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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역사 > 일본사 > 일본사 일반
· ISBN : 9791167525772
· 쪽수 : 341쪽
· 출판일 : 2025-01-15
책 소개
목차
시작하면서
역자 서문
Ⅰ 아나키즘 사상의 도입
1. 아나키즘의 특징
자립과 인간성을 찾아서
아나키즘이란 무엇인가
자립과 인간성의 사상•21
2. 아나키즘의 도입
아나키즘의 선구, 동양사회당
아나키즘의 도입
사회주의의 보급과 아나키즘의 체계적 소개
게무야마 센타로煙山専太郎와 《근세무정부주의》
Ⅱ 여명기의 아나키즘 - 직접행동론
1. 직접행동론의 도입
운동 속의 아나키즘
고토쿠 슈스이幸德秋水, 아나키즘을 향한 접근
미국에서의 고토쿠 슈스이
2. 직접행동론의 정착
직접행동론의 선언
직접행동인가 의회주의인가
대립과 분파활동의 진행
메이지明治 천황에게 보내는 공개장
3. 탄압과 직접행동파의 고립
고토쿠의 아나키즘으로의 침잠沈潛
적기사건赤旗事件의 발생
고토쿠의 상경과 직접행동파
4. 대역사건과 메이지 아나키즘
미야시타宮下의 천황제 미신에 대한 도전
천황 암살 계획
대역사건의 발각
메이지 아나키즘의 도달점
Ⅲ 씨 뿌리는 사람들
1. 아나키즘 운동의 재개
폭풍우 속의 출항
《근대사상》의 발전
《평민신문》의 발간
아나키즘의 정착
2. 잊힌 선구자들
아나키스트의 원점
가난하고 마음 따뜻한 전도사 와타나베 마사타로渡辺政太郎
‘그리스도’ 히사이타 우노스케久板卯之助
평민 미술운동의 선구자 모치즈키 카쓰라望月桂
3. 계몽에서 실천으로
노동자 속으로
연구회 활동에서 노동조합 활동으로의 전기
Ⅳ 노동자 시대의 도래
1. 아나키즘과 노동운동
노동자 시대의 개막
신우회信友會
정진회正進會
《노동운동》의 창간
생활 불안과 운동의 활성화
2. ‘아나·볼’ 공동전선
국제적 조류의 유입과 제1회 메이데이
노동조합동맹회의 성립
사회주의자의 전국적 동맹
사회주의동맹과 오스기 사카에大杉栄
3. 아나키스트의 시점
생디칼리즘화의 파도
오스기와 노동운동
오스기의 백지주의白紙主義
4. ‘공동’ 그리고 파탄
제2차 《노동운동》과 일본의 운명
공동전선에서 대립으로
Ⅴ 아나·볼 대립 시대
1. 아나키즘의 침투
아나·볼 대립 시대의 개막
제3차 《노동운동》
기업별 조합과 아나키스트
야하타八幡 제철소와 아나키스트들
2. 일본노동조합연합의 시도
총연합운동의 개시
기계연합의 성립
총연합운동의 진전과 아나·볼의 쟁점
총연합대회 개막
총연합운동의 의미
총연합운동의 여파
3. 아나키즘 운동 최후의 고양高揚
국제 무정부주의자 대회
오스기의 도달점
《조합운동》과 인쇄공연합회
오스기의 귀국과 아나키스트의 전국적 동맹
소리 없이 다가오는 후퇴의 기운
Ⅵ 후퇴와 테러리스트의 대두
1. 아나키즘 운동의 후퇴
관동대진재와 사회운동
오스기의 학살
혁명적 생애
방향 전환의 폭풍우
아나키즘 운동의 쇠퇴
2. 테러리즘의 출현
검은 테러리스트 무리
테러리즘의 논리
테러리즘의 실천
광란의 테러
당당한 테러리스트
Ⅶ 전국자련全國自連과 순정아나키즘
1. 재건과 전국적 연합을 향한 노력
전국적 연합을 향해
흑색청년연맹과 긴자銀座사건
전국자련全國自連의 창립
전국자련 제2회 대회 개막
2. 분열과 침체
순정아나키즘의 침투
전국자련의 분열
자협自協의 성립과 아나키즘 운동의 후퇴
문화운동과 《디나미크》
농촌청년운동
3. 합동 기운의 양성釀成
아나키즘 진영의 자기비판
합동 기운의 고조
Ⅷ 아나키즘 운동의 합동과 종언
1. 합동과 무정부공산당無政府共産黨
해방문화연맹의 결성
무정부공산당의 성립
무정부공산당의 논리
자련自連과 자협自協의 합동
2. 아나키즘 운동의 종식
무정부공산당 사건의 발각
농촌청년사 사건과 아나키즘 운동의 종언
맺는말을 대신해
참고 문헌
일본 아나키즘 운동사 연표
책속에서
인간의 내면은 아무리 가열한 폭력이나 위력 있는 돌풍으로도 절대 끌 수 없는 등불을 갖고 있다. … 그러나 현실 사회에서는 그런 마음의 등불이 자유롭고 아름답게 무한히 계속해서 빛을 내기에는 너무 많은 제약이 따른다. 눈에 보이는 것에서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사회적, 정치적 또는 경제적 제한과 규제 그리고 규칙이 도처에 깔려 있어 생을 자유롭게 누릴 수 없다.
그렇더라도 인간의 마음 한구석에 타오르는 등불은 어떤 규제나 압력에도 완전히 소멸할 수 없는 것이다. 지그시 폭풍우를 견디며 마치 바람 앞의 등불과 같은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에도 결코 완전하게 소멸하지는 않는다. 마음의 등불이 꺼지는 것은 ‘인간=개個’의 죽음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인간의 마음의 빛에 민감하게 반응해 그것을 확실하게 받아들이려는 것이 아나키스트의 심정적 출발점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아나키즘이 불평등과 차별, 권력적인 것에 반발하는 일상의 극히 일반적인 감정을 원류로 갖고 있다는 것, 그로 인해 명확한 정의와 이론 체계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그것과 관계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1908년 6월 22일, 1년 2개월의 형기를 마친 야마구치 고겐山口孤劍의 출옥 환영회가 직접행동파와 의회정책파의 공동 개최로 긴키칸錦輝館에서 열렸다. 야마구치는 오랜 투옥 생활로 분파분쟁에서 초월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모임이 끝날 무렵 오스기大杉, 아라하다荒畑, 우쓰노미야 타쿠지宇都宮卓爾, 무라키 겐지로村木源次郎 등 경파의 젊은이들은 연파에게 야유를 담아 미리 준비한 ‘무정부’, ‘무정부공산’, ‘혁명’이란 문자를 하얗게 드러낸 3개의 적기를 들고 데모를 시작했다. 그들이 여세를 몰아 관외로 나가려 하자, 대기하고 있던 경찰관과 몸싸움이 시작됐다. 이미 6월 19일 아침 센다이仙台 감옥에서 우에노역에 도착한 야마구치를 마중할 때 볼 수 있었던 데모대와 경찰 간의 난투의 재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달랐다.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던 오스기와 아라하다뿐만 아니라 중재에 나서거나 마침 그 자리에 있었을 뿐인 야마카와山川도, 그리고 간노 스가코管野須賀子, 가미카와 마쓰코神川松子, 고구레 레이코小暮れい子 등과 같은 여성도 검거되었다. 더구나 무참하게 폭력도 당했다. 이에 대한 피검거자 및 각지 주의자들의 반감과 분노는 그때까지의 탄압에 배가되어 예사롭지 않았다. … 이 사건에 발이 묶인 사이온지 내각은 7월 4일 총사퇴했다. 이어서 야마가타山県의 입김이 강했던 가쓰라 타로桂太郎가 내각을 조각했다. 야마가타 등이 의도했던 결과였다.
9월 1일 관동대진재 기념일에 혼고 기쿠자카菊坂의 초센지長泉寺에서 시의회 주최로 후쿠다 마사타로의 강연회가 열렸다. 이날을 기다리던 무라키 겐지로와 와다 큐타로는 초센지로 향했다. 와다는 회의장 근처의 서양 요리점 엔라쿠켄燕樂軒에, 무라키는 회의장 내에 자리 잡고 후쿠다를 노렸다. … 와다는 시간을 가늠해 엔라쿠켄을 나와 그 앞길(혼고 3초메)에 섰다. 복장은 파나마모자에 견직물 하오리羽織로, 한 손에는 손가방을 들고 있었다. 그 안에는 권총이 한 정 감춰져 있었다. 이윽고 후쿠다를 태운 차가 다가왔다. 후쿠다가 차에서 내려 휴식을 위해 엔라쿠켄으로 향하던 순간, 와다가 저격했다. 하지만 첫 발이 실패로 끝났다. 와다는 도주했지만 근처에서 체포되었다. 오스기 학살 이후 그 복수에 불타올랐던 두 사람이었지만 와다는 결국 그것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 후 9월 3일 후루타, 무라키 등은 와다가 구류되어 있는 혼고 모토후지本富士 경찰서 사환실에 폭탄을 던졌다. 이어서 9월 6일에는 후쿠다 대장의 집에 소포폭탄을 보냈다. 집안사람이 소포를 개봉하자 이상한 연기가 났고, 이에 놀라 소포를 정원으로 내던지는 바람에 부상자는 없었다. 와다의 체포 후 아나키스트의 전국적 음모 계획이라는 이유로 신문기사가 금지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