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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566539
· 쪽수 : 150쪽
· 출판일 : 2024-12-28
책 소개
목차
거울이 움직였다 6
시끄러운 아침 11
진짜 거울 찾기 17
전쟁의 서막을 알리는 북소리 28
내가 사라진 세계 42
솔직해서 두들겨 맞은 겁쟁이 52
빈곤하게 파편화된 61
나는 내가 싫다 72
환상의 나라의 타일공 77
금맥 찾기와 뱀의 혓바닥 89
숫자로 지어진 땅 97
너에게로 가는 중 106
표적이 된 눈과 기나긴 고백 117
마지막 생존자 132
후일담 138
남겨진 편지 144
저자소개
책속에서
자꾸만 그가 의심스럽다. 내가 내가 아닌 듯 수상하다. 거울 속의 그는 본체에서 외따로 떨어진 부속품처럼 호젓하다.
나는 본다. 거울 속 나의 얼굴이 순식간에 일그러지는 모습을. 두 눈동자가 순식간에 선뜩선뜩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다급한 경고음. 그는 곧 두 눈을 허옇게 뒤집으며 주저앉는다. 힘없이 뒤로 눕는다. 그대로 고꾸라지고 만다.
이로써 모든 게 분명해졌다. 나는 보았다. 거울이 움직였다. 분명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건 꿈결의 허상이 될 수 없다. 거울 속 그와 달리, 나는 여전히 이렇게 두 다리로 버티며 서 있지 않은가.
그는 내가 망치를 보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는 그가 내가 망치를 보았다는 것을 안다는 사실을 안다.?
그는 나를 한 번 보고 망치를 한 번 본다.
나는 그를 한 번 보고 망치를 한 번 본다.
그가 망치를 향해 달린다.
나는 미친 듯이 뒷걸음질 친다.
저게 깨지면 어떻게 되는 거지?
우리 둘 중 누가 살아남을 수 있는 거지??
아니, 그보다. 우리 둘 중에 대체 누가 ‘진짜’인 거지??
나는 이곳에 있지만, 존재하지 못한다. 그가 사라지자 나는 세상에서 삭제되었다. 실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없는, 한 자락의 혼령으로 변해버렸다.
그래선 안 된다. 내가 사라진 세계는 현실이 되어선 안 된다. (...)
나는 울적했던 것뿐이지, 죽고 싶었던 게 아니다.
그를 찾아야 한다. 찾아내야 한다. 지금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