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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영미소설
· ISBN : 9791169257527
· 쪽수 : 508쪽
· 출판일 : 2023-12-08
책 소개
목차
1 - 2093년 가을
2 - 50년 전 가을
3 - 2093년 겨울
4 - 40년 전 겨울
5 - 2094년 봄
6 - 30년 전 봄
7 - 2094년 여름
8 - 20년 전 여름
9 - 2094년 가을
10 - 2088년 9월 16일
책속에서
그 사람들은 정말로 이게 마지막 감염병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앞을 못 보는 걸까? 질병은 저 멀리서 벌어지는 일이고, 우리에겐 돈과 자원과 앞서가는 연구 기반이 있으니까 훗날 어떤 감염병이 나타나더라도 상황이 “너무 안 좋아지기” 전에 길목을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암묵적이고 완고한 믿음이 있는 것 같아. 하지만 “너무 안 좋아진다”는 게 무엇이며, 어떻게 우리더러 더 적은 정보와 재원을 가지고 이 일을 하라고 제안하는 걸까? 난 사방에서 묵시록을 보는 과학자, “큰 놈”이 곧 닥쳐온다는 예언을 거의 환희에 차서 하는 그런 과학자가 아니야—쫄보 웨슬리 같은 사람이 아니라고. 하지만 이 생각은 확실해. 예산 삭감으로 질병에 대응한다는 건 소름 끼칠 정도로 바보 같은 짓이야.
나를 더 사랑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와 의견이 달랐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 사실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거나 알았다.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처벌받기를 바랐다. 내 아버지가 자기 아버지의 감옥행을 바랐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감정이 바뀌지는 않았다. 아버지는 내가 어릴 때 날 떠났다— 할아버지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 자기 아이를 버리는 사람이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던 사람보다 어떻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사람일 수 있는지 나는 모르겠다. 비록 그 과정에서 실수를 저질렀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 사람들을 믿냐고? 아니. 하지만 믿어야만 해. 죽는 건 상관없지만, 찰리를 여기, 이런 곳에 혼자 두고 가려니 가슴이 미어져. 물론 찰리는 혼자 있진 않을 거야. 하지만 그도 여기 있을 수는 없어.
피터, 사랑한다. 내 마음 알지? 늘 사랑했다는 것도. 너도 날 사랑한다는 거 알고 있어. 우리 찰리, 내 손녀를 부탁한다. 제발 방법을 찾아서 이 나라에서 그 아이를 빼내줘. 내가 여기서 일찍 나갔더라면, 내가 찰리를 구할 수 있었더라면, 찰리가 가졌어야 했던 그런 인생을 부디 살 수 있게 해줘. 찰리에겐 도움이 필요해. 제발, 피터.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