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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사회과학 > 사회문제 > 사회문제 일반
· ISBN : 9791167376299
· 쪽수 : 656쪽
· 출판일 : 2026-03-04
책 소개
목차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의 회고록에 도움을 준 에디터, 에이미 월러스의 말
들어가며
제1부 딸
제1장 “꼬마”
제2장 그로잉 투게더
제3장 버지니아 리
제4장 아무것도 아닌 것보다 못한
제5장 우리가 승리할 것
제6장 소원을 빈다고 다 이루어진다면
제7장 돌아온 유령
제2부 죄수
제8장 분홍색 저택
제9장 뒤틀린 혈관을 바늘로 헤집으며
제10장 정말 중요한 손님
제11장 피라미드의 가장 밑바닥
제12장 “네가 나에게 해준 것처럼”
제13장 “다른” 남자와의 시간
제14장 꼭두각시
제15장 도저히 용납할 수 없던 선
제3부 생존자
제16장 미소의 나라
제17장 괴롭힘에 맞서는 자
제18장 신혼부부
제19장 세상 반대편에서
제20장 세상에 나온 걸 환영해
제21장 요주의 인물
제22장 “이 아이는 타일러야!”
제23장 나만의 작은 공주님
제24장 작은 균열
제25장 다시 햇살이 비추는 곳으로
제26장 로키산맥의 환희
제4부 전사
제27장 막다른 길
제28장 넌 언제나 내 딸이야
제29장 엄숙히 선서합니다
제30장 심판의 시작
제31장 정의의 서막
제32장 살아남은 자매들의 연대
제33장 꺾이지 않는 의지
제34장 설상가상으로
제35장 반격의 시간
제36장 맥스웰을 재판장으로
제37장 매듭지으며, 다시 일상으로
제38장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소녀
리뷰
책속에서
최근 몇 년 동안 내 이야기는 수많은 책과 팟캐스트, 인터뷰, 기사, 영화와 미니시리즈, TV 특집 프로그램을 통해 잘려 나가고 덧붙여지며 여러 사람의 입을 거쳐 전해졌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온전히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말한 적은 없었다. 이제야 비로소, 비어 있던 부분을 채우고 부족했던 맥락을 더해 기록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되었다. 소녀들은(그리고 소년들은) 어느 날 갑자기 성착취의 표적이 되지 않는다. 반복적인 성폭력 또한 뜬금없이 시작되지 않는다. 많은 경우 그런 일은 너를 사랑한다고 말하던 사람들에게서 버려지는 순간 시작된다. 내 과거를 밝히는 이유는 단 하나다.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여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어서다.
한때 나는 침묵 속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제는 내 목소리를 찾았다. 이 책은 그 변화의 결과다. 남편이 말한 대로, 나는 전사가 맞다. 이야기를 품은 전사로서, 마침내 내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려 한다.
_ 〈들어가며〉에서
내겐 아무도 그런 말을 해주지 않았다는 게 못내 슬펐다. 열 살 무렵부터 나는 사춘기에 접어들지도 않은 몸을 혐오하기 시작했다. 내게 상처를 주는 어른들의 더러운 시선이 내 몸 때문인 것 같았고, 어떻게 해도 학대를 멈출 수 없는 현실이끔찍했다. 그래서 나는 식사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넌 먹을 자격 없어.’ 머릿속에 그런 목소리가 울렸다. 그 시절 스스로에게 유일하게 허락한 탐닉은 디즈니 애니메이션 〈신데렐라〉 비디오테이프였다. 나이에 비해 유치하다는 걸 알면서도, 그 작품은 이상할 만큼 위안이 되었다. 낡은 비디오 플레이어로 수없이 반복해서 보다 보니, 늘 내 곁에 붙어 다니던 스카이디마저 흥미를 잃고 자리를 뜰 정도였다. 오프닝 음악이 흐르며 합창단이 “신데렐라, 이름만큼이나 아름다운 아이”라고 노래하면, 곧 신데렐라가 침대에서 깨어나 긴 금발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며 등장했다. “꿈은 깊은 잠에 빠졌을 때 마음이 품는 소망이야.” 신데렐라는 주위에 모여든 새와 쥐들에게, 그리고 나에게 그렇게 노래했다. 나는 가족에게 학대당하며 집안일을 도맡는, 사랑받지 못한 딸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했다. 잘생긴 왕자에게 구원받듯 데려가지는 상상도 좋았다. 아무리 슬퍼도, 신데렐라는 믿음을 잃지 않으면 더 나은 삶에 대한 소망이 이루어질 거라고 노래했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이런 질문이 떠나지 않았다. 정말 그렇게 단순한 일일까.
_ 〈우리가 승리할 것〉에서
열일곱 살 생일을 목전에 두고 엡스타인과 마주했을 당시, 내 유일한 소망은 홀로서기에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것이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였다.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 반추해보니, 10대 시절의 나는 기술 말고도 갈구하던 무언가가 있었다. 첫날 밤 엡스타인이 내게 건넨 말이무엇이었던가. ‘놓치고 싶지 않은’ 물건이라고 했다. 누군가에게 소중한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그리하여 나를 가치 있는 존재라 믿을 수 있기를 내가 얼마나 간절히 바라왔는지 이제는 누구나 짐작하리라. 관계 초기 엡스타인의 저택을 방문할 때마다 그와 맥스웰은 검은 더플백에 든 두툼한 돈뭉치에서 100달러 지폐 두세 장을 떼어 건넸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세계로 유인된 이유는 비단 돈뿐만이 아니었다. 내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 도구로 취급받고 상대의 비위를 맞추며 간신히 생존을 이어온 오랜 세월 탓이었다. 성인이 되기 직전의 소녀였음에도 나는 타인을 만족시키는 데 급급했고, 설령 나 자신이만신창이가 될지언정 상대의 기분을 맞추려 애썼다. 지난10년 동안 내 주변의 남자들은 학대라는 본질을 ‘사랑’이라는 가짜 껍데기로 교묘히 포장했다. 엡스타인과 맥스웰은 바로 이 뒤틀린 혈관을 바늘로 어떻게 헤집어야 하는지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_ 〈뒤틀린 혈관을 바늘로 헤집으며〉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