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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외국시
· ISBN : 9791167524669
· 쪽수 : 149쪽
· 출판일 : 2024-04-20
책 소개
목차
방랑길 Ⅰ 漂泊途上 Ⅰ
방랑길 Ⅱ 漂泊途上 Ⅱ
방랑 漂泊
화성망루에서 노래하다 華城の望楼に歌う
개구리 蛙
조선을 떠나던 날 朝鮮を去る日
이방인 異邦人
거리의 전차 街の電車
할머니 おばあさん
제자들에게 教え子に
빌딩 풍경 ビルディング風景
도서관 서고 図書館書庫
시대를 초월한 것 時代を超えるもの
9월 1일을 생각한다 九月一日を憶う
애국심 愛国心
향촌 풍경 郷村風景
옥상 전망 屋上展望
웃음 笑い
죽기 전 死の前
상처받아 핀다 傷ついて咲く
아버지와 아들 父と子
창 窓
철창단장 鐵窓斷章
1933년 12월 一九三三年十二月
통지 通知
우스운 이야기 笑い話
반성 反省
사랑과 미움 속에서 愛と憎しみの中で
찬비 氷雨
누더기 깃발 らんるの旗
재생기 再生記
해설
우에무라 타이(植村諦) 연보
책속에서
호숫가 초여름 밤이다
버들가지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하늘이 아주 맑게 개고
달이 나와
시커먼 호수 위에 그 달이 떠 있다.
(중략)
밝은 하늘 아래에서 이상한 거리의 소음이
가슴을 따라 들려온다.
아침부터 일자리를 찾아 온종일 헤매다
이런 곳에서 쓰라린 추억을 씹고 있는 것은 나였던가
아! 여기는 일본의 수도 도쿄라 한다
나의 모국이라 한다
그러나 내게는
아득한, 아득한 이방에 왔다는 생각만 솟구친다.
_「이방인」
삼 년 동안 폐를 앓던 친구가 빈사의 몸을 비틀거리며, 먹을 것을 찾아 거리를 걷고 있다. 친구는 오늘 집주인에게 집을 뺏기고, 작은 보따리 안고 차가운 비를 맞으며 방랑길을 나섰다. 그런 수백만의 모습이 서로 겹쳐져 내 마음을 압도한다.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무력. 작은 애정과 감상이 이럴 때 무슨 소용인가. 나는 조용히 불을 지피고, 물을 끓여, 차가운 밥을 먹으며 신문을 읽는다. 내년도 예산 21억. 그 반에 가까운 군사비, 나는 그 무서운 그들의 힘에 압도되지 않는다. 21억을 대의명분으로 떠드는 무수한 그 녀석들의 말. 나는 그 속에서 그 녀석들의 공포의 모습과 우리들의 힘을 느끼면서 밥을 잘 씹어 위에 보낸다.
_「1933년 12월」
같은 길을
같은 목표를 응시하며
싸워 온, 오랜
중압과 한랭의 시간 ―
때로는 높은 이상을 치켜들고
젊은 정열에 몸을 불사르고
함께 몸을 적에게 내던지며
때로는 무참한 패배 속에서
깨지고, 상처받고, 괴로워 몸부림치며……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푸른 하늘 아래
너는 색깔 선명한 붉은 깃발의 물결 속으로 휩쓸려 갔다
너는 말하겠지
사상의 자유를 ―
너의 빛나는 눈동자의 밑바닥에 불타는
탐욕스런
진실 탐구의 열정
그것이
동지와, 우애와
모든 과거의 세속의 사랑을 짓밟고
군중의 행진에 몸을 내던졌다
(중략)
아아, 색깔 선명한 붉은 깃발의 물결이여
우리들이 치켜든 검은 누더기 깃발이여
_「누더기 깃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