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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7780867
· 쪽수 : 224쪽
· 출판일 : 2023-07-08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_ 1968년, 사월의 어떤 이별
1부 그 여자들과 어린 방랑자
1934년, 귀히의 탈출기
1936년, 시월의 춘양
1939년, 홀로 남겨진 아이
1940년, 네 엄마는 가짜다
1941년, 아이야, 일본으로 와
1942년, 어린 방랑자의 선택
2부 가시에 찔려, 헤매다
2008년 6월, 요셉의원에서 시작된 이야기
1945년, 첫 번째 가출은 바다를 건너
2008년, 내 이름은 재훈이
1950년, 피난 말고 가출
2008년 7월, 과거에서 온 손님
3부 흔들렸기에, 흔들림을 아는
1952년, 미군 부대의 하우스 보이
2011년, 한 발 손수레에서 내리지 못한 아이는
1953년, 어른이 된다는 건
2015년 6월, 힘들었제, 니 맘 안다
2015년 8월, 살아 있으매
책속에서

적잖이 이상하다. 삼십삼 년 인생을 통틀어 아버지인 근섭과 산 시간은 고작 3년이다. 그 3년도 여러 개의 시간 조각을 짜맞춰 이어 붙인 것이라 연속성조차 없다. 함께 보낸 시간이 짧은 만큼 지금처럼 보자마자 자신을 덥석 안을 정도로 부자의 정이 깊지도 않다. 할머니인 성인도 손자인 재훈을 이처럼 살갑게 대한 적이 없다. 마치 누군가를 의식하고 보여주는 행동을 하는 듯한 느낌. 그런데 누구에게? 적어도 인향이나 인향 모친은 아닐 것이다.
임신이었다.
가뜩이나 복작거리는 인쇄전의 좁은 길에서 용케 사람에게 부딪히지 않게 잘 걷고는 있지만 실상 귀히의 눈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다. 수많은 사람의 말소리도 으깨져 들릴 뿐이다. 그녀의 감각기관은 오로지 자궁 속 아이에게 향해 있다.
고작 이틀이었는데. 그런데도 임신이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