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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8614604
· 쪽수 : 240쪽
· 출판일 : 2025-04-29
책 소개
목차
첫 이혼
봄을 걷다
휴먼 장르
멸종을 기록하는 방법
유라시아 탑승권
베팅
마지막 전화
작가의 말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에이든. 나는 예순 다섯이 넘었어. 이제 새로운 시리즈를 찾을 여력이 없어. 당신과 인생의 마지막을 평화롭게 보내고 싶을 뿐이야. 내 소망은 거창하지도 않아. 탐욕도 아니야. 그저 작은 바람일 뿐이야. 나는 이 모든 일에 지쳤어. 내가 감당하기 너무 힘들어.”_「첫 이혼」
나는 상상으로 도피했다. 그건 달콤하지만 내가 거주하지 못할 비눗방울 거품이었다. 나는 법정에서 증인을 몰아쳐서 항복을 받는 노련한 신문기법을 펼치는 대신에 웬 여자의 배낭에 손을 대고 산을 걷는 신세가 된 것이다. 상상은 달콤했고 현실은 냉정했다. 나는 두 공간에서 동시에 살 수 없었다. 상상과 현실 어느 한쪽으로 발을 고정해야만 했다._「봄을 걷다」
창작을 시작하면 2층 서재의 보조 저장장치 두 곳의 전원을 켜고 영하 2도의 원통형 탱크에 들어간다. 내 몸에서 작품을 만드는 시스템은 머리와 배 양쪽이다. 나노 탄소 튜브가 장착된 세 곳의 시스템은 서로 내용을 주고받으면서 작품을 생산한다. 일종의 자동화된 창작-퇴고 시스템이다. 작품이 생산되기 시작하면 엄청난 열이 생겨난다. 나는 머리까지 영하 2도의 특수 액체에 몸을 담그고 완성된 작품을 두 곳의 보조 저장장치에 특수 알고리즘으로 쏘아 보낸다. 내 몸의 열로 더워진 특수 액체는 냉각 장치를 통과해 다시 식혀져 통으로 돌아온다. 내가 창작에 몰두하는 순간은 거대한 번개가 집을 두들기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페이지 단위로 끝없이 찍히는 책들은 보조 저장장치에서 앞뒤 이야기와 언어에 모순이나 오류가 없는지 검수해서 완성본으로 넘어간다. 매일 새벽에 3시간, 늦은 밤에 3시간을 작업한다._「휴먼 장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