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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민이안 (지은이)
북폴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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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eBook 미리보기

책 정보

· 제목 :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한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8412262
· 쪽수 : 174쪽
· 출판일 : 2022-06-30

책 소개

주인공은 기억을 잃은 채 쓰레기장에서 눈을 뜨고, 곧이어 사이코패스 안드로이드의 공격을 받다가 겨우 벗어난다. 그후 쓰레기장에서 만난 구형 안드로이드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몸에 대해 알게 된 주인공은 비밀스러운 임무에 동참하게 된다.

저자소개

민이안 (지은이)    정보 더보기
한국과학기술출판협회 주관 제1회 SF소설 공모전에서 『눈을 뜬 곳은 무덤이었다』로 대상을 수상하였고, 동아사이언스 주관 2023 SF스토리 공모전에서 「타디그레이드 피플」로 소설 일반 부문 우수상과 수학동아 특별상을 동시에 수상하였다.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이야기를 쓴다. 특히 버려진 것들,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것들,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의 위기를 맞은 것들, 명확하게 분류할 수 없는 것들이 애너그램처럼 혼재한 우주를 상상하고 은유하며, 그들에게 상냥하고 따뜻한 세상을 조립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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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뽀얗고, 굴곡진, 어떤 덩어리.
눈을 떴을 때, 정체불명의 물체가 코앞에 놓여 있었다. 색깔이나 표면의 느낌으로 보아 지점토 같은 것이 아닐까 싶은데. 어째서 이런 물체가 내 침대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인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젯밤에 술을 진탕 마셨던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필름이 끊기지 않고서야 이런 걸 기억 못 할 리는 없을 텐데.
“뭐야, 이거….”


“내가 네 조수가 될게!”
걸음을 멈춘 달이 의아한 얼굴로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담백하게 물었다.
“왜?”
나는 머릿속에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말들을 되는 대로 뭉쳐서 내뱉었다.
“왜냐하면…. 왜냐하면…. 네가 명령어를 수행하는 걸 돕는 것이 내 명령어니까! 그러니까 내가 내 명령어를 수행하려면 너를 따라가야만 해! 그게 내 사명이라고 지금 정했거든? 대충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지? 그러니까 나도 같이 데려가줘!”
쟁반같이 둥근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달.
그 오묘한 표정에서 마치 은은한 광채가 비치는 것만 같았다.


“나에게는 은혜를 갚고 싶어 하는 특성이 있어. 그러니까 네가 내 곁에 있어준다고 하면, 난 너와 함께 바다에 가는 명령어를 설정할 거야. 지금 아까워서 쉽게 지우지 못하고 있는 바다 속의 기억들, 전부 다 지워도 괜찮아. 나랑 다시 가서 채우면 되니까. 지구에서 가장 깊은 해구든,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열수분출구든, 너의 메모리에서 그 데이터가 지워질 때마다 다시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그러니까, 계속 같이 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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