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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7241092
· 쪽수 : 122쪽
· 출판일 : 2022-11-30
목차
시인의말 04
제1부 마리오네트
마법의 빵집 13
사월 밤, 어느 숨결에 14
가면을 쓴다 15
호우주의보 16
사채업자가 틀림없다 17
아직도 사막을 건너는 중 18
오전 열 시에 19
나는 이십사 층에 있다 20
이제야 알겠다 22
반전을 기다리며 23
내 정맥에 시그널이 잡혔다 24
마음이 가는 길 26
마리오네트 27
소금덩이 28
밤의 무늬 29
푸시킨에게 붙이는 말 30
먹물 한 방울이 31
제2부 위로가 되는 기억
위로가 되는 기억 35
왕비를 사랑한 거울 36
그 밤, 오래도록 38
델마와 루이스처럼 40
너를 보낸 후 42
네가 보낸 꽃눈이 44
기억을 벗기며 45
밤비에 사는 사람들 46
산까마귀 날아오르다 48
골짜기 바람을 만난 날 49
흐린 날 50
제주도 가는 길 51
제3부 너무 늦지 않았으면
직녀 이야기 55
너무 늦지 않았으면 56
빨래 58
나는 그대 편이다 59
봄날 고양이처럼 60
별이 빛나는 밤 61
그 후로도 오래도록 62
물마중 64
봄 밤 65
슬프지만 진실 66
봄 숲을 거닐며 67
커피 내리기 좋은 시간 68
제4부 노을이 되는 시간
나비를 사랑한 거북 73
너에게 닿지 못한 말 74
보이지 않는 길 75
첫사랑과 헤어진 너에게 76
나의 코딱지 78
너를 재우는 시간 80
신생아 중환자실 81
더듬거리는 시간 속에서 82
가위 83
돌아오지 않을 나의 궁전 84
달랑 아이스크림 한 개에 86
동굴 앞에서 88
제5부 남겨진 등 위로 눈꽃이
나비효과 91
곡두 92
그런 때가 있었습니다 94
그 때 95
그렇게 스며들고 싶다 96
김광석 노래를 듣던 날 97
겨울에 갇히다 98
손 99
기억에 바람이 불어 100
어둠을 머금다 101
남겨진 등 위로 눈꽃이 102
봄이었으면 좋겠어 103
그 사람이 내게로 왔다 104
잔몽殘夢 105
해설_역설과 직관의 시학, 차오르는 서정의 힘/이지엽 106
저자소개
책속에서
마법의 빵집
그 곳은
성처럼 높이 솟은 차가운 담벼락
막다른 곳 깨어나지 않은 시간
은은한 불빛 속에서
하얀 반죽을 어루만지며
성냥팔이 소녀의 손 끝으로 피워 낸
희망만이 찾을 수 있는
마법을 구워낸다
깊은 밤부터 어슴새벽까지
늘 그 곳에 있지만
늘 그 곳에 없는
곡두
먼 데서 울리는 벨소리
더듬더듬 슬리퍼에 발을 꿰며 문을 열자
팝콘처럼 터져버린 머릿속
초점을 맞추느라 느리게 올려보다가
뛰어 들어와 더듬더듬 세면대를 부여잡고
거울을 보았다
부스스한 머리 허옇게 뜬 얼굴
불안하게 흔들리는 눈동자
급하게 손가락 빗질을 하고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뱉기를
파르르한 입 끝을 올리며
주방으로 가 찻물을 올리고 찻잔을 꺼냈다
손끝에 힘을 줘보지만 외려
달그락 소리가 크다
들은 건 아닐까
물은 참 더디도 끓었다
이대로 등을 돌리고 서 있어도 될까
잘 지냈느냐고 안부라도 물어야 할까
그도 아니면 요즘은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
아직도 한 달에 한 번은 영화를 보는지
생각만 분주한 벙어리 매미가 되어
찻잔을 부여잡고 손가락 깍지를 꼈다가 풀다가
큰 숨 들이쉬고 돌아서니
젖은 서운함이 가득한 거실
커튼만 날리고
봄날 고양이처럼
진달래 서너 그루
양지바른 동산 위에서
반쯤 눈을 감으면
구부린 등을 타고
아래로 아래로
꼬리 끝까지 퍼져가는 나른함
살랑이는 꼬리 끝
기분 좋은 찰싹임에
아지랑이 아롱아롱
봄기운 멀리
머얼리 퍼져 가
봄 꿈 꾸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