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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563972
· 쪽수 : 250쪽
· 출판일 : 2023-09-27
책 소개
목차
행복 제작소 07
꿈 몸살 25
디버깅 요원 50
갈라진 얼음 75
돌연한 물음 102
무인 솜사탕 수레 122
꿈의 몰락 133
니치 향수 150
옆집 할아범 165
딱정벌레 브로치 183
행복의 제물 209
하얀 종이 239
후일담 244
숨겨진 제목 246
저자소개
책속에서
국제 통용어로 오로라 이엘로(Aurora Hielo), 한국어로 ‘오로라 얼음’이라 불리는 암석은 순수 행복 입자(Ha)로 구성된 신비한 물질이었다. 극지방에서 처음 발견된 오로라 얼음은 세상을 순식간에 뒤바꿔 놓았다.
오로라 얼음이 만들어내는 ‘오로라’는 행복의 새로운 정의가 되었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오로라의 꿈. 오로라가 가공한 세상에서는 언제나 성공과 승리만이 계속되었다. 재력을 원한다면 부자가 되었고, 권력을 원한다면 왕이 되었다. 인기를 원한다면 스타가 되었고, 지식을 원한다면 석학이 되었다. 오로라의 꿈에서 불가능이란 없었다. 조건 없는 긍정은 사람들에게 평생 느껴 보지 못한 감정을 안겨다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사람이 된 것 같아.’
범접할 수 없는 독보적인 존재가 되는 경험. 세상 모든 이들을 발밑에 두고 가장 높은 곳으로 오르는 기분. 그건 대체 불가능한 행복이었다. 세상은 이제 오로라 얼음이 발견되기 이전으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단어에는 여러 뜻이 있지. 사전에 없는 뜻일지라도 누군가에겐 의미가 되기도 해.”
그는 무언가를 더 말하려다 말고는 고개를 저었다.
“작업실은 저쪽이란다. 잘 가거라.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또 보자.”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위태롭게 내디디며 천천히 그녀에게서 멀어져 갔다.
디버깅 요원이라니. 우리가 무슨 프로그램도 아니고.
불쾌한 이름. 피페를 포함한 오로라 제작자 대부분은 디버깅 요원을 기피했다. 그들은 오로라 제작자들을 위해 기용된 특수 심리 상담가들이었지만, 그건 단지 표면상의 이유라는 걸 모르는 이는 없었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저 녹슨 부품이 아니라고 설득하는 것뿐일 테니까.
지금 내가 그러려고 하는 것처럼. 피페는 한숨을 쉬며 시계를 확인했다. 시간은 9시 50분을 향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