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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글자도서] 인생 어휘](/img_thumb2/9791169812580.jpg)
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9812580
· 쪽수 : 344쪽
· 출판일 : 2024-11-10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고전은 스스로 존재하지 않는다
1부 태도의 낱말들
[관찰] 잘 보는 것의 소중함
마음도 보는 것이고 행동도 보는 것이다. 觀其志, 觀其行.
[경청] 잘 들어주는 사람이 바로 성인이다
회의 분위기가 딱딱하면 아랫사람은 말을 않고 윗사람은 듣는 것이 없게 된다. 朝居嚴則下無言, 下無言則上無聞矣.
[여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찾아내기
조심스럽기는 겨울에 언 개울을 건너는 것처럼. 豫兮, 若冬涉川
[몰입] 몰입하려면 쉬어야 한다
양쪽 눈으로 따로 볼 수 없기에 잘 보이고, 양쪽 귀로 따로 들을 수 없기에 잘 들리는 것이다.目不能兩視而明, 耳不能兩聽而聰.
[겸손]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기
가득 찬 것은 덜어지고, 겸손함은 채워진다. 滿招損, 謙受益.
[용기] 무모한 만용이 되지 않으려면
용맹한 것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는 세상을 어지럽힐 것이다. 好勇不好學, 其蔽也亂.
[고결] 적당히 때가 묻어야 하는 숭고함
배꽃과 복사꽃은 말이 없지만 그 아래로 자연스레 길이 생긴다. 桃李不言, 下自成蹊.
[의지] 안 될 줄 알면서도 하는
안 될 줄 알면서도 행하는 그 사람 말이군. 是知其不可而爲之者與?
[배포] 작은 것도 크게 쓸 줄 아는
여름벌레에게 얼음을 말해도 소용없는 것이다. 夏蟲不可以語於氷者, 篤於時也.
2부 관계의 낱말들
[정체성] 진정한 자아라는 허상
조금 전에는 장자가 나비가 된 꿈을 꾸었고, 꿈에서 깬 지금은 나비가 장자가 된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不知周之夢爲蝴蝶與, 蝴蝶之夢爲周與.
[본성] 인간의 본성, 꼭 알아야만 하는가?
사람이 짐승과 다른 점은 아주 미세한 차이에 불과하다. 사람들은 그 차이를 소홀히 여기지만, 군자는 지켜낸다.人之所以異於禽於獸者幾希, 庶民去之, 君子存之.
[자연] 하늘은 사람을 불쌍히 여기지 않는다
천지는 어질지 않아 만물을 하찮은 것으로 여긴다.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친구] 순수함과 이해관계 사이에서
진심으로 조언하여 잘 이끌어주되, 안 되면 그만두는 것이다. 忠告而善道之, 不可則止.
[우정] 순수하지 않으면 어때서?
이익이 있을 때 잠시 친구가 되는 것은 거짓이다. 當其同利時, 暫相黨引以爲朋者, 僞也.
[예단] 함부로 사람의 미래를 말하지 말라
과거의 잘못을 추궁하지 말고 장래의 악행을 예측하지 말라. 不追其旣往, 不逆其將來.
[집단] 다수는 언제나 옳은가
어리석은 사람은 일이 완성되었어도 알지 못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도 미리 볼 수 있다. 愚者闇成事, 智者睹未形.
[동조] 나도 모르게 휩쓸리는 이유는?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운 것인지 생각도 못 했구나. 不圖爲樂之至於斯也.
[소문]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 걸까?
병이 생기기도 전에 치료해주는 의사는 유명해지지 않는다. 未有形而除之, 故名不出於家.
3부 가치의 낱말들
[보수] 현실보다 이론에 집착하는
나는 법칙은 믿지만 나 자신은 믿지 못합니다. 寧信度, 無自信也.
[중도] 기계적 중립이라는 위선
둘 다 먹을 수 없다면 생선은 포기하고 곰 발바닥을 먹겠다. 二者不可得兼, 舍魚而取熊掌者也.
[실용] 무용지물의 역설
이 나무는 쓸모가 없기에 천년을 살 수 있었다. 此木以不材得終其天年.
[보편] 세상만사에 모두 적용되는 원리가 있을까?
군자는 반드시 해야만 하는 것도 없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것도 없다. 의로움만 있으면 된다. 君子之於天下也, 無適也, 無莫也, 義之與比.
[대소] 왜 좋은 것은 큰 것일까?
작은 신의를 지키기 위해 제 목을 매어 죽어서 아무도 모르는 도랑에 버려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豈若匹夫匹婦之爲諒也, 自經於溝瀆而莫之知也.
[무위]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최고의 지도자란 그가 있다는 것만 알려진 사람이다. 太上, 下知有之.
[인위] 억지로 조장하는 것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망치는 것이다. 助之長者, 非徒無益, 而又害之.
4부 함께함의 낱말들
[공정] 세상은 언제나 공정한가
이 세상을 보면 너무나 당혹스러우니 하늘의 도가 과연 있기나 한 것인가? 余甚惑焉, 儻所謂天道, 是邪非邪?
[공감] 가까운 곳을 바라보라
죽어가는 소리를 들으면 고기를 먹을 수 없으니 도살장을 멀리하는 것이다. 聞其聲, 不忍食其肉. 是以君子遠庖廚也.
[각박] 사람은 못 믿고 제도만 믿을 수 있다고?
불은 뜨겁기 때문에 타 죽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물은 만만해 보이기 때문에 빠져 죽는 사람이 많은 법이다. 夫火形嚴, 故人鮮灼, 水形懦, 故人多溺.
[법치] 법대로 하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인지
군자의 덕은 바람과 같고, 소인의 덕은 풀과 같습니다. 君子之德風, 小人之德草.
[공포] 사람을 통제하는 방법
백성들 좋아하는 것은 왕께서 하시고, 백성들 싫어하는 것은 제가 하겠습니다. 民之所喜也, 君自行之. 民之所惡也, 臣請當之.
[수치] 정치는 부끄러움에서 시작하는 것
법으로 통치하고 형벌로 획일화하면 백성들은 피하려는 마음만 생긴다. 敎之以政, 齊之以刑, 則民有遯心.
[정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
원한은 크고 작음의 문제가 아니라 상처 난 마음에 달린 것이다. 怨不期深淺, 其於傷心.
저자소개
책속에서
이 책이 현재의 관점에서 고전을 제대로 비틀었는지 원저자들은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다. 다만 지금 이 세상 사람들의 빈축을 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혼자서는 울지 않는 초목이 바삭거리고 물이 찰랑거리는 것은 바람이 불어왔기 때문이다. 아무 말 없이 우리의 서가에 꽂혀 있는 고전을 울게 하기 위해서는 바람이 불어주어야 한다. 이 책에 그런 바람이 담겨 있는지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다음 페이지를 넘겨보자.
갑골문 성(聖) 자는 큰 귀와 사람을 조합한 글자다. 고대에 성인이란 예민한 청각으로 적이나 위험한 동물이 어디에 있는지 감지하여 다른 사람들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만물이 내는 작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신의 계시를 듣고 전달해줄 수 있었다. 또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도 잘 들어주었다. 그래서 잘 듣는 이들은 지혜롭고 영민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산은 여유(與猶)란 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그래서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부족함 없는 풍족함에서 비롯된 여유(餘裕)와는 다른 의미다. 하지 않아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은 것들부터 하나씩 줄여가는 적극적인 행동이 여유(與猶)라면, 여유(餘裕)는 불쑥 찾아든 풍요 속에서 누리는 게으른 늘어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