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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시 > 한국시
· ISBN : 9791168552647
· 쪽수 : 128쪽
· 출판일 : 2024-07-20
목차
4 책머리에 - “문학은 무슨 생각을 하는가?”
박성철
14 낯선 동리 길에서 외 5편
15 지촉紙燭
16 산 언덕에서
17 마고대성
18 첫눈은 서설瑞雪이다
19 추분 3
20 시작노트 | 포스트 코비드 시절
김상환
24 흰, 인비저블 외 5편
26 흐린 날의 섬진
27 즉물
28 벙어리와 고독한 자의 송사
29 빈집
30 흘레밀
31 시작노트 | 사이는 아프다
진경자
34 봄눈 외 4편
35 황토방
36 인연
37 체념
39 비 오는 밤·7
유병일
42 별 외 4편
43 바윗돌
44 꽃
45 창조
46 죽변항
유영희
48 노란 꽃 외 7편
49 찔레꽃
50 어떤 신명
51 포크레인
52 장애
53 아직인데
54 바람
55 무능의 고요
56 시작노트 | Life story
박영대
58 주름돌 외 6편
59 맴맴
61 말벌의 가벼움
63 가을 가에서 독백
64 시월의 눈썹달
65 고사목
66 샛강의 우수
68 시작노트 | 어김없이 계절은 돌아오는데
소양희
70 시 외 2편
71 마음 빨래
72 흰 길
박정임
74 엄마의 우물 외 2편
76 사잇길
77 연분홍, 목리木理
평론과 시담
박성철
80 로버트 프로스트의 극시(劇詩) 읽기
95 박성철의 차운시담次韻詩談
김상환
102 현玄의 시와 예술
114 흰뫼시문학회 회칙
118 흰뫼시문학회 연혁
저자소개
책속에서
낯선 동리 길에서
문득 먼 마을을 처음 가 본다.
낯선 동리 길을 걷노라니
내 생애가 꿈이란 생각에 젖는다.
이승의 삶이 현실이란 실존감은
다시 회의에 잠기는데
로사리오(묵주) 알알이 굴리며 온 시간들,
내 인생은 언제 노을 질 것인가?
다중우주 어느 별의 이 순간을
또 다른 내가 그곳의 이 마을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꿈속인 듯 처음 보는 낯선 길을 걸으며
쌍무지개 뜬 산야를 보던 지난날의
기억들과 향수에 젖어서
어느 전생의 낯익은 마을 거리인 양
걷고 또 걸어 다녔네.
설레는 가슴으로.
-박성철
흰, 인비저블
처음 본 흰꽃들
銀蘭과 덜꿩나무와 능수도화와 산앵두,
누정을 뒤로 하고
음양리에서 물총새를 본다
자두꽃복사꽃이 피고 진다
십 년 전 죽은 이들은 이제 꽃을 볼 수 없다
먼 산, 버짐 같은 산벚이 다시 피고
喪弔 셔틀은 길 떠날 채비를 한다
돌확에 비친 구름과 나무 그림자
정오의 정원과 거실 사이 창틀에 걸터앉아
너는 침향무를 듣는다
꽃이 피면 죽을 자들은 사방으로 길을 나선다
물이 써서 마실 수 없는 마라
먼 곳의 소리마저 듣는 씻나락엔
검은빛의 고요와 인비
저블이 있다
-김상환
봄눈
춘삼월
때늦은
눈이 나립니다
도톰한
아기 손등 같은
계절의 정수리에는
공든 탑 한 자락도
쌓지 못할 거면서
막차로 떠나는
여인의 눈가에 촉촉이 번지는
밤이슬 같은
지워야 할 이름 같은
눈이 나립니다
-진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