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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360600
· 쪽수 : 300쪽
· 출판일 : 2021-12-0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93년 동안의 고독
서문
세상 밖으로 나오기 위하여
1부
그리움
01 보고 싶다, 엄마가!
02 우물물에 빠진 날 24
03 나의 재능은 엄마의 끼
04 열무 삼십 단 이고 시장 가던 날
05 무더운 여름날의 담배 농사
06 청명한 가을 운동회
07 우리 집 가보
08 사라져 버린 타자기
09 아름다운 살구꽃 집
10 흔적 없이 사라진 우리 집
11 하나뿐인 혈육과 같은 운명
12 엄마의 삶은 엑스트라
13 아버지가 있는 세상에서 살아 보고 싶다
14 친아버지라 여겼던 시아버님
2부
지혜로움
01 골백번 이사하고 생긴 보금자리
02 나의 열정은 엄마의 희생
03 돈보다 사람이 먼저 되어야 한다
04 푸새로 고실고실했던 교복
05 물김치 담그는 법
06 아삭하고 시원한 열무김치
07 가족 식사는 지적 훈련장
08 집에서 먹는 음식이 보약
09 보는 것만으로도 교육이 된다
10 아무리 어려워도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
11 사람은 엉덩이가 가벼워야 한다
12 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한다
13 손주들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돋보기로 사셨다
14 기요보다 더 훌륭하셨던 큰형부
3부
아름다움
01 할머니 젖은 포근하고 편안했다
02 처음 받은 용돈 오만 원
03 찰떡 할머니! 나의 엄마!
04 3대가 함께 가는 목욕탕
05 머리 커트하던 날
06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하던 날
07 고깃국보다 더 맛있는 우족탕과 돌솥비빔밥
08 배 아파서 낳아야 하는 이유
09 눈물이 나오지 않는 눈물샘
10 외롭지 않게 하려면 자주 보는 것
11 소녀였던 때와 여인이었을 때도 있었다
12 시어머님의 무한한 사랑
4부
외로움
01 요양병원으로 모시던 날
02 90세의 총명함
03 내성발톱으로 인한 핑크빛 슬리퍼
04 2017년 제45회 어버이날
05 찰떡 덕분에 더 효도한다
06 얼른 죽고 싶다
07 갓난아이처럼 보살펴야 한다
08 더 이상 아름답지 않은 삶
09 매번 갈 때마다 다른 간식
10 밥상을 휘리릭 채 가버린다
11 무서움에 떨고 있던 모습
12 한여름 폭염 속에서 소중했던 보청기
13 무소의 뿔처럼 늘 우두커니 계셨다
14 엄마는 엄마답게 세상을 떠나셨다
저자소개
책속에서
나는 엄마와 57년 동안 떨어져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함께했다. 3남 4녀 중 막내였지만 엄마는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마도 언니와 오빠들이 일찍 도시로 나가는 바람에 엄마 마음을 많이 헤아렸던 것 같다.
나는 늘 얼른 돈 벌어서 사는 동안 가난에 쪼들렸던 엄마를 호강시켜 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하지만 엄마는 딸과 함께 살면서 자식에게 해준 게 없다며 항상 미안해하셨다.
딸뿐만 아니라 사위와 손자, 손녀를 위해 헌신하셨던 엄마. 부모는 자식의 어깨에 앉은 보이지 않는 먼지도 털어 주고 싶다고 한다. 엄마는 우리 가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돋보기로 사신 분이셨다.
엄마는 항상 “돈보다 사람이 먼저다. 선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돈은 물려주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지혜를 주신 엄마다. 엄마 덕분에 손녀 복덩이는 멋진 소방관이 되었고, 손자 찰떡이는 훌륭한 세무사가 되었다.
나는 음력으로 9월 29일 새벽 5시쯤에 태어났다. 나를 지우려고 엄마가 독한 약을 먹었는데도 신체적으로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태어났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게다가 나는 추수절에 태어나 내 생일날이 되면 매년 우리 집은 소머리떡으로 풍성한 가을을 맞이한다. 가난한 살림이었지만 풍성한 계절에 태어나 소머리떡으로 부자가 되니 이 또한 행운이다. 그래서인지 나는 소머리떡을 좋아하게 되었고, 엄마와의 관계도 떨어질 수 없는 찰떡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렇게 엄마와 나는 첫 만남을 가졌고, 첫사랑으로 인연을 맺게 되었다.
“그리 오래 함께 사셨는데도 그렇게 슬퍼?”
아직 엄마를 떠나 보내지 않은 지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나는 그들에게 “엄마 잃은 슬픔은 아이 낳는 고통과 똑같다”고 말해 주었다. 이 말 외에는 다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렵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얼마나 큰 고통이 따랐던가. 출산하던 날 너무 아파서 죽었다고 생각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엄마를 떠나보내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던 아픔이다.
엄마! 안녕! 천국의 길 잘 찾아가셨는지요?
최근에 유행했던 노래 가사가 생각난다. “먼저 가 본 저세상 어떤가요. 가 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라는 노래 가사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누구든 피할 수 없는 곳이지만 먼저 가신 저세상이 어떤지 그리고 천국이 있는지 궁금하다. 엄마는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겠지만 93년 만에 가는 곳이니만큼 헤매지 않고 잘 가시라고 기도를 올려 드린다.
엄마, 잘 가요.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