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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소설/시/희곡 > 일본소설 > 1950년대 이후 일본소설
· ISBN : 9791169791984
· 쪽수 : 480쪽
· 출판일 : 2022-12-26
책 소개
목차
서장
여름
잠
탑
해설
책속에서
폐가 순간적으로 확 오그라들어서 눈물이 핑 도는 느낌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는 신호등이 파란불로 바뀐 것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다가 허둥지둥 걸음을 내디뎌 옆에 있던 사람들보다 약간 늦게 서쪽 출구 개찰구로 향했다.
출퇴근 시간대의 전철역 터미널. 수많은 사람들이 등을 보이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차례차례 자동 개찰구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나는 그 모습을 아무런 놀라움이나 감동 없이 바라보았다. 이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한 도시에 살고 있고, 모두가 제각기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게 된 것이 도대체 언제부터일까? 분명 내 뒷모습에서도 그들처럼 피로가 느껴질 것이다. 서른한 살이 된 나는 서른한 살만큼의 피로에 젖어 있다.
“이걸 네가 만들었다고……? 장난 아닌데?!”
타쿠야는 차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상기된 얼굴로 쉴 새 없이 두리번거렸다. 마치 장난감 가게에 들어온 어린아이의 얼굴 같았다. 혹은 모형 가게에서 내가 항상 떠올렸을 표정, 딱 그 표정이었다.
나는 녀석의 그런 모습이 너무 뜻밖이었다. 평소에는 어른처럼 침착하게 행동하는 녀석이었다. 허둥거리는 꼴을 본 적이 없고, 무슨 일이 있어도 꿈쩍도 안 할 것 같이 보여서 부처님처럼 득도를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그의 새로운 모습에 많이 놀랐고, 그와 동시에 굉장한 친근감을 느꼈다. 아니, 친근감 정도가 아니었다. 그 순간, 나는 그 녀석이 정말 마음에 쏙 들어버렸다.
“이걸 네가 만들었다고……? 장난 아닌데?!”
타쿠야는 차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상기된 얼굴로 쉴 새 없이 두리번거렸다. 마치 장난감 가게에 들어온 어린아이의 얼굴 같았다. 혹은 모형 가게에서 내가 항상 떠올렸을 표정, 딱 그 표정이었다.
나는 녀석의 그런 모습이 너무 뜻밖이었다. 평소에는 어른처럼 침착하게 행동하는 녀석이었다. 허둥거리는 꼴을 본 적이 없고, 무슨 일이 있어도 꿈쩍도 안 할 것 같이 보여서 부처님처럼 득도를 한 것이 아닐까 싶은 정도였다.
그래서 나는 그의 새로운 모습에 많이 놀랐고, 그와 동시에 굉장한 친근감을 느꼈다. 아니, 친근감 정도가 아니었다. 그 순간, 나는 그 녀석이 정말 마음에 쏙 들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