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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한국소설 > 2000년대 이후 한국소설
· ISBN : 9791169250726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2-08-31
책 소개
목차
작가의 말 짧은 것의 의미
1 나는 누구일까
부부
아내의 가을
아들이 좋은 것은
나는 누구일까
간접화법의 사랑
복사꽃 그늘 아래서
비 오는 날의 펜팔
상봉기
요즘 아이들
해산
방생
고장 난 브레이크
2 건망증
506호 여자
건망증
세월은 가도
어떤 자원봉사
그 가을의 사랑
아내의 외출
병아리
한낮의 산책
꽃핀 날
소음공해
3 떠 있는 방
사십 세
은점이
꽃다발로 온 손님
아내의 삼십 대
떠 있는 방
맞불 지르기
결혼반지
금연선언
낭패
4 서정시대
돼지꿈
치통
독립선언
자라
서정시대
휴가
골동품
보약
필설로 형용할 수 없는
한밤의 불청객
긴 오후
작품해설(장정일) 개척자였던 오정희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궁상떨지 말고 사람을 사서 해. 고기 두 근 값이면 하루 품을 살 수 있어. 그게 경제적이야. 우리 손으로 사흘 할 거 반나절이면 끝난다니까. 너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미장이가 밥 먹겠니? 나도 이제껏 알뜰히 살겠다고 내 손으로 다 했다만 일손 안 맞아서 남편과 싸우는 일이 지겨워 삯일을 줄란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내가 고기 두 근 값을 아낄 만큼 알뜰한 주부이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 담 안에서의 모든 일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수칙을 고수하는 것은 그것이 밥을 짓는 일, 빨래를 하는 일처럼 무언가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정직성과 관계있는 듯이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부부」에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알아. 난 상상력이 풍부해서 네 언행 하나하나에서도 네가 앞으로 살아갈 길이 훤히 보인다. 장차 어떤 인간이 되려고 사사건건 부모 말을 어기느냐.”
“소설 읽으세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니 염려 마세요.”
아들이 픽 웃었다. 아내가 아무리 처녀 시절 한때 소설가 지망생이었고 지금도 소설 읽기가 유일한 취미라곤 하지만 상상이나 비약은 지나친 바 있다.
“알긴 뭘 알아. 아무리 큰 척해도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이야. 아직은 내가 너보다 정신 맑고 판단력이 있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해. 훗날 내가 노망들어 분별력이 없어지면 그땐 네가 나를 가르치렴.” (「아내의 가을」에서)
아들 낳는 것이 큰 벼슬하는 것도 아닐진대 4대 독자 내세우는 집안에 들어가 지레 주눅이 들었던 탓인가. 첫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삼칠일이 지나 찾아간 정임의 눈에 경옥의 모습은 처참해 보였다. […]
“아들이었으면 좀 좋아?”
태기가 있자 그날부터 시어머니가 정한수 떠놓고 열 달 내내 아들이기를 축수했었다는 말에 정임은 기가 막혔다. 두 번째 임신을 하자 경옥은 거의 노이로제에 걸린 듯했다. (「아들이 좋은 것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