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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에세이 > 한국에세이
· ISBN : 9791186372913
· 쪽수 : 220쪽
책 소개
목차
1.
오규원, <한 양종 나팔꽃과 함께>
오규원, <탱자나무의 시절>
김지연, <부덕이>
김서령, <사과>
김서령, <과꽃이 피었다>
유소림, <발자국>
유소림, <산 것들, 죽은 것들>
윤후명, <나무의 이름>
윤후명, <보랏빛 꽃을 손에 들고>
장석남, <아주 조그만 평화를 위하여>
장석남, <가만히 깊어가는 것들>
2.
오정희, <나이 드는 일>
오정희, <낙엽을 태우며>
박완서, <트럭 아저씨>
함민복, <찬밥과 어머니>
함민복, <죄와 선물>
김화영, <이삿짐과 진실>
법정, <탁상시계 이야기>
정현종, <메와 개똥벌레>
정현종, <재떨이, 대지의 이미지>
권정생, <목생 형님>
3.
김영태, <풍경·E 베니스에서의 죽음>
김영태, <풍경·F 애칭에 대해서>
강운구, <어디에 누울 것인가>
강운구, <길에서 길을 잃다>
황병기, <깊은 밤, 그 가야금 소리>
신영복, <나의 숨결로 나를 데우며>
안규철, <어린 시절 창가에서>
안규철, <그릇들>
4.
윤택수, <훔친 책, 빌린 책, 내 책>
김용준, <구와꽃>
김용준, <두꺼비 연적을 산 이야기>
이태준, <벽>
이태준, <고독>
백석, <해빈수첩>
백석, <동해>
이상, <산촌여정_성천 기행 중의 몇 절>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탱자꽃이 지고 나면 꽃이 진 자리마다 녹색의 탱자 열매가 별처럼 수북하게 열렸다. 그 별들이 여름을 지나 가을이 되면, 무슨 기적처럼, 작은 황금빛 태양이 되어 탱자나무 가지마다 가득 떠올랐다. 어느 누가 저렇게 많은 태양을 한꺼번에 떠올릴 수 있단 말인가?
― 오규원, 「탱자나무의 시절」
사과의 물리적 형태가 점점 눈앞에서 사라진다. 스미는 과즙에 몸이 환호한다. 우주와 내가 둘이 아님을 감지한다. 마침내 드러나는 두 개의 사과씨! 낙담도 회한도 고독도 단숨에 제압하는 핵! 이 씨앗이 사랑으로 미쳐 다시 한 번 사과로 환원되는 날이 올까……. 작은 생명을 오래 가만히 들여다보는 일은 평화다. 신비다. 명백한 행복이다.
― 김서령, 「사과」
늦은 아침, 밥을 먹겠다고 부엌으로 다가가 문득 식탁을 허리띠만 한 리본으로 묶어놓고 있는 햇빛 자락을 보았습니다. 도화지 한 장으로도 다 가릴 수 있는 쪽창문 틈으로 들어온 것입니다. (…) 내 삶을 내내 묶는 한 아름다운 띠가 되리라는 예감이 듭니다.
― 장석남, 「아주 조그만 평화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