 분노가 치밀어 솔직하게 말했다.
“될 수 있으면 너를 적게 보았으면 한다. 아예 보지 않으면 제일 좋고.”
낙빙하는 심청추가 이런 말을 뱉을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심청추는 그 모습을 보고 순간 통쾌하다고 생각했지만 금세 마음이 바늘에 찔린 것 같았다. 아마 다른 이에게 이렇게 신랄하고 야박한 말을 뱉은 적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낙빙하의 얼굴에 혈색이 돌아오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말했다.
“사존께서 제게 물으신 적이 있지요. 강해지고 싶지 않냐고요.”
심청추는 말했다.
“내가 그 말을 물어볼 때 네게 이야기를 했던 것 같은데. 강해지는 것은 지키기 위해서지 다른 이를 수탈하고 도륙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고 말이다.”
낙빙하는 개의치 않고 말했다.
“아니지요. 사존이 틀리신 겁니다. 사존께서 가르쳐 주신 게 다 맞는 건 아니었습니다. 가장 강한 이가 되어야만 자신이 원하는 자를 제 손아귀에 틀어쥘 수 있습니다. 저는 이제야 제대로 알게 되었습니다. 사존이 오시기만을 기다리는 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걸요.”
그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잔악한 미소를 억지로 끄집어냈다.
“그러니, 이번에는, 사존께서 제 손에 잡히셨으니 더는 도망갈 생각을 하지 마셔야 할 겁니다! 영원히요!”
[3권]
“너 지금…….”
그런데 누가 알았을까. 그가 다가가자마자 낙빙하는 그의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사존, 제게 시집을 오시겠습니까?”
심청추의 얼굴에 금이 갔다.
낙빙하는 심청추의 낯빛이 이상한 걸 알아채고는 다급하게 말했다.
“사존, 제게 시집오는 게 싫으시면, 제가 사존에게 시집을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심청추가 답을 하지 않자 낙빙하의 목소리가 딱딱하게 굳었다. 그는 다시 물었다.
“사존, 혹시 저와 하실 생각이…….”
낙빙하의 목젖이 점점 더 심하게 떨렸다. 목소리도 그에 따라 조금씩 떨렸다. 그는 말했다.
“……저와…… 혼인을 하실 생각이 없으십니까?”
심청추는 아직도 말을 하지 않았다. 낙빙하의 두 눈에 자리 잡고 있던 불꽃이 조금씩 꺼져 갔다.
잠시 후 그는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
“사존께서 원하지 않으신다면, 그럼 저는…… 저는…….”
심청추는 말했다.
“잠깐. 너…….”
심청추는 한참을 참다가 입을 열고 말했다.
“그러니까 네가, 요 며칠, 이렇게 이상하게 행동했던 것이, 그게 다 내게 이걸 말하고 싶어서 그랬던 것이냐?”
낙빙하는 심청추를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조심스레 고개를 두어 번 끄덕였다.
심청추는 뒷말을 내뱉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이것은…… 청을…… 청을 하는 것이냐?”
낙빙하는 적극적으로 심청추를 도와 그의 말을 완성해 주었다.
“제자는 지금 사존에게 청혼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