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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126602
· 쪽수 : 256쪽
· 출판일 : 2023-07-05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 먼 길을 돌아 사람에게 도착했다 … 4
1장 숨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작은 지구, 섬으로 간다 … 16
그해 겨울, 산중 암자에 여자 넷이 살았다 … 36
내 속도로 살고 싶다 … 54
2장 나 홀로 시골살이를 시작하다
시골살이 준비하기 … 72
우여곡절 끝 시골살이 시작 … 92
낭만적인 시골과 현실의 아이러니 … 118
혼자이고 싶지만 외로운 건 싫다 … 132
3장 둘이서 함께하는 시골살이
이웃과 식구가 되다 … 150
함께하는 즐거움 … 162
집이 바뀌니 삶에 여유가 생겼다 … 184
4장 피보다 진한 법적 가족 만들기
기대와 서운함 없는 ‘아름다운 거리’ … 202
농담이 현실로, 친구를 입양하다 … 218
우리의 ‘숲속 ☆☆☆’이 문을 엽니다 … 244
에필로그 | 삶에 정답이 없는데 실패가 어디 있겠어 … 252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나는 남들이 말하는 부군도, 남편도, 애들 아빠도 없다. 그리고 배 아파 낳은 자식도 없다. 하지만 나에게도 함께 사는 가족이 있다. 작년 봄, 나는 나보다 50개월 어린 친구 어리를 딸로 입양했고, 그렇게 우리는 가장 친한 친구이자 법적 가족이 됐다. 입양신고서를 접수하기 위해 방문한 읍사무소에서 가족관계등록 업무 담당자는 말했다. 해당 업무를 오래 했지만, 재혼 가정도 아니고 게다가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성인 입양 사례는 처음 본다고. 그 후로 1년이 지났다. 입양 신고 일주년을 맞아 기념 여행을 다녀왔을 뿐 우리 삶에 별다른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다. 우리는 여전히 매일 아침 함께 차를 마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각자의 하루를 살며, 함께 밥을 먹고, 일상을 나눈다. _ 프롤로그 〈먼 길을 돌아 사람에게 도착했다〉 중에서
보수적인 시각에서 보면 나는 비주류다. 도시가 아닌 시골에 살고, 결혼하지 않았고, 아이를 낳지 않은 40대 여성이며, 비건 채식을 하고, 어찌 보면 이상한 법적 가족을 이뤄 살고 있다. 방황하던 20~30대에는 나에게 맞는 곳을 끊임없이 찾아 헤맸다. 그 과정에서 무작정 제주살이를 하기도 했고, 다시 서울로 올라와 늦은 나이에 대학에서 새로운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다 마음을 다잡고 몇 년간은 도시에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보려 애썼다. 하지만 결국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불편함과 나다운 삶에 대한 갈증으로 혼자 두메산골로의 이주를 감행했다. 자연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하지만 젊은 비혼 여성이 홀로 시골 마을에 사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결국 비슷한 또래 친구들이 있는 지역에서 현재 두 번째 시골살이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곳에서 친구 어리를 만나 혼자가 아닌 둘이 됐다. _ 프롤로그 〈먼 길을 돌아 사람에게 도착했다〉 중에서
우리가 입양 가족이 된 건 현재로써 서로의 법정대리인이 되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생활동반자법이 있었다면 우리는 입양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친구끼리 반려인이라는 수평적인 관계가 아닌 부모 자식이라는 수직적인 관계가 되는 건 원하지 않았으니까.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함께 살며 힘이 되는 존재에게 가족의 권리와 의무를 갖게 하는 건 개인을 위해서도 국가를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 부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법적 테두리 안으로 받아들이는 생활동반자법이 조속히 제정되기를, 다양한 형태의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법적 보호자가 돼 안정적으로 살게 되기를 소망한다. _ 프롤로그 〈먼 길을 돌아 사람에게 도착했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