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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정보
· 분류 : 국내도서 > 인문학 > 교양 인문학
· ISBN : 9791169814447
· 쪽수 : 512쪽
· 출판일 : 2026-05-29
책 소개
목차
들어가며
1장 중학 시절과 비밀 노트
첫 시집을 읽다
비밀 노트를 쓰는 사람들
비밀 노트를 쓰다 / 글쓰기의 스승 / 옮겨 쓰고 고쳐 쓰고 다시 쓰기 / 습작 노트-독자에게 가는 길목
날짜와 서명, 그리고 장소
시를 쓰는 ‘오늘’의 기록 / 평양이라는 장소 / 경계 너머의 그리움-평양에서 바라본 고국과 고향 / 낯선 고향 / 윤동주가 바라본 ‘고향’ 만주
국경을 넘는 여행
윤동주의 연고를 찾아가는 여행 / ‘시인윤동주지묘’의 발견 / 다시, 묘비 앞에서 / 간도를 떠난 간도 사람
2장 모어의 힘, ‘작은 언어’의 가능성
이방에서 만난 윤동주의 시
낯선 모어의 감각 / 모어를 잃어버린 아이들 / 윤동주의 모어
오래된 노트를 읽다
시인의 퇴고 과정을 따라 / 드러내기와 감추기-시적 형상화의 과정 / 뜻밖의 시어들-방언, 한자, 외국어
명동의 말, 육진의 말
명동, 낯선 땅의 모어 공동체 / 육진 방언에 새겨진 월경과 이주의 역사 / 부드럽고 은근하며 아름다운 명동의 말 / 고향의 방언과 윤동주 시의 구어 감각
만주의 ‘작은 언어’
만주, 이동을 매개하는 경계지대 / 다른 언어들 사이에서 / ‘틈새’의 언어 공간 / 윤동주의 언어 환경 / ‘작은 언어’의 가능성-소리 감각과 노래의 힘 / 음악적 모어의 기억, ‘열린 모어’의 운동
3장 움직이는 시인, 움직이는 언어
신체의 이동, 다시 고국으로
‘새로운 길’ 위에서 / 연희전문 시절과 기숙사 / 기숙사에서 / 아픈 세상-세속과 구원 사이에서 / 기숙사 밖으로-세상을 향해
이동과 언어
일제 말기의 조선어 시험 / 두 개의 언어-국어와 모어 / 움직이는 모어 / 어떤 조선어로 시를 쓸 것인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모어의 소리 공간
『문우』에 실린 윤동주 시 두 편 / 활자의 이면, 우리말 소리를 새기다 / 한자와 방언을 활용한 모어의 소리 공간 / 연애 없는 연애 시와 ‘순이’ / ‘황혼’의 시간, 모어의 권리를 노래하다
4장 시인의 여정, 조응의 글쓰기
생명의 조응, 모어의 약동
한 장의 엽서 / “모든 죽어가는 것”에 대한 슬픔과 사랑
출발과 도착 사이의 장소들-시인의 방, 거리, 정거장
백석의 집과 고향 / 윤동주의 방-‘나’에게로 돌아오는 길 / “육첩방은 남의 나라” / 기차와 정거장-비장소에서 / 다른 시간, 다른 장소를 향하여 / ‘고향’이라는 질문
이동과 계절
사계절이 없는 나라 /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 / 신체의 이동과 계절의 변화 / 겨울을 살다 / 봄이 되다
5장 오늘, 시인의 노트를 읽는 사람들
죽은 자와 산 자
감옥의 시간 / 폭력의 체제, 죽음의 시간 / 책의 생명, 이야기의 끈 / 지금, 우리 곁의 윤동주
시비에 새겨진 원고 노트-재일코리안, 윤동주 시비를 세우다
일본에서 만난 ‘코리아의 시인’ 윤동주 / 동창회와 윤동주 시비 / ‘귀향하지 못한’ 조선 유학생과 ‘코리아’의 시인 / 윤동주 추모 70주기, 노년의 동창생들
영화로 상상하는 윤동주의 교토 시절-손장희와 친구들, 시인의 마지막 장소를 담다
교토에서 찍은 영화 〈타카하라高原〉 / 처음 만나는 윤동주, 새로 만나는 윤동주 / ‘타카하라’라는 장소 / 상상 속의 만남-윤동주와 교토의 조선인 / 장소에 새겨진 시간의 지층
사진으로 읽는 간도의 시간-도다 이쿠코의 경계를 넘는 모험
도다 이쿠코와 윤동주 / 당신은 일제 시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 ‘남조선’ 아가씨, 중국에서 조선족을 만나다 / 변경에서 본 개인과 역사 / 첫 만남-윤동주의 고향에서 / 마지막 정착지
연루된 삶, 사랑과 책임의 방법-윤동주 시를 번역하는 사제 이다 이즈미의 이야기
2019년 5월, 뜻밖의 만남 / 이웃집 조선인 가족과 한국(어) 사랑 / 사제의 길, 한국 기독교사 연구와 전쟁 책임 선언 / 윤동주에 대한 사랑과 책임 / 번역, 사랑의 방식 / ‘연루’된 삶 / 이어지는 이야기들
나오며
감사의 말
주
참고문헌
저자소개
리뷰
책속에서
오래된 노트가 잇는 시와 시인 그리고 독자의 여정
북간도 이주민의 후예였던 윤동주는 짧은 생애 동안 여러 지역을 이동하는 삶을 살았다. 그의 이동은 단순한 공간의 이동에 그치지 않았다. 경계를 넘는 이동, 곧 지역과 민족, 국가와 언어의 경계를 가로지르는 여정이었다. 경계를 넘는 이동의 과정은 경계의 안과 밖에서 차이와 긴장, 갈등을 겪는 경험이었지만 한편으로 그를 다른 세상과 연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기회이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겪은 문화적 경험, 정체성의 상대적인 위치 변화는 시인에게 중요한 창작의 동력을 제공했다. 고향과 고국과 제국의 교차점에서 길을 묻는 윤동주의 시는 그 시대에 그어진 경계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오늘 각자의 자리에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들의 정체성을 되묻게 하며, 경계 너머에 대한 상상과 모험을 이끌어낸다.
‘시인윤동주지묘’의 발견이 남긴 질문들
지금의 시점에서 돌아보면, 1985년이 되어서야 중국 땅에서 일본인이 윤동주의 묘비를 발견한 일은 윤동주의 삶과 정체성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것은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니라, 윤동주의 삶이 가로질렀던 경계들이 뒤늦게 가시화된 순간이었다. (……) 그의 묘지가 대한민국의 경계 밖, 아니 한반도 바깥에 있다는 것, 그리고 냉전 시대를 거치는 동안 오랜 세월 한국인이 방문할 수 없었던 금기의 장소에 놓여 있다는 사실은 생애 내내 경계를 넘나들며 이동했던 그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한국인이 그의 묘지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은 냉전 체제나 그 상황에서 ‘특권적 지위’를 누렸던 부지런한 일본인 탓이 아니다. 그보다는 근본적으로 한반도 ‘밖’에 뿌리를 둔 윤동주의 삶—“이역에서 나고” 죽음을 맞이한 그의 삶, 한곳에 정주하지 못하고 이동해야 했던 삶—에서 비롯된 것이다.
낙서와 메모에 담긴 시인의 목소리
1942년 1월 24일, 그가 연희전문에 창씨개명 허가서를 제출하기 5일 전에 쓴 「참회록」에는 그의 복잡한 상황과 번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자필로 쓴 작품 하단에 “도渡”, “증명証明”, “도항渡航”, “항航”, “상급上級, 힘, 생生, 생존生存, 생활生活, 문학文學”, “시詩란? 부지도不知道”, “낙서落書き”, “비애 금물悲哀 禁物”, “시인詩人의 고백告白” 등의 글자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다. (……) 원고 용지 여백에 윤동주가 끼적거린 낙서에서도 그가 처한 혼란스러운 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 모어인 조선어, 그가 태어나 성장한 지역의 언어인 중국어, 그리고 강력한 지배어인 일본어가 혼재하는 언어 공간은 복잡하고 모호한 그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단면일 것이다. 그는 복수의 언어 공간에 걸쳐 있으면서 어떤 하나의 언어 공동체에도 온전히 귀속될 수 없는 모호한 존재였고, 이러한 경계적 위치로 인해 어디서나 이방인으로 존재했다.




















