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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과학소설(SF) > 외국 과학소설
· ISBN : 9791168477865
· 쪽수 : 456쪽
· 출판일 : 2024-07-17
책 소개
목차
스포포스
벤틀리
스포포스
벤틀리
메리 루
벤틀리
스포포스
벤틀리
메리 루
벤틀리
메리 루
벤틀리
스포포스
리뷰
책속에서
마침내 옥상의 끝자락에, 도시를 발아래 두고 설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을 때, 스포포스가 다리와 폐의 신경에 명령을 내리자 통증이 급격하게 몰아쳤다. 그는 통증에 몸을 살짝 휘청이며 시커먼 밤하늘 속 높고 높은 곳에 혼자 서 있었다. 머리 위에 달도 없고 별빛도 희미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표면이 부드럽고 매끈했다. 몇 년 전에는 여기에서 넘어질 뻔한 적도 있었는데, 실망감과 함께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었다. 여기 이 가장자리에서 넘어지면 좋을 텐데. 그러나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거대한 원숭이가 뒤집어진 버스에 기진맥진하여 앉아 있다. 도시가 황폐해졌다.
화면 가운데에 하얀 소용돌이가 나타나더니 몸집을 점점 더 키우기 시작했다. 소용돌이가 회전을 멈추었을 때는 이미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소용돌이는 큼지막한 헤드라인이 적힌 신문 1면이 되었다.
스포포스가 프로젝터를 멈추고 화면에 헤드라인이 잘 나오도록 했다. “자, 읽어 보시죠.” 그가 말했다.
벤틀리는 초조한지 목을 가다듬었다. “괴물 원숭이, 도시 속에서 공포에 떨다.” 그가 읽었다.
“네.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단어들이 글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이해해야 했으니까요. 문자는 언제나 같은 소리를 내죠. 몇 날 며칠을 그 일에 몰두했어요. 그래도 멈추고 싶지 않았습니다. 책들이 내 마음속에서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건 제게 정말 큰 기쁨이었어요…….” 그가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책 네 권에 담긴 모든 단어를 이해할 때까지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책 세 권을 더 찾아낸 다음에 제가 하고 있는 이 행위가 ‘읽기’라는 걸 알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