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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8월의 태양

마윤제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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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태양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8월의 태양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030184
· 쪽수 : 340쪽
· 출판일 : 2021-06-30

책 소개

『검은 개들의 왕』과 『바람을 만드는 사람』으로 탄탄한 필력과 치밀한 구성, 흡입력 있는 이야기를 인정받은 마윤제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80년대 고래잡이를 업業으로 삼은 동해 항구도시 ‘강주’를 배경으로 한 청춘들의 이야기다.

목차

1부
2부
3부
4부

에필로그
작가의 말
추천사

저자소개

마윤제 (지은이)    정보 더보기
경상북도 봉화에서 태어났다. 2012년 ‘마윤제’란 필명으로 장편소설 『검은 개들의 왕』을 발표하면서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2017년 <GIO>라는 잡지에서 독일 슈피겔지 기자 폴커 한트로이커가 기고한 남미 최남단 파타고니아의 목동에 관한 기사를 읽고, 파타고니아에서 전설로 전해져오는 바람을 만드는 사람 ‘웨나’를 열두 살 때부터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찾아다닌 한 목동의 삶을 그린 장편소설 『바람을 만드는 사람』을 출간했다. 2021년에는 동해안의 한 항구도시에서 열리는 뱃고놀이 축제를 배경으로 다섯 명 젊은 남녀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세 번째 장편소설 『8월의 태양』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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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연히 황량한 해안 절벽에서 만난 우리는 친구가 되었다. 윤주를 알고 나자 거짓말처럼 내 마음속에서 일렁거리던 불안이 사라졌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몰고 온 파장은 나를 숱한 번민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거기다 어머니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까지 더하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나를 덮쳤다. 그런데 윤주를 만나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세상이 비 그친 다음 날 새벽처럼 선명해진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어머니를 향한 집착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이었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 나는 과도할 정도로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어머니 표정이 밝으면 날아갈 듯 기뻤고 어머니 표정이 어두우면 하늘이 무너진 듯 절망했다. 어머니가 며칠 동안 방에 틀어박혀 슈베르트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나는 의지할 곳을 잃어버린 고아처럼 방황했다. 강태호가 나타난 뒤에 보인 어머니의 태도는 충격이었다. 그렇게 배신감과 분노에 휩싸여 있던 내가 어머니를 담담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윤주가 내 무의식을 칭칭 동여맨 유자철선을 잘라버린 것이다. 그것은 황량한 들판을 헤매던 영혼이 온기 넘치는 안식처를 찾은 것과 같았다.


“공격!”
남항의 청년들이 북항의 대장선에 뛰어들었다. 뱃머리에 버티고 선 강태호의 주먹이 청년의 턱을 강타했다. 청년이 그대로 바다에 떨어졌다. 그러나 남항의 청년들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들은 성난 전사처럼 북항의 배로 달려들었다. 강태호는 침착했다. 그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몰려오는 청년들을 차례로 때려눕혔다. 다섯 번째 청년이 비명을 지르며 바다에 떨어지는 순간 갑자기 강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강태호가 서 있던 받침대가 부러지는 소리였다. 강태호의 몸이 기우뚱하더니 부러진 받침대와 함께 추락했다. 관중들이 비명을 지르며 벌떡 일어났다. 나는 보았다. 강태호가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허공을 향해 손을 뻗으며 추락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분명히 보았다. 짜릿했다. 지난 1년 동안 준비해온 인고의 시간이 결실을 맞이하는 순간이었다. 강태호의 빛나는 자긍심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흔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때 사람들이 술렁거리며 어딘가를 가리켰다. 망원경으로 내항을 들여다보던 상윤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망원경을 빼앗았다. 뱃머리가 맞붙은 대장선과 그 주변에 스무 척의 호위선이 뒤엉켜 있었다. 나는 한순간 얼어붙었다. 강태호가 갑판에 늘어뜨린 밧줄을 잡고 있었다. 그의 맨발은 거의 바다와 맞닿아 있었다. 심판이 바닷물이 닿지 않았다는 신호를 보내자 북항 주민들이 우레와 같은 함성을 질렀다. 강태호가 밧줄을 잡아당기며 뱃전으로 올라갔다. 가볍게 갑판에 올라선 그가 두 팔을 번쩍 들었다. 이 모습을 본 관중들이 큰 소리로 강태호의 이름을 외쳤다.
“강태호! 강태호!”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관중의 외침이 바늘처럼 내 몸을 찔렀다. 나는 망원경을 상윤에게 넘겨주었다. 내 계획대로 하중을 견디지 못한 받침대가 부러졌다. 그러나 그게 전부였다. 그는 죽지 않았다. 되살아난 그는 영원불멸의 전사처럼 적들을 때려눕히고 있었다.


“넌 두려움에 졌어.”
돌아보니 한때 동양 챔피언을 지낸 관장이 술 냄새를 풍기며 서 있었다. 관장은 링사이드 옆에 놓인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서 말을 이어갔다.
“복싱에선 그걸 초심자의 공포라고 해. 선수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는 일이지.”
“초심자의 공포요?”
관장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복싱은 힘과 기술의 조합이야. 이 두 가지가 정교하게 맞물렸을 때 승자가 될 수 있어. 하지만 링에서 상대를 이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야. 내가 가진 만큼의 힘과 기술을 상대 역시 갖고 있기 때문이지. 따라서 그게 없는 선수는 절대 상대를 이길 수 없어.”
“그게 뭔가요?”
“차가운 심장.”
나는 링사이드로 걸어가서 관장을 내려다보았다. 관장이 일어나서 형광등 불빛이 흥건하게 괴어 있는 링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런데 선천적으로 차가운 심장을 가진 놈들이 있어. 태어날 때부터 간덩이가 부은 놈들이지. 오늘 네가 상대한 꼬맹이가 바로 그런 유형이지. 복싱은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면 한 걸음도 나아갈 수 없는 운동이야. 그걸 극복하지 못하면 넌 누구와 싸워도 이길 수 없어.”
관장의 목소리는 갈라졌고 눈동자는 풀려 있었다.
“넌 누굴 이기고 싶은 거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체육관에 오는 놈들은 전부 마음속에 이기고 싶은 상대를 하나씩 숨겨두고 있어. 아마 너도 그럴 거야.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야. 누구나 이기고 싶은 무언가를 가슴에 품고 살아. 그걸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되냐고? 패자가 되는 거야. 인생의 실패자가 되는 거지.”
관장은 그렇게 말하고는 돌아서서 사무실을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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