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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예술/대중문화 > 건축 > 건축이론/비평/역사
· ISBN : 9791167522665
· 쪽수 : 439쪽
· 출판일 : 2023-01-05
책 소개
목차
머리말
서론
제1부 왜 건축철학인가?
1. 건축을 철학한다
1) 왜 건축철학인가?
① 다른 시대에는 다른 영감이 있다
② 역사의 결정은 ‘중층적’(surdetermine)이다
2. 인식론적 장애물(1): 전기 고고학 시대
1) 구축의 고고학: 비트루비우스 효과
2) 알베르티 효과: 수목적(樹木的) 고고학 시대
3) 세를리오 효과: 욕망의 일탈
3. 인식론적 장애물(2): 의식의 돔과 건축사의 돔
1) 아치에서 돔으로
① 사원(templum)과 시간(tempus)의 의미 연관
② 인공하늘
2) 신체(神?)에서 성체(聖?)로
3) 돔 안의 천재들: 천재성 게임
① 요절한 천재: 라파엘로의 예술혼
서명의 방: 라파엘로의 철학과 자유학예 / 라파엘로의 천장화: 여신들을 위한 돔 / 천재성의 자유횡단: 건축가 라파엘로
② 미켈란젤로의 돔
천재성과 이성의 간계 / 부활을 다시 묻다 / 개인적 욕망과 집단적 광기의 이중주 / 간계와 이성의 경연장, ‘시스티나’ / 미켈란젤로의 에피고네이즘
③ 건축가 미켈란젤로의 명암
④ 승리자 게임
⑤ 수도(Capital)의 망령과 부역의 미학
로마의 일체화와 대성당 돔의 운명 / ‘비아 쥴리아’(Via Giulia)와 로마의 부활
⑥ 에필로그
제2부 바로크가 르네상스다
4. 인식론적 장애물(3): 후기 고고학 시대
1) 바로크가 르네상스다
① 바로크는 무엇인가?
② 스토아주의와 바로크
③ 들뢰즈의 주름 접기와 바로크론
④ 바로크: 양식과 시대정신
뵐플린의 다원주의 / 포시용의 생명주의 / 바로크 논쟁
⑤ 베르니니: 바로크의 미켈란젤로
개방과 포용 / 건축가 베르니니 / 종합예술가 베르니니 / 분수미학 / 베르니니 신드롬
⑥ 보로미니: 건축의 조각미학
⑦ 바로크가 르네상스다
2) ‘위대한 양식’, 프랑스의 바로크
① 위대한 속주름들 273
② 유혹과 야망의 거대주름들: 태양왕의 국가이성과 국민예술
프랑수아 1세에서 루이 14세까지 / 국가이성과 프랑스어 / 아카데미즘과 국민예술
③ 국가이성의 시그니처: 건축
절대왕정의 산실: 루브르궁 / 선망(羨望)의 미학: 베르사유 궁전 / 저무는 위대한 마술
제3부 고고학에서 계보학으로
5. 건축철학의 변이적 상전이
1) 인식론적 단절: 고고학에서 계보학으로
① 탈구축의 계보학
② 단절장애물로서 고고학적 구축들
③ 탈구축의 전위시대
2) 탈구축의 문턱과 문턱값
① 장식논쟁의 계보
그로테스크 장식 비판 / 로카유 장식 비판
② 장식주의와 그 문턱들
전위도시 빈과 빈 학파들 / 빈 학파의 순수지향성
③ 로스의 장식비판과 무장식의 문턱값
④ 제들마이어의 장식의 사멸: 원통형 기둥의 종말
3) 탈구축의 경계인들
① 전쟁의 문턱값과 바우하우스
공존의 예술로서 건축 / 전쟁과 그로피우스 / 그로피우스의 바우하우스
② 건축예술의 경계인, 르 코르뷔지에(1):
그가 넘은 문지방들
과학의 진보와 기계의 침입 / 예술건축에서 기계건축으로 / 돔-이노 이론: 건축에서의 실존주의
③ 건축예술의 경계인, 르 코르뷔지에(2):
모더니즘 너머로
거대구조에서 미시구조로 / 롱샹성당, 건축의 시학이 되다 / 포스트모더니즘 건축의 신기원이 되다
④ 20세기 종합예술가, 르 코르뷔지에
20세기의 미켈란젤로 / 르 코르뷔지에의 후렴
결론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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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책속에서
그것들은 이제껏 정주민의 매우 지능적이고 탐욕스런 욕망과 지나치게 이기적인 이성과의 야합에 의한 성과물인 것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건축물이란 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 공적이든 사적이든, 훈육적이든 고백적이든, 기능적이든 예술적이든 가릴 것 없이 크고 작은 권력(부, 권위, 명예 등)을 합리화하려는 야합의 회전문들을 생산하며 도시화에 봉사해 왔기 때문이다.
건축의 역사가 곧 종교권력(교황)이나 정치권력(절대군주와 귀족) 또는 경제권력(대부호)과 같은 거대권력들에 의한 고고학의 역사가 되었던 까닭도 거기에 있다. 건축가들에게 독자적인 자율권이 주어진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건축의 역사만큼 ‘부역의 미학’을 강요받은 역사, 이른바 ‘부역의 고고학’으로 장기 지속되어 온 역사가 흔치 않은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건축양식에서의 돔은 유럽의 도시들을 유목하는 시공적 ‘리좀’(rhizome)이 되었다. 르네상스(전기 고고학 시대) 이후 건축주와 건축가의 관계도 바로크(17세기)에서 낭만주의(18세기)와 역사주의(19세기)를 거쳐 쌍방이 ‘호혜 공생’하는 상리공생(mutualism)의 시대, 즉 열린(수평적 대등) 관계의 계보학 시대로 접어들기 이전까지 여전히 ‘닫힌 관계’였고, 좀처럼 접히지 않는 주름이었다. 하지만 그와 같은 일방적인 편리(片利)공생의 유형도 ‘부역공생에서 타협 공생으로’, 다시 말해 권력을 이용하여 역사에 등록될 만한 유물 남기기 경쟁에서 보여 온 수직적 위계의 유형이 점차 건축가의 자율지수가 높아지며 창의성의 여지가 많아지는 상호 타협의 관계로 바뀌어 갔다. 이른바 ‘후기 고고학 시대’가 전개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히려 당시 로마와 이탈리아의 건축가와 미술가들은 지배적인 교권과 결정적 권위자로서 교황의 거대권력이라는 이중고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미켈란젤로를 비롯한 천재적인 종합예술가 들은 칼 융이 말하는 ‘내가 소유하지 않고 내가 행하거나 체험하지 않은 그 어떤 것들로부터 나를 해방시킬 수 없다’는 병기, 즉 ‘메피스토펠레스 증후군’에 걸린 교황들의 피해자인 셈이었다.
그들은 교황들의 ‘인정욕망’이 벌였던 성도(聖都)의 구축경쟁뿐만 아니라 더 화려하고 웅장한 궁전과 별장을 사유(private: 라틴어의 ‘빼앗다’를 뜻하는 ‘privare’에서 유래)하려는 ‘취득욕망’, 게다가 사후의 영묘까지도 경쟁하는 ‘과시욕망’의 병적 광기―프로이트에 의하면 소유에 대한 지배적인 지향성이 지속되거나 소유하는 것에 전념하는 인물은 성인일지지라도 소유양식 에서 황금과 오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유아기의 ‘항문애적’(anal-erotic) 병기를 지닌 자이다. 그는 이미 소유나 취득에 대한 신경증적 병기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탓에 인본주의의 시간적 폐역인 고고학 시대의 터널을 통과할 수 없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