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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8415737
· 쪽수 : 380쪽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장_계속 여름이면 좋을 텐데
2장_한밤의 편의점
3장_히카리 599 11:32 신오사카행
4장_너는 눈을 볼 수 없다
리뷰
책속에서
“좋아해.”
갑작스러운 말에 눈이 확 떠졌다. 하지만 곧 알아차렸다. 나를 향한 말이 아니라는 걸.
“편의점 불빛을 받으며 어깨를 기댄 커플, 아무도 없는 건널목에서 혼자 일하고 있는 신호등, 24시간 2,000엔이라는 간판 조명을 반사하는, 조금 젖어 있는 주차장의 아스팔트 같은 거.”
그녀가 자아내는 말 하나하나가 그림 같았다. 나는 말을 잃은 채 바람에 흩날리는 이와토 유키의 검은 머리카락을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네에서 폴짝 뛰어내린 그녀는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내일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할 사람을, 깨어 있는 채로 기다려주는 밤거리를 좋아해.”
이 관계의 이름 같은 건 지금은 어찌 되어도 좋다. 지금은 그저, 이 사람 곁에 있을 수 있다면 그걸로 좋다. 틀림없이 그런 여름이다.
“정말 일어나지 않는군요….”
나는 놀라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 황당무계한 사태를, 현실감이 잠식해나가는 감각.
흐트러진 이불을 정돈하자 어렴풋이 이불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보였다. 하지만 페이스가 매우 느려, 숨을 들이쉬는 것도 내쉬는 것도 나보다 다섯 배 이상 느린 듯했다. 가슴에 손을 얹으니 한 박자의 심장 고동이 전해졌다. 그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다. 저절로 노래가 나올 것 같았다. 하지만… 기다려도 기다려도 다음이 오지 않았다. 고양되었던 기분이 파도처럼 끌려간다. 아무 데도 가지 말아달라며 끌어안고 싶어졌을 무렵, 다음 한 박자가 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