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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68478848
· 쪽수 : 336쪽
· 출판일 : 2024-08-21
책 소개
목차
프롤로그
1부 가난보다 짙은 슬픔
◦ 막걸릿잔 속에 그려진 슬픔
◦ 연아, 연아, 사회복지하는 년아!
◦ 다시 태어나면 그때는 누구보다 행복하길
◦ 죽음 앞에서 알게 된 낯선 두려움
◦ 아무도 모르는 쓸쓸한 죽음, 고독사
2부 낯선 발걸음의 시작
◦ 첫 만남
◦ 차가운 바람으로 다가온 기적
◦ 처음 들어선 길목에서
◦ 열정과 냉정 사이
◦ 새롭게 떠나는 길
3부 절망, 그 뒤에서
◦ 나 오늘 학교에서 나왔다
◦ 애인 있는 게 문제가 되나요?
◦ 추억을 비추는 작은 손거울
◦ 괜찮다, 괜찮다. 나는 안 괜찮다
◦ 너는 내게 그 무엇이 되어
◦ 말이 안 나옵니다
◦ 잃어버린 20년
◦ 그래도 당신이 그립다
◦ 살아서도 죽어서도 외로운 삶
4부 나는 지금 여기에
◦ 할 수만 있다면
◦ 각자 다른 모습의 아픔
◦ 나이 들어가는 즐거움
◦ 미래에 내가 준 선물, 오늘
에필로그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이젠 익숙해져 감이 없었지만, 나 역시 무수히 많은 수식어와 함께 연아라는 호를 들어 왔다. 이년, 저년은 기본이고 제 뜻대로 뭔가 되지 않을 때는 해서는 안 될 악담을 붙여 연아!를 불렀다.
“이 안경 낀 재수없는 년아, 악질 년아, 죽일 년아, 살릴 년아!”
정말 우리의 호는 ‘연아’였다.
나는 그녀와의 많은 일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일어섰지만, 막상 일어서자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손을 벌벌 떨며 한참 동안 마이크를 잡고 있다 간신히 한마디를 뱉었다.
“저 살고 싶습니다. 저 정말 살고 싶습니다.”
너무 큰 두려움 속에 있었던 나는 이 말 외에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회의장은 갑자기 숙연해졌고, 옆에 있던 동료가 우는 나를 토닥여 줬다.
진심이었다. 난 정말 살고 싶었고, 인간답게 일하고 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지금 어디세요?”
“와, 내 어디 있다 하면 올라고? 내 찾지 말고, 신 여사는 지금처럼 그래 잘 지내소. 내는 오늘 기차역 앞에 앉아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할 거니깐. 내 오늘 밤이 지나면 이제 이 세상에 없을 거요. 그동안 고마웠소. 신 여사.”
그는 더는 손쓸 수 없을 만큼 병세가 짙어져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듯했다. 그런데 굳이 전화해 기차역에 있다고 말하는 이유는 뭘까?
곰곰이 생각하니 전화 목소리에서 그의 두려움이 느껴졌다. 그는 죽음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 때문에 살려 달라고 애원하고 싶었던 건 아닐까? 성격 탓에 직접적으로 말하지 못했지만, 그는 나에게 무섭다고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