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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호러.공포소설 > 외국 호러.공포소설
· ISBN : 9791169095525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6-04-20
책 소개
목차
서문을 대신하여: 두려움과 희망
보물 지도
살구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늑대
죄
백양나무 숲의 결전
양묘업자
비상
가을 홍수
꽃을 든 여자
기이한 만남
떡 다섯 개
냄새족
후기를 대신하여: 나는 포송령에게 처음 글쓰기를 배웠다
리뷰
책속에서
그날 밤은 음력 보름 아니면 열엿새여서 달이 커다란 은쟁반처럼 하늘에 걸려 있었어요. 눈밭을 비추는 그 빛이 워낙 환해서 눈 위에 찍힌 쥐 발자국까지 또렷이 다 보일 정도였죠. 우리는 아주 멀리서 늑대 한 마리가 쑨씨 어르신의 크고 살찐 흰 돼지의 귀를 물고서 그 빗자루 같은 꼬리로 돼지 엉덩이를 퍽퍽, 후려치는 걸 보았어요. 그 돼지는 꾸엑꾸엑, 죽어라 비명을 지르며 장삼을 따라 자작나무 숲 쪽으로 달렸죠. 그 광경은 참으로 놀라웠습니다. 보름달이 흰 눈 위를 밝게 비추는데 장삼의 큰 꼬리가 돼지 엉덩이를 퍽퍽, 때릴 때마다 눈가루가 휘몰아쳤죠. 장관이었어요, 정말로 장관이었습니다._「살구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늑대」
그때는 산바람이 멎어서 나뭇가지가 전부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나뭇잎은 달빛을 받아 온통 은가루를 뒤집어쓴 것 같았고요. 또 나무 그림자 속에서 부엉이가 부엉부엉 울고 있었어요. 갑자기 마음이 아파 눈물이 줄줄 쏟아져 내렸어요. 꼬리 잘린 늑대가 쉽게 나를 놓아줄 리 없다는 걸 난 알고 있었어요.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했죠. 나무 위에서 죽어 미라가 된다 해도 녀석의 먹이가 돼줄 수는 없었어요._「살구나무에 거꾸로 매달린 늑대」
나는 물론 고통스러웠지만 이를 악물고 종기를 힘껏 그었다. 쇳조각의 녹슨 가장자리에 울긋불긋한 썩은 살점이 묻었다. 종기가 터져서 고름 섞인 피가 뚝뚝 떨어졌다. 역겨워하지 말기를. 이것이 바로 삶이고 나는 이게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당신도 얼굴의 화장을 깨끗이 지우면 역시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사실 나는 어른이 된 뒤에야 사람들이 자기 몸의 종기를 자기 눈처럼 아낀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밀짚 더미 옆에 앉아 있던 그때부터 어렴풋이 느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잔혹한 건 인간의 양심이란 걸. 고구마 같은 모양에 썩은 생선 같은 냄새가 나며 벌꿀 같은 색깔을 지닌 그건 그야말로 세상의 질서를 망치는 원흉이다. 나중에 나는 번화한 시장을 걷다가 사람들이 쇠꼬챙이에 양심을 꿰어 활활 타는 숯불에 굽고 있는 것을 보았다. 구수한 냄새가 코를 찔렀고 나는 그제야 왜 그곳이 번화한 시장이 되었는지 알았다._「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