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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550766
· 쪽수 : 384쪽
· 출판일 : 2022-11-10
책 소개
목차
암살 드론 │ 9
원죄 │ 21
구로카이의 호흡 │ 82
이상홍·사무엘·이웅 │ 97
어두운 밤 축제 │ 131
헤라클래스 죽이기 │ 162
흰고래호 │ 198
색시해요 │ 241
신의 시간 │ 270
혼돈의 파라다이스드림호 │ 305
뜨거운 바다 │ 347
저자소개
책속에서
**암살 드론
모기드론 A가 전격적으로 남자의 목덜미에 침을 박았다.
남자는 모기를 잡듯 목덜미를 손바닥으로 한 차례 쳤다. 순간 모기드론 A는 파괴되었고, 모기드론 B가 남자를 비춘다. 남자가 비틀거렸다.
쿵!
고목이 쓰러지듯 바닥에 쓰러지자 침대에서 잠자던 여자가 일어났다. 순간 참수 팀장은 당황한다. 여자까지 제거해야 할지를 고민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자는 경호원을 부를 테고 경호원이 들어오면 퇴각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여자를 제거한다면 아침까지는 참수 사실을 알지 못할 것이다. 시간을 끌수록 흔적 지우기는 쉬워진다. 아침이면 제거 조는 마나도 해역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다.
여자가 당황한 듯 남자를 흔들었다. 순간 모기드론 B가 여자의 손이 닿지 않는 등으로 접근했다. 그리고는 한 방 놓았다. 여자가 움찔하더니 곧 뒤로 넘어갔다. 등짝에서 미처 침을 빼지 못한 드론이 몸무게에 뭉개졌다. 작동이 중지된다.
모기 드론에 자폭 소각 모드를 급히 작동했지만, 소각 여부 확인은 불가능했다.
“별똥별. 별똥별. 모기에게 2명 쏘였다. 목표물 타격은 확인했다. 목표물 현재 상태는 확인 불가능하다. 모기는 불태웠다. 낚시꾼(참수조)은 대기 중이다. 낚시를 계속해야 할지 판단해 달라.”
“별똥별로 상황 확인 가능한가?”
“CCTV가 돌고 있어 발각될 수 있다. 그래도 확인 시도하겠다.”
모 드론을 회전날개 속도를 낮춰 저소음 모드로 창가로 접근시킨다. 방안을 야간 투시 카메라로 비춘다. 방안에 남녀가 쓰러져 있다. 미동은 없어 보인다. 체온은 35.9도와 36.1도로 정상체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렇게 확인하는 동안 멀리서 개가 짖기 시작한다. 드론은 긴급히 회수된다. 개 짖는 소리에 경비원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개가 짖는다. 별똥별은 바다로 떨어지겠다.”
참수팀은 긴급히 해안을 빠져나간다.
*
박강희 홍보수석이 고달후 비서실장실에서 차를 마셨다. 박강희는 고달후가 무언가 할 말이 있다고 생각했다. 평소 생각이 깊은 고달후로 볼 때 무언가 풀리지 않는 의문이 생긴 모양이었다. 쉽게 입을 열지 못하는 고달후에게 박강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실장님, 요즘 이런 소문 들어보셨습니까?”
“어떤 소문 말입니까?”
고달후는 대통령과 관련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박강희는 무춤거렸다. 막상 꺼내려니 썩 내키지는 않은지 엉거주춤한 모양새다.
“대통령님 관련 소문인가 보군요?”
박 홍보수석은 당분간 비밀을 지켜 달란 다짐을 받고 소문에 관해 얘기하기 시작했다. 최근 대통령실에 대통령과 연인관계에 있는 여성이 있다는 소문이었다. 여성은 대통령실 근무 고위 공무원으로 미모의 30대 여성이라고 했다.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대통령에게도 그리 좋은 일이 아니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보 보고 출처는 어딥니까?”
박강희는 출입 기자로부터 방송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방송가에서 나왔다는 말에 고 실장은 관심을 보였다.
“방송국 주변이라? 집히는 인물은 없습니까?”
박강희는 1인 방송을 하는 ‘용산연구소’, ‘스캔천국’, ‘1일1건’을 의심했다. 고달후는 1인 방송에 정보를 제공한 원작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한 인물을 거론했다. 샘오였다. 고달후가 머뭇거렸던 이유였다. 실력자 정혁과 관련된 인물이자 홍보수석실 담당관이기 때문이었다.
“샘오를 잘 살펴야 할 것 같습니다.”
샘오라는 말에 박강희는 멈칫했다. 샘오라면 자신이 해외언론담당관으로 데리고 있는 오세오였다. 정혁 총리가 추천한 인물이다. 얼마 전까지 대통령실 외신 출입 기자여서 방송가에 인적 네트워크가 상당한 친구다.
“샘오는 명색이 해외언론담당관인데 쉽게 정보를 흘리기야 하겠습니까? 이번에는 어떤 일로 연관설이 나왔는지 모르겠습니다만.”
말은 그렇게 했지만, 의심은 이미 샘오를 향해있었다. 박강희는 넌지시 고달후에게 그녀가 누군지를 떠봤다.
“실장님은 집히는 데가 없으십니까?”
“그 여인이 누군지 말입니까? 글쎄요. 젊은 친구들은 눈치채고 있을지 몰라도 우리 같은 꼰대한테까지 정보가 들어오겠습니까?”
“전 실장님 밑에 민서린 연설비서관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만.”
“민 비서관이라? 글쎄요? 나이로 보나 접촉도로 보면 오히려 수석님과 함께 일하는 우현 대변인이 가능성이 있어 보이지 않나요?”
두 사람은 서로 상대측 직원을 들먹이며 눈치를 살폈다. 누가 되든 나쁘지는 않았다.
“두 사람 중의 한 사람이 대통령님과 혼인이라도 하게 되면 어떻게 되나? 우리 둘은 직장에서 친정아버지 격이니까 정치적 부원군(왕의 장인)이 되는 겁니까?”
“이거 잘못하면 서로 부원군이 되려고 암투라도 벌이게 되는 것 아닙니까?”
“실장님을 젖히고 제가 어찌….”
두 사람은 산드러지게 웃었다.
“그래도 여전히 정혁 총리 딸이 가장 앞서가는 것 같지요?”
고달후 비서실장은 정세라가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다만, 걸리는 게 있다면 정혁이 국무총리라는 것이었다. 샘오가 대통령 스캔들을 흘리고 있다면, 정세라를 결혼시키기 위한 포석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건 모릅니다. 우리 추측이 아니라 대통령님 선택의 문제 아니겠습니까? 그나저나 우선은 급한 일부터 처리합시다. 1주년 기자회견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